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균형발전 특별대담] 송재호 지역발전위원장·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경수 의원
“균형발전은 헌법에 명시된 가치
균형발전 없인 대한민국 미래 없어
고르게 잘 사는 나라에도 필수”

송재호 위원장
“혁신도시 정주율 65%가 최대치
교통은 이미 너무 발달
세컨드홈·다거주지 검토 필요”
송재호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위원장(오른쪽)과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김경수 의원실에서 국가균형발전 정책 관련 대담을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송재호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위원장(오른쪽)과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김경수 의원실에서 국가균형발전 정책 관련 대담을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고르게 발전하는 지역’ 즉 국가균형발전은 문재인 정부의 5대 국정목표 가운데 하나다. 이를 달성할 핵심 정책수단이 참여정부 때 만들기 시작한 혁신도시다. 공공기관 115곳 가운데 9월말 현재 108곳이 전국 10대 혁신도시로 이전했고, 혁신도시의 정주여건도 제자리를 잡아가는 등 1차 과제는 거의 마무리됐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산학연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고,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한 국가혁신 클러스터를 구축해 균형발전을 이루겠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정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국가균형발전 비전과 전략을 내년 초 발표할 예정이다.

이를 앞두고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은 지난 6일,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송재호 위원장과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생각을 들어봤다. 송 위원장은 균형발전 정책을 만들어 추진하고 대통령에게 자문하는 등의 역할을 맡고 있고, 김 의원은 지역발전위를 원래 이름인 국가균형발전위로 되돌리고 권한을 대폭 강화한 국가균형발전특별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김 의원 사무실에서 진행된 대담에서 송 위원장은 “정주율 제고와 재정분권 정책 실험의 차원에서 다거주지를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고, 김 의원은 “내년이 국가균형발전 2기의 원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국가균형발전이 어떤 의미인가. 왜 필요한가.

송재호 위원장(이하 송) “국민 모두가 골고루 잘 살아야 한다는 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가치다. 잘 사는 나라일수록 실제로 지역격차가 없다. 독일 도시경쟁력 순위를 보면 (수도인) 베를린이 21위이고, 그 앞에 20개는 지방도시다. 하지만 우리는 사회격차를 드러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통계 대부분이 꼴찌로, 이 격차를 시정하는 게 가장 시급한 현안 가운데 하나다. 이걸 해결하는 게 문재인 대통령이 말하는 사람 중심 경제의 핵심이다.”

김경수 의원(이하 김)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3대 과제는 빈부격차 해소, 지역격차 해소, 남북격차 해소다. 이 세 가지는 다 연관돼있다. 지역 격차는 균형발전을 통해 해소돼야 하는데, 이건 참여정부 때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운영 철학과 원리였다. 경제 분야에서 정부가 대기업과 강자 대신 약자를 편들어 균형있는 사회를 만들 수 있는 것처럼, 수도권과 지역의 관계도 정부의 개입 없이는 균형을 맞추는 게 불가능하다. 정부의 국정운영 원리이자 철학으로 돼 있어야 균형발전이 가능한데, 참여정부 이후 그런 게 사라져버렸다.”

 “균형발전위원회가 없는 나라가 가장 훌륭한 나라다. 모든 부처가 균형발전이라는 가치를 최우선으로 삼는 나라니까.(웃음) 소득이라는 경제적 효율성 측면에서 낙후된 지역을 짙은 붉은색으로 칠하고, 그렇지 않은 지역을 옅은 붉은색으로 칠해보면 강원·호남 축이 붉게, 서울·대전·대구·부산 축이 옅게 나온다. 그런데 생태적으로 건전해서 사람이 살기에 적합한 지역을 짙은 녹색, 그렇지 않은 곳을 옅은 녹색으로 칠해보면 거꾸로다. 서울·부산 축이 옅은 녹색으로 나오고, 강원·호남 축이 짙은 색으로 나온다. 이건 대도시가 앓고 있는 병을, 낙후지역으로 부르는 농촌이 치유할 수 있다는 걸 뒷받침한다. 그 치유의 잠재력이 국토의 전반적인 미래를 아우르는 거다.”

