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정보 식별과 소비자 주권

디지털 정보 의존도 커지면서
거짓 정보로 이용자 피해도 커져
소비자 권리 보호 조처 필요

소수의 일탈-일시적 문제 아닌
정보사회 부작용인 ‘가짜뉴스’
현명한 이용자의 주권-의무 모색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에서 여행객들이 2세대 안내로봇 '에어스타(AIRSTAR)'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에서 여행객들이 2세대 안내로봇 '에어스타(AIRSTAR)'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정보 분석과 활용능력이 중요해진 정보화 시대는 새로운 불평등과 격차라는 부작용이 함께 따라온다. 디지털 ‘문해(文解)능력’ 격차라고 불리는 새로운 격차 현상은 디지털 신호처럼 개인별?사회별 격차가 전에 없이 크다는 게 특징이다. 디지털과 인공지능 기술이 발달하고 평균 학력과 지식수준이 상승했는데, 오히려 허위 왜곡 정보로 인한 이용자 피해는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다. ‘가짜뉴스’가 판치는 세상에서 허위정보를 식별해내고 이용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사회적 노력이 필요할지 우리 사회가 토론해야 하는 것이다.

포럼 둘째 날인 31일 오전에 열리는 분과 세션3은 한겨레 사람과디지털연구소가 주관해, ‘디지털 환경의 정보 식별성과 소비자 주권’을 주제로 논의한다. 가짜뉴스로 대표되는 허위정보가 왜 디지털 공간에서 문제가 되는 지를 우선 알아본다. 이후 그런 문제에 어떻게 대응하고 극복할 수 있을지를 놓고 기존의 논의와 실행시도를 소개한다.

미디어 이용, 관계와 소통, 상거래에서 디지털 정보와 서비스를 광범위하게 사용하면서 정보에 대한 의존도는 커졌다. 반면 정보의 의도와 속성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정보 활용능력과 분석 능력의 격차가 커진 게 가짜뉴스 현상의 기본 배경이다. 더욱이 페이스북과 카카오톡 등 대중화된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는 편리한 정보 공유와 통신의 수단이기도 하지만, 선호하는 정보를 집중해 노출하고 이용자 집단을 편향적 정보에 빠져들게 하는 집단극화 강화의 도구이기도 하다. 국내외 가짜뉴스 사례에서 보듯, 디지털과 네트워크 기술의 특성을 악용해 이용자를 오도하고 기만하려는 시도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거짓 정보로 인한 이용자 기만과 피해를 다루기 위해서는 소비자 권리 보호의 관점이 필요하다. 포럼에서는 최근의 현상을 디지털 환경에서 정보 식별성과 소비자 주권의 차원으로 접근한다. 한국소비자원 법제연구팀의 김재영 책임연구원이 ‘디지털 시대의 소비자 권리와 이슈’를 주제로 발표한다. 김 연구원은 디지털이 없던 시기에 형성된 소비자 권리 개념이 디지털 환경에서 어떠한 새로운 문제를 만나는지를 다룬다. 정보 비대칭으로 인해 생겨나는 소비자 피해를 다뤄온 기존의 소비자 정책을 디지털 환경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를 점검하는 자리다.

두 번째 발제는 김범수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 겸 바른아이시티(ICT) 연구소 소장이 ‘가짜 정보 이슈와 식별, 대응’을 주제로 발표한다. 디지털 환경에서의 정보 신뢰성을 연구해온 김 교수는 가짜뉴스로 대표되는 허위정보에 대한 기술적?비기술적 접근에 대한 종합적인 관점과 논의 틀을 소개할 예정이다. 김 교수는 가짜뉴스 문제에 활용되어온 기술적?비기술적 접근의 개별적 특성과 구체적 방법을 소개한 뒤 국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대응방안을 안내한다.

세 번째 주제발표는 가짜뉴스를 비롯한 정보의 가장 뜨거운 현장이자 국내 최대 인터넷 서비스플랫폼인 <네이버>에서 김성욱 서비스정책실장이 나와 ‘디지털 허위정보에 대한 지적 방어능력’을 주제로 발제한다. 김 실장은 그동안 국내에서 유통된 대표적 가짜뉴스와 그로 인한 피해를 예시한 뒤, 구체적이고 효율적으로 가짜뉴스에 대응하는 국내외의 접근법을 소개하고 여러 가능한 방법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날 포럼은 이원태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디지털 사회정책 그룹장이 세사람의 발제를 종합 논평한 뒤, 발제자, 3명의 토론자와 함께 종합적인 논의를 이끌어간다.

이번 포럼은 가짜뉴스 현상을 시간이 지나면 해소될 일시적인 문제나 소수의 일탈적 현상으로 보지 않고 정보사회의 기본적 속성이자 자본주의 시스템과 관련된 문제로 접근한다. 악의를 가진 소수의 사기꾼에 의해 생겨난 범죄라기보다 정보사회가 기본적으로 내포한 부작용으로, 오래전부터 지적되어온 정보 비대칭 현상이라는 점을 주목한다. 거짓 정보를 유통하는 사기꾼들의 지식과 도구가 정교하게 발달한 것에 비해, 정보사회의 이용자 인식과 주권의식, 또 이를 육성하고 보호해야 할 사회적 대응은 지지부진하거나 무신경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허위 왜곡 정보의 광범한 유통과 이용은 정보화가 진전되면서 저절로 해소될 부작용과 병폐가 아니라, 오히려 심각해질 수 있다는 게 중요하다. 2013년 세계경제포럼은 “대량의 잘못된 디지털 정보가 현대사회 주요 리스크의 하나”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컨설팅기업 가트너는 2017년 미래전망 보고서에서 “2022년이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진짜 정보보다 가짜 정보를 더 많이 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포럼에서는 가짜뉴스 등 허위 조작 정보로 인한 병리적 현상의 실태와 원인을 진단하는 데서 나아가 갈수록 새로운 기술과 도구가 생겨나는 인공지능과 디지털 환경에서 현명한 이용자의 태도와 권리를 모색할 예정이다. 최근 한국 사회에서는 허위 조작 정보가 가짜뉴스의 형태로 소셜미디어와 인터넷 공간에서 떠돌아다니고 그에 대한 직접적 대응이 사회적으로 논의되고 있지만 좀 더 근본적이고 장기적 관점에서의 접근과 발견이 필요하다는 취재에서 포럼이 마련되었다. 상대를 신뢰할 수 있으며 호혜적 관계를 상상하고 설계된 인터넷에 모든 사람과 만물이 연결되며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는 환경이다. 하지만 사람과 사회의 인식과 대응방식은 과거에 비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 발견된다. 이번 포럼은 디지털 환경에서 정보가 어떻게 다양한 형태로 변형 가능한지를 점검하고, 디지털 세상의 이용자는 어떻게 새로운 주권과 의무를 감당하는 지를 알아보는 자리이기도 하다.

구본권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 starry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