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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월드컵을 움직이는 숨은 손은?

HERI 2022. 11. 28
조회수 848
AI 예측능력 vs 인간의 역동성


12대 카메라, 축구공에 센서 장착
알고리즘 AI심판 판정시비 줄여

공공안전 명분 얼굴인식 카메라
정확성 결여, 사생활 침해 논란
22일(현지시각) 카타르 루사일 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C조 1차전 아르헨티나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에서 선수들이 공중 볼다툼을 하고있다. 강력한 우승후보 아르헨티나에 맞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승리했는데, 12대의 추적 카메라와 센서가 장착된 공인구 ‘알 릴라'의 첨단 판독기술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루사일/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22일(현지시각) 카타르 루사일 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C조 1차전 아르헨티나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에서 선수들이 공중 볼다툼을 하고있다. 강력한 우승후보 아르헨티나에 맞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승리했는데, 12대의 추적 카메라와 센서가 장착된 공인구 ‘알 릴라'의 첨단 판독기술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루사일/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월드컵 축구는 이변과 뜨거움이 분출하는 마당이다 . 알고리즘의 정교한 예측 시스템이 이를 제어할 수 있을까 ? 지난 21 일 개막한 카타르 월드컵은 우승국 예측 , 판정 , 공공안전 , 경기장 운영까지 최첨단 센서 와 알고리즘 에 의해 구동된다 . 세계인의 축제에서 첨단 디지털 기술이 판정 시비를 줄이고 공정한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 못지않게 공공안전을 명분으로 곳곳에 침투한 알고리즘 기술이 민감한 개인정보 , 사생활 침해를 불러온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

■ 인공지능 보조심판

월드컵 개막 이후 존재감이 두드러진 기술은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 (SAOT) 이다 . 카타르와 에콰도르의 개막전에서 전반 3 분 에콰도르 선수가 터뜨린 첫 골을 무효로 만든 것도 이 판독 기술이다. 경 기장에 설치된 12 대의 추적 카메라와 센서가 장착된 공인구 ‘ 알 릴라 ' 덕분에 가능해진 첨단 판독기술이다. 카메라는 선수들의 관절 움직임을 29 개로 나눠 추적하고 , 알 릴라 속 센서는 1 초에 500 회 이상 공의 위치를 감지해 비디오판독시스템 (VAR) 로 전송한다 .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를 인공지능이 분석해 오프사이드 여부를 판단 , 심판에게 알린다 .

이번 월드컵에서 주목할 이변으로 거론되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르헨티나 경기의 승부도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기술이 갈랐다 . 아르헨티나는 전반에 세 번이나 사우디 골 그물을 흔들었지만 매번 판 독 기술에 의해 노골이 선언되면서 결국 패배했다 . 첨단 판독기술 도입으로 고질적인 판정시비 해소는 물론 축구 전반의 패러다임까지 바뀔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

■ 얼굴 인식 기술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공공안전과 치안을 명분으로 얼굴인식 기술이 대거 도입되었다 . 주최쪽에 따르면, 경기가 열리는 동안 사람들의 움직임을 추적하기 위해 1만5천 대 이상의 카메라가 배치됐다 . 얼굴 인식 카메라는 테러나 폭행 등 많은 사람이 몰렸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사용된다 . 경기장 내부와 인근 주요 장소에 배치되어 경기장에 입장한 관중과 외부에 몰릴 수많은 인파를 모니터링한다 . 얼굴 인식 카메라가 수집한 데이터는 통제 센터의 보안 기술자들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비상 상황이 발생할 경우 신속한 대처가 가능하다 . 영국의 맨체스터 시티 , 스페인의 아틀레티코 오사수나 , 프랑스의 에프시( FC) 메츠 , 네덜란드 엔이시( NEC) 니메겐 등 유수의 유럽 축구클럽도 티켓팅 확인 , 경기장 접근 통제 등을 위해 얼굴인식 등 생체보안 기술을 도입했지만 정확성 결여로 인한 문제가 불거졌다고 지난 3일 미국의 정보기술 전문지 <와이어드 >가 보도했다 .

얼굴인식 기술은 오·남용에 따른 사생활 침해와 편향성 및 기술 결함으로 인해 차별의 근거로 작동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 지난 2017 년 , 영국 카디프의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탈리아 유벤투스와 스페인 레알마드리드 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은 얼굴인식 기술의 부정확성 , 남용이 야기한 인권침해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 경기장에 입장 예정인 7 만여 관중의 2470 명이 얼굴인식 기술을 통해 과거 체포됐던 사람과 동일 인물로 식별됐는데 92%가 오류였다고 <비시시( BBC)> 가 보도한 바 있다 .

2019 년 미 국립표준기술원 (NIST) 이 마이크로소프트 제품을 포함해 189 개 안면인식 인공지능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흑인·아시아계에 대한 오류 비율이 백인보다 10 ∼ 100 배 높았다 . 여성· 노년의 얼굴을 인식할 때도 오류가 자주 발생했다 . 이미 체포 등 사법권 행사 과정 에서 안면인식 기술 이 빈번하게 활용되고 있는데 인종차별· 인권침해로 번질 수 있다 . 미국에서 얼굴인식 인공지능의 오류로 무고한 흑인이 범인으로 오인되어 체포되는 사건이 여러 차례 보도된 바 있다 . 한국에서도 지난 1 월 법무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출입국 본인확인용으로 수집 · 보유한 내외국인 1 억 7천 만여건의 얼굴 정보를 민간기업에 무단 제공한 사실이 드러나 개인정보수집 문제가 불거졌다 .

유럽연합 을 중심으로 얼굴인식 기술 규제 움직임도 활발하다 . 공공장소에서 얼굴인식 기술 사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행방불명 아동의 수색 , 임박한 테러 위협 방지 , 중대 범죄 피의자 검거 등 예외적 사용만을 허용하고 있다 .

■ 알고리즘의 승부 예측

월드컵 최대의 관심은 우승컵의 향배다 . 빅테이터를 통한 우승국 예측 알고리즘에 따르면 브라질이 유력하다 . 영국의 앨런 튜링 연구소의 알고리즘은 브라질의 우승 가능성을 25%로 가장 높게 제시했다 . 통계전문업체 옵타가 슈퍼컴퓨터로 예측한 우승 후보도 브라질로, 15.8% 확률로 추정되었다 .

알고리즘을 통한 예측은 스포츠는 물론 삶의 많은 영역으로 침투했다 . 알고리즘은 거대한 데이터를 분류 , 분석해 미래를 예측한다 . 하지만 예측은 변화에 열려 있는 가능성과 미래로 향한 문을 좁게 만든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승리할 확률 8.7% 를 뚫고 첫 승리를 거머쥐었다 . 이변과 반전은 월드컵의 묘미이자 지구인의 가슴을 뛰게 만든다. 인간의 역동성이 알고리즘을 넘어서는 것을 월드컵에서 다시 확인한다.

한귀영 사람과디지털연구소 연구위원 hgy4215@hani.co.kr


한겨레에서 보기 : https://www.hani.co.kr/arti/science/technology/106919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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