 “균형발전의 두 가지 중요한 축 가운데 하나가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대한민국 국가 경쟁력 약화고, 다른 하나가 지속가능성 약화다. 경제 발전이 정체돼있고, 잠재성장률이 갈수록 떨어져가는 지금은 수도권 집중, 즉 균형이 무너진 걸 극복하는 게 시급한 과제다. ‘개발’이 아니라,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지속가능한 발전으로 가기 위해서도 균형발전이 아니면 안된다. 송 위원장님 말씀대로 사람 살기 좋은 곳엔 정작 사람이 없고, 사람 살기 어려운 곳엔 아등바등 몰려 사는 게 언제까지 가능할까.”

국가균형발전 정책 관련 대담을 하고 있는 송재호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위원장.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국가균형발전 정책 관련 대담을 하고 있는 송재호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위원장.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이명박·박근혜 정부도 균형발전 정책은 추진했었다.

 “이명박 정부 때는 성과는 미약했지만 시도간 광역협력을 시도했으니 그런 정신을 많이 살리려고 한다. 박근혜 정부는 256개 시군구를 68개 생활권으로 묶겠다 했는데, 이것도 제대로 안돼서 그렇지 바람직한 방향이다. 읍면동이 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의 최일선이고 가장 소중한 장소이니, 동네자치를 활성화하고 마을사업을 잘 할 수 있도록 하겠다.

두 정부가 못했다는 게 아니라 혁신도시, 세종시, 기업도시 등 참여정부 때 추진했던 것 중에 원래 계획된 대로 된 것도 있고, 궤도를 이탈한 것도 있다. 그 정책들이 원래 목표대로 시행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첫 번째 목표다. 또 하나는, 시대 상황 변화에 따라 새로운 가치들을 정책에 반영해야 하므로, 균형발전 정책에 일자리와 경제 뿐만 아니라 사람 중심의 가치도 반영해야 한다. 잘 사는 국민도 중요하지만 행복한 국민도 중요하다.“

 “두 정부가 균형발전에 있어 나름대로 방향을 설정해 추진한 건 의의가 있지만, 큰 줄기를 놓쳤다고 본다. 이명박 정부는 수도권 규제완화로 방향을 틀어버려 균형발전의 정신이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고, 지역도 지역의 특성에 맞는 특색 있는 발전이 아니라 산업단지, 공장입지 규제완화에 초점을 맞춰서 전국적으로 난개발이 이뤄졌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 중 하나가 (내 지역구인) 경남 김해다. 이런 건 모두 후손들에게 부담으로 간다. 박근혜 정부는 행복생활권, 주민체감형 정책이라는 어젠다는 잘 잡았지만, 실제로 이뤄진 건 별로 없었다. 기존에 해오던 사업에 균형발전이라는 이름만 입힌 게 많아서 실질적으로 균형발전을 진전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앞선 두 정부 정책의 긍정적인 요소는 살리되, 국가균형발전이라는 기본적인 철학을 살려나가야 한다.”

-참여정부 때 균형발전 정책의 핵심은 혁신도시였고, 이번에 김 의원이 대표발의한 균형발전특별법 개정안엔 1조2항에 ‘지역혁신’을 규정하는 내용이 신설돼있다. 대체 균형발전에서 ‘혁신’이 어떤 의미인가.

 “정책 이름에 ‘혁신’이 너무 많아서 피곤할 수도 있다.(웃음) 좁은 나라에서 자원 동원력을 높이는 건 한계에 와있다. 사람의 역량을 무한하게 확대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니 지금보다 더 성장 동력을 키우고 생산성을 높이려면 혁신이 사실상 유일한 수단이다. 행복한 국가로 갈 힘은 혁신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

 “이명박 정부 때 ‘혁신 지우기’가 너무 심했다. 참여정부 때 추진한 국가혁신, 정부혁신 같은 것도 사라졌고, 균형발전특별법이나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서도 혁신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건 다 없앴다. 하지만 혁신은 당연한 방향이다. 기존의 불공정하고 특권에 입각한 잘못된 구조와 관행을 고치는 게 적폐청산인데, 이게 다른 말로 하면 혁신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만들고자 하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방향이 혁신이다. 혁신이 이뤄지지 않으면 지역 균형발전뿐만 아니라 경제성장, 소득주도 성장도 어렵다. 국민들이 체감하는 민생경제도 혁신 없이는 나아지지 않는다. 혁신은 재조산하, 국가개조의 방향이다.”

