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 뉴스
구글 지배 글로벌검색 판도변화
“젊은세대 검색내용 완전 달라”
짧은 동영상이 검색 기능 병행
구글·네이버, ‘복합검색’ 선보여

Z세대·숏폼문화 부상과 검색문화

2022년 9월28일 열린 구글의 연례 검색컨퍼런스 ‘서치온’에서 구글의 수석 부사장 프라바카르 라그하반은 “당신의 다음 키보드는 카메라”라며 “오늘날 사람들은 매달 80억개 이상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 구글 렌즈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 서치온2022 발표 영상. 구글 제공
2022년 9월28일 열린 구글의 연례 검색컨퍼런스 ‘서치온’에서 구글의 수석 부사장 프라바카르 라그하반은 “당신의 다음 키보드는 카메라”라며 “오늘날 사람들은 매달 80억개 이상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 구글 렌즈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 서치온2022 발표 영상. 구글 제공

글로벌 검색의 절대강자로 오랫동안 군림해온 구글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새로운 이용자 세대의 성장, 짧은 동영상 이용문화의 확산, 특정 플랫폼과 연계된 검색 요구의 부상 등이 변화를 가져오는 주된 요인이다. 새로운 검색 관행의 부상은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의 관문 역할을 하며 웹 생태계에 큰 영향력을 끼쳐온 검색 서비스의 점유율 변화 이상이다. 인터넷 이용의 세대별 분화현상과 진화 방향을 알려준다는 의미가 있다.


지난 7월 구글의 프라바카르 라그하반 수석부사장은 미국의 한 컨퍼런스에서 검색기술 동향에 대한 질문에 대해 “젊은 이용자들의 구글에 대한 기대감이 예전과 크게 달라졌다. 검색 내용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고 답했다. 그는 “내부조사 결과 요즘 젊은 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제트(Z)세대’)의 거의 40%는 점심 먹을 곳을 찾을 때 구글과 구글 지도보다 틱톡과 인스타그램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이에 대해 “틱톡이 동영상 서비스에 그치는 게 아니라 구글이 주도해온 검색 기능을 수행하며 유튜브 광고 매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틱톡의 광고수익은 2024년 유튜브를 추월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검색은 계속 진화해왔다. 인터넷 초기 불리언 기호를 활용한 텍스트 위주의 수식검색에서 자연어 검색과 검색어 자동완성이 등장했고 모바일 환경에서는 음성 검색이 출현했다. 근래엔 카메라를 활용한 이미지 검색이 등장해 꽃이름을 비롯한 사물 검색과 번역 서비스에서 쓸모가 많다. 최근 검색의 세계엔 어떠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을까.

‘방문자 세계 1위’ 틱톡의 힘

검색 분야에서 틱톡과 인스타그램의 부상은 검색기술 경쟁의 결과라기보다 이미지를 선호하는 젊은 이용자집단의 성장에 따른 현상이다. 인터넷 트래픽을 집계하는 클라우드플레어에 따르면, 틱톡은 2021년 전년도 1위였던 구글을 제치고 방문자 기준 세계 1위 사이트에 올랐다. 틱톡은 전년도 7위에서 급부상했고,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유튜브, 트위터 순으로 뒤를 이었다.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틱톡은 2020년부터 사용시간에서도 유튜브를 압도하고 있다. 2021년 말 4~18살의 하루평균 틱톡 이용시간은 91분에 달해, 유튜브의 56분보다 35분 길었다.

구글과 페이스북, 스냅챗은 틱톡의 급성장에 대응해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 스포트라이트라는 모방 서비스를 출시했지만 엠제트(MZ) 세대는 오히려 틱톡을 검색엔진으로 활용하며 반응하고 있다. 틱톡 또한 검색 역량을 심화하고 있다. <소셜미디어투데이>에 따르면, 틱톡의 중국 버전인 ‘더우인’은 위치정보 태그를 활용해 영상을 식당·쇼핑·호텔·관광지 등 장소와 결합해 자동으로 분류하고 이를 상거래와 접목하고 있다. 틱톡은 최근 동영상 설명 및 댓글과 연계된 키워드 제공을 테스트하며 검색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구글’과 차별성 내건 전문 검색 등장

검색 시장에서 구글 순위엔 변화가 없지만, 이용자들의 검색 이용관행은 계속 달라져왔다. 미국에서 상품 검색의 55%는 아마존에서 시작할 정도로 이미 구글을 넘어섰다. 최신 트렌드를 알기 위한 검색 수요는 인스타그램으로, 지역기반 검색 수요는 스냅챗의 스냅맵으로 몰려들고 있다. 국내에서도 규모가 커진 중고물품 거래수요는 검색포털이 아니라 중고나라, 번개장터, 당근마켓 전문 플랫폼에서 대부분의 검색이 이뤄진다.

구글 검색 품질에 대한 불만은 새로운 서비스의 배경이다. ‘덕덕고(duckduckgo.com)’는 개인정보 보호를 앞세우고 이용자 추적없는 검색엔진으로, 2008년 서비스를 시작했다. 덕덕고는 2021년 미국 검색시장 점유율이 2.53%에 불과하지만, 1년새 사용자 수가 47% 급증했다. 스리다르 라마스와미는 15년간 구글에서 일하며 구글 검색광고를 성장시켜온 엔지니어인데 2018년 구글을 퇴사하고, 2021년 ‘광고 없는 검색엔진 니바(neeva.com)’를 출시했다. 미국에서 월정액 4.95달러 유료 구독 모델로 시작된 니바는 최근 무료 앱을 선보였다.

검색 강자들의 대응

구글은 지난달 28일 ‘서치온’ 행사를 열어 검색 서비스 개편을 발표했다. 텍스트 기반의 질의와 결과 중심 서비스에서 카메라와 이미지를 활용해 좀더 직관적이고 콘텐츠와 융합된 형태의 검색결과를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라그하반 수석부사장은 “당신의 카메라는 당신의 다음 키보드입니다”라고 말했다. 구글은 2019년부터 일부 검색결과에 틱톡 동영상을 포함했고, 2020년부터는 유튜브 쇼츠를 통해 틱톡과 유사한 짧은 동영상 서비스를 출시하고 검색결과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검색에 인공지능을 접목한 맞춤형 서비스 ‘에어서치’를 공개한 데 이어 텍스트와 이미지·동영상 등 복합적 정보를 검색결과로 제공하는 ‘멀티모달 에이아이(Multi-Modal AI)’ 서비스를 적용했다. 기존에 텍스트·이미지·동영상 등 형태별 정보 검색에서 이미지와 텍스트를 섞은 복합적 형태로 검색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다. ‘+검색어 추가’ 기능을 예로 들면, 숙박업체 이미지들을 검색하면서 ‘+반려동물 허용’ 입력을 통해 이미지와 텍스트의 통합적 검색이 가능해진다.

구본권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 starry9@hani.co.kr

한겨레에서 보기 : https://www.hani.co.kr/arti/economy/it/106291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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