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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대 일본학연구소 주최 ’포스트올림픽 포럼’
평창올림픽의 가장 위대한 유산은 ’평화’
사후시설활용과 환경파괴는 풀어야할 숙제
강릉KTX로 인구 이탈 현상
보수적인 영동 지역의 정치사회적 의식 변화도 기대돼 

평창동계올림픽은 한반도 전면전의 위기를 평화로 바꾼 극적인 드라마였다. 올림픽이 우리사회에 남긴 유산을 점검하고 지속시킬 방안을 모색하는 ‘포스트올림픽 포럼’이 지난 3~4일 강릉 녹색도시체험센터 컨벤션동에서 열렸다. 한림대학교 일본학연구소가 주최한 토론회에는 한국과 일본의 스포츠 사회학 전공 연구자들과 강릉과 일본 나가노 동계올림픽에 참여했던 조직위,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일반시민 등이 참여해 서로의 경험을 공유했다.

지난 7월 3일 ’포스트올림픽 포럼’이 한림대학교 일본학연구소 주최로 강릉 녹색도시체험센터 컨벤션동에서 열렸다.
지난 7월 3일 ’포스트올림픽 포럼’이 한림대학교 일본학연구소 주최로 강릉 녹색도시체험센터 컨벤션동에서 열렸다.


올림픽이라는 국가적 메가이벤트는 폐막 후에도 긍정과 부정, 유형과 무형의 다양한 유산을 남긴다. 88년 서울올림픽은 한국을 변방의 개발도상국에서 세계 속의 한국으로 도약시킨 계기가 되었다. 평창동계올림픽이 남긴 가장 중요한 유산으로 포럼 참석자들은 단연 ‘평화’를 꼽았다. 이재복 강릉컬링협회 회장은 “평화야말로 평창올림픽이 남긴 가장 위대한 유산이다. 지구상 마지막 분단국가였던 한반도에서 남과 북은 물론, 미중일러 등이 모두 평화를 위한 위대한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장진원 엠비씨 강원영동편성제작부 국장도 “북한과 가까운 곳에서 평창올림픽이 열리다보니 걱정이 많았다. 2017년까지는 전쟁이 날까봐 벌벌 떨었는데 평창올림픽을 하면서 전쟁은 안 나겠구나 생각했다. 한반도가 전쟁 위기에서 벗어났다는 것만으로 큰 성과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자원봉사자도 올림픽이 남긴 긍정적 유산이다. 장진원 엠비씨 강원영동편성제작부 국장은 “자원봉사자 관련 방송 프로그램을 만들 때 세계 곳곳을 다니며 자원봉사를 실천하는 외국인들의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국내의 자원봉사자들이 이후 자신도 외국에 가서 자원봉사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고 말했다. 이재호 강원도 자원봉사센터장은 “처음에는 스펙을 쌓기 위해 참여했던 청년들이 외국의 자원봉사자들을 보고 봉사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게 된 것 같다. 자원봉사가 생활화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된 듯하다”고 평가했다. 자원봉사 문화가 국민 전반, 특히 청년층으로 확산된 계기가 되었다는 뜻이다.

반면 사후시설활용과 환경파괴는 평창동계올림픽이 남긴 과제다. 국내 최고의 천연림을 베어내고 조성된 가리왕산 알파인 경기장은 재해 위험 지역이 되고 있다.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 등 올림픽의 경제효과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높아지면서 동계올림픽 유치를 희망하는 도시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2022년 동계올림픽의 경우, 애초 유치 희망 도시는 6곳이었지만 4곳이 신청을 철회하면서 베이징으로 결정되었다. 강릉의 경우 컬링, 아이스하키 경기장 등 시설을 유지하는 데 상당한 비용이 드는 반면 동계스포츠의 저변은 약하다. 그러다보니 “국민체육진흥기금에서 사후 시설 관리를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과 “해당 지역에서 부담해야 한다”는 의견이 충돌한다. 이재복 강릉컬링협회 회장은 “지방분권이 안 되어 있고, 재정분권이 없는 상태에서 국가가 해당 지역과 사후시설관리 문제를 놓고 거래를 하고 있는 듯하다. 유산 창출에 시민과 지역이 없다”고 비판했다.

올림픽이 남긴 또 다른 유형 유산은 강릉케이티엑스(KTX)다. 정익기 강원일보 기자는 “이전에는 서울까지 기차로 6시간 반 걸리던 것이 2시간으로 단축되었다. 서울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인구 이탈 현상도 나타나고 있고, 태백산맥에 가로막혀 보수적이던 영동권의 정치의식이 어떻게 변화할지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강릉에서는 북한 문화예술단이 방문하고,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경기와 한반도기를 든 남북한 공동응원이 펼쳐졌다. 이런 요인들이 누적되면서 지역 주민들의 정치사회적 의식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적잖다는 의미다.

올림픽 이후의 과제가 지속적인 발전으로 이어지려면 결국 법과 제도의 뒷받침이 필요하다. 이재복 강릉컬링협회 회장은 “88올림픽을 거치면서 국민체육진흥법과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만들어졌다.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과도 법과 제도로 이어져야 하는데, 지금은 사후시설 관리에만 매몰되어 있는 듯 하다”고 꼬집었다. 종합토론 사회를 맡은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송석원 교수는 88년 서울올핌픽을 평가한 <서울올림픽사>가 2000년에 편찬되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10년 후 평창올림픽을 총괄한다고 했을 때 어떻게 평가될 수 있을 지라는 장기적 관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평창올림픽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한귀영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여론과데이터센터장 hgy421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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