국가균형발전 정책 관련 대담을 하고 있는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국가균형발전 정책 관련 대담을 하고 있는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문재인 정부는 균형발전 정책으로 국가혁신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하고 있지만, 정부가 바뀔 때마다 산업단지, 테크노파크, 기업도시, 경제자유구역,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등 여러 균형발전 정책이 중구난방으로 추진됐고 성과를 내지 못한 것도 많다. 정부가 바뀌어도 정책적 안정성과 신뢰도를 유지할 방법이 있나.

 “지속적인 정책 추진 기반을 마련해 뿌리를 잘 내리도록 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거버넌스가 중요하다. 행정이나 여당 뿐만 아니라 야당, 언론, 학계, 산업분야 등 포괄적인 협력 체계를 갖춰야 한다.”

 “참여정부 때 추진한 균형발전 정책 중에 유일하게 살아남은 게 혁신도시인데, 그게 시사하는 바가 있다. 정부가 바뀌어도, 혁신도시가 필요하다는 주민들의 요구가 대단히 높았기 때문에 그걸 뿌리칠 수가 없었던 거다. 국가혁신 클러스터도 혁신도시처럼 주민들이 체감하는 균형발전 사업으로 추진돼야 한다.

 “지역의 문제는 지역에 사는 사람이 제일 잘 안다. 균형발전의 최우선 목표는 각 시도가 주도해 개성 있는 발전을 하는 거다. 균형발전 계획은 시도가 중심이 돼서 주민들이 깊이 관련성을 맺을 수 있도록 만들고, 중앙정부는 그걸 어떻게 지원할지에 초점을 맞출 거다.”

 “지속가능성은 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이라는 양 날개가 있다. 문재인 정부는 지방분권 개헌을 포함해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 공화국을 만들겠다고 했다. 그게 얼마나 성과를 내느냐도, 국가혁신 클러스터가 얼마나 튼튼한 주춧돌 위에 놓일지 시금석이 될 거다.”

-균형발전에서 지방정부와 주민들의 주도적이고 자발적인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참여정부 때 지역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지역혁신협의회라는 게 있었는데 사라졌다. 그때처럼 지역혁신 활동가, 혁신적 기업가, 혁신 추구 대학 등 지역 구성원들이 참여하는 지역혁신협의회를 만들고, 각 지역마다 있는 정보문화진흥원, 테크노센터 등 혁신 지원기관들을 묶어서 지역혁신지원단을 갖추려고 한다. 균형발전특별법 개정안 통과 뒤 시행령을 개정하면 된다. 지역의 역량을 끌어올릴 토대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진 않겠지만, 그것만이 균형발전을 성공적으로 이끌 유일한 해결책임은 분명하다.”

 “국회나 중앙정치 무대에서는 지역에서 이뤄지는 일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지방에서 주민 참여를 이끌어내고 거버넌스를 형성하는 모범 사례는 대단히 많다. 균형발전위원회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이런 사례를 제대로 확산시키는 거다. 자치단체장들이 개별적으로 균형발전의 원리를 이해하고 주민참여자치의 중요성을 공부하는 데서 시작할 게 아니라, 이미 잘 된 사례를 보고 우리 지역은 어떻게 할까 고민하고,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지역 혁신의 역량이라는 게 결국 사람 아닌가.”

-혁신도시나 세종시 사례 등을 보면, 이주민은 ‘뜨내기’로 인식되고 지역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주민들과는 경제·문화·환경·심리·세대적으로 괴리가 있다.

 “공공기관 155곳을 이전시킬 혁신도시의 입지로 고려한 기준은 교통이 제일 좋은 곳이 아니라, 역내 불균형을 줄이고 그 파급효과를 널리 퍼트릴 수 있는 곳이었다. 지역주민과 화합하고, 이주민이 지역에 어떻게 기여할 것이냐가 문제가 아니었다.

