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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마강래 중앙대 교수

이촌향도 주도, 고향 그리워하는
베이비부머가 이주 가능성 높아
소득보전·마을 연계 등 고려해야
지역 분산땐 수도권 집값에 영향

마강래 중앙대 교수
마강래 중앙대 교수

지방 중소도시의 생존전략으로 ‘압축도시’를 제시한 <지방도시 살생부>, 수도권에 맞서는 지방 대도시권 육성을 주장한 <지방분권이 지방을 망친다>에 이어 마강래 중앙대 교수(도시계획부동산학)가 다시 한번 도발적인 주장을 내놨다. 올해 3월 출간한 <베이비부머가 떠나야 모두가 산다>를 통해 1685만명에 이르는 거대 인구층의 30%가 지역으로 이주하는 전략과 정책을 제시하고 토론해 보자는 주장이다. 다소 담대해 보이는 이 주장의 취지와 실행 방법 등을 마 교수에게 직접 들어봤다. 인터뷰는 10월15일 이메일로 진행됐다.


―왜 다른 연령층도 아니고 베이비부머가 떠나야 하는가?


“그동안 청년층을 유치하려는 지역의 정책들은 한번도 성공한 적이 없다. 오히려 지역을 빠져나가는 인구의 대다수가 청년층이다. 왜 그럴까를 잘 생각해봐야 하는데, 산업 구조의 재편이 수도권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지역에 신산업이 활성화되어야 젊은층이 대거 유입될 수 있지만, 그런 중장기적인 대안을 논하기엔 지방의 인구 붕괴가 가시화되고 있다. 따라서 지금 이 시점에 어떤 인구가 유입 가능한지 냉철하게 봐야 한다. 젊었을 때 이촌향도를 주도했고, 지금도 고향에 대한 기억과 그리움을 가지고 있는 베이비부머가 현세대 젊은층보단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상당수 베이비부머는 여전히 지역 이주에 의구심이 많을 것 같다.


“베이비부머가 처한 세 가지 상황 중에 누가 가장 불행할까. 첫째는 친구 많고, 건강한데 돈이 없다. 둘째는 친구 많고 경제적 여유 있지만, 건강이 안 좋다. 셋째는 돈도 많고 건강하지만 친구가 없다. 셋 다 모두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불행하다. 따라서 지방도 이 세 가지를 모두 갖춘 환경을 만들어 나갈 필요가 있다.”


―그 세 가지를 위해 어떤 정책을 만들 수 있을까?


“은퇴한 이들이 모두 예전과 같은 수준의 월급을 원하는 건 아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광주형 일자리를 본떠 작은 규모로 만들어볼 수 있다. 줄어든 소득만큼 주거안정과 문화시설, 교육의 기회 등으로 보전하는 것이다. 또한 베이비부머의 상당수는 직무 능력과 기술을 지니고 있다. 구인난을 겪는 지역의 중소기업이나 협동조합 등과 이들을 연결해준다면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귀촌자를 위한 주거단지를 조성할 때도 지역의 병원, 교육과 문화시설이 집약되면서도 기존 마을과의 연계를 고려해야 한다. 지역의 많은 마을조성 사업이 기존의 마을과 동떨어진 곳에 전원주택 단지를 짓는 것이었고, 이들 중 상당수는 여전히 비어 있다. 귀양이 아닌 귀향이기 때문에 기존 마을의 생활 인프라를 함께 공유하도록 해야 하고, 그게 기존 거주민과 귀향자들이 서로 관계맺기를 촉진하기도 한다.”


―계속 오르는 수도권 집값이 베이비부머의 지역 이주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굳이 자산을 재조정해 지역으로 이주할 유인이 떨어질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더 귀촌 정책에 신경을 써야 한다. 은퇴한 사람들의 일부가 지역으로 분산되어야 수도권의 집값 상승 압력이 빠질 것이다. 베이비부머의 노후 소득안정 수단이 될 수 있는 주택연금 역시 집값이 오르고 있을 땐 가입하려는 사람이 적다. 지금보다 귀향하려는 사람이 많아지면 집값 상승 압력도 빠지고, 주택연금 가입자도 늘어 선순환이 가능하다.”


윤형중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정책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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