애초엔 혁신도시가 생기고 지역으로 공공기관이 이전되면 교육 효과, 사업 효과 등 굉장한 결과가 있을 줄 알았는데, 이전 자체가 두 정부를 거치며 천천히 진행되면서 그렇게 되지 않았다. 이제는 공공기관 이전이 마무리됐기 때문에, 정책의 방향을 (공공기관 이전에서) 혁신도시의 발전으로 바꾼다. 그래서 균형발전특별법도 개정하는 거다. 그렇게 되면 혁신도시와 구도심이 협력할 길을 열고, 공공기관이 지역사회와 연대협력 사업을 할 수 있게 된다. 혁신도시를 제대로 조성하고 발전시키는 게 혁신도시 2.0의 핵심이다.“

 “참여정부 때 계획대로 됐다면, 공공기관들이 혁신도시에 이전하는 초반엔 불편한 정주 여건을 제대로 갖추는 데 집중해서 가족들이 함께 가도록 했을 거다. 그 다음엔 혁신도시 자체가 존속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가져야 하니 연구기관, 연관 기업도 같이 가서 2단계 발전을 이루며 지역경제와 융합을 이뤘을 거다. 기업이 지역으로 가면, 아무래도 그 지역의 사람들을 쓸 수밖에 없지 않나. 공공기관도 지역인재 채용을 의무화했을 거고. 문 대통령이 선거 때 의무화 목표치를 30%로 제시했지만, 블라인드 채용을 하면 그 수치는 훨씬 높아질 거다. 혁신도시의 파급효과가 자연스럽게 높아지는 거다. 지금은 공공기관만 보내 혁신도시를 섬처럼 만들어놨는데, 섬이 아니라 지역과 확실히 융합되는 2단계발전으로 넘어가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문제다.”

송재호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위원장(오른쪽)과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김경수 의원실에서 국가균형발전 정책 관련 대담을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송재호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위원장(오른쪽)과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김경수 의원실에서 국가균형발전 정책 관련 대담을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그래도 혁신도시가 들어선 곳과 그렇지 않은 곳 사이의 격차를 줄일 구체적인 방법은 필요하지 않나.

 “역내 낙후지역 지원사업이나 교육사업 등을 어떻게 할지 그 지역의 공공기관마다 종합계획을 세우게 할 거다. 혁신도시에 간 공공기관이 지역과 연대협력하고, 구도심 활성화 사업을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균형발전특별법 개정안에 담겨 있다. 혁신도시가 섬이 되지 않도록, 지역과 하나의 공동체가 되는 다리가 될 거다. 공공기관이 가서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

 “2단계 혁신도시 발전이 이뤄지면, 자연스럽게 기업 유치까지 이뤄지면서 혁신도시와 구도심의 경제적인 기능이 통합·융합된다. 근본적으로는, 구도심은 구도심대로 발전경로를 밟아야 되는 거라 그 특색을 살릴 도시재생사업이 필요하다.”

-기업이 혁신도시로 이전하려면, 여기가 아니면 안 되는 이유가 필요하다.

 “한국전력공사 관련 기업들은 나주혁신도시에 산업단지를 만들어달라고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와야 일이 되고, 장사가 된다고 느끼니까 그런 거다. 그렇게 기업이 가면, 필요한 인력을 공급해야 되는 대학이 변한다. 전주혁신도시는 (발전이) 조금 늦다고들 하는데, 여기에 원예·종자·식품·축산 관련 박사급 인력만 1400명이 있다. 농식품·생명 관련 기업들이 이 인력들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이 인력들은 전북에 정착해서 살 사람들이니, 기업들이 아주 빠른 시일 안에 혁신도시에 가야 연대가 되지 않겠나.”

 “대기업은 조금 다르지만, 중견·중소기업들이 혁신도시로 안 가려고 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수도권에 있으면 부동산을 통해 차익을 실현할 수 있고 둘째, 교육이 잘 된 인력을 구할 수 있다. 셋째, 지역으로 이전하려면 비용이 드는데 그걸 상쇄할 만한 인센티브도 별로 없었다. 첫 번째로 지대 차익실현 경제는 문재인 정부 차원에서 막을 거다. 두 번째로 사람 문제는 교육 환경 등 혁신도시의 정주여건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한데,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또 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과 연구소의 고급 인력과 기업 사이에 자연스럽게 상호교류가 이뤄질 거다. 세 번째로, 2단계 혁신도시에선 이전으로 인한 손해를 상쇄하고도 남을 과감한 인센티브가 주어질 거다. 이런 게 복합적으로 작용해 일단 한번 물꼬가 트이면, 기업이 들어갈 땅이 모자라는 일이 생길 정도로 자연스럽게 (기업들이 혁신도시에) 모일 거다.”

-케이티엑스(KTX)로, 말 그대로 전국이 출퇴근 가능한 시대다. 지역으로 이전한 정부, 공기업, 공공기관 사람들의 정착률도 여전히 높지 않다. 이주민의 정주율을 높일 방안이 있나.

 “이주민 정주율을 보면 세종시가 60%, 다른 혁신도시가 30~33% 수준이다. 이걸 높이는 게 과제다. 그런데 90%나 100%라는 정주율이 가능할까? 나는 70% 정도가 맞을 것 같다. 지역으로 이전한 공공기관 1호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인데, 제주국제자유도시 정주율이 65%다. 그게 아마 (정주율의) 최대치일 것 같다.

이미 교통이 너무 발달했고, 많은 사람들이 세컨드 홈을 생각한다. 거주지는 서울에 두고 혁신도시에 살거나, 혁신도시가 거주지지만 서울을 포기하지 않는 삶을 선호하는 경우도 많다. 아직 검토 단계지만, 다거주지를 허용해야 하지 않나 싶다. 주거주지는 투표나 행정 행위를 하는 곳이고, 보조거주지를 하나 더 선택하는 거다. 세금도 내고 싶은 데 낼 수 있도록 하고. 시행하는 나라도 많다. 이런 것까지 고려하면 혁신도시 정주율도 높아지지 않을까. 재정분권과 관련해서도 중요한 정책실험이라고 본다.”

 “혁신도시의 가족동반 이주율이 2017년 9월 현재 33.5%다. 비혼이나 독신 포함하면 58%까지 올라간다. 이건 계속 올라가는 추세다. 혁신도시가 정착되면, 새로 채용되는 사람들이 그 지역 사람들이니 정주율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또 그렇게 가야 클러스터를 만들어나가면서 지속가능한 혁신도시가 된다.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자기 고향을 선택해서 세금을 내는 고향세도 지역균형발전의 한 방법이다.”

-마무리 말씀 부탁드린다.

 “잘 산다는 것은 소득도 중요하지만, 소득이 놓치는 것도 중요하다. 아프면 지엔피(GNP·국민총생산)가 올라가지만, 건강하게 있으면 안 올라간다. 차가 막히면 지엔피가 올라가지만, 걸어가면 그렇지 않다. 지엔피가 반영하지 못하는 이런 부분을, 새 정부는 사람 중심 정책으로 실현하고자 한다. 건강, 행복, 공동체, 보건위생 이런 분야에서 균형발전정책으로 뒷받침할 부분이 없는지 찬찬히 살펴보고 정책화하겠다.

 “균형발전은 참여정부에서 집중적으로 추진하다 (이어진 두 정부에서) 침체된 것을 문재인 정부가 다시 추진한다는 차원이 아니다. 국가균형발전은 헌법 제122조, 123조에 명시돼있는 헌법적 가치다. 균형발전 없이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다는 게 이미 헌법 정신 속에 담겨 있고, 이건 하지 않으면 안되는, 필수불가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이 고르게 잘 사는 나라,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국가비전으로 제시했는데, 그걸 달성하기 위해서도 필수적인 게 균형발전이다. 이명박 정부가 실패한 이유 중 하나가 국가를 기업처럼 운영한 것 아닌가. 이윤과 경제적 가치를 최우선시하면서 나라를 엉망으로 만든 것인데, 이제는 대한민국을 정상화하고 발전궤도에 올리기 위해서도 한시도 늦출 수 없는 과제가 균형발전이다.

조혜정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사회정책센터 수석연구원 zest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