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속 HERI
국회노동포럼 헌법33조위원회 16일 토론회

‘근로’→‘노동’, ‘근로자’→‘노동자’ 변경 제안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 명시하고
직접고용·무기고용, 해고로부터 보호 못박게
공무원 노동3권도 국제 수준으로 보장 등
노동자 권리 대폭 보장한 방안 논의 예정
우리 삶의 기초인 노동의 가치를 존중하고, 노동권을 국제 수준으로 강화하도록 헌법을 개정하자는 논의의 장이 열린다.

국회 연구단체인 ‘국회노동포럼 헌법33조위원회’는 16일 오전 국회 본관 3층 의원식당에서 ‘노동헌법 개헌 국회토론회’를 열어 노동과 관련된 헌법 전문과, 노동의 권리를 담은 헌법 제32·33조의 개정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김선수 변호사가 발제를 하고, 이를 바탕으로 도재형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창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정책실장, 정문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정책본부장, 이승은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주진우 서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토론을 벌인다.

김선수 변호사는 발제문에서, 헌법에 명기된 ‘근로’를 ‘노동’으로, ‘근로자’를 ‘노동자’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부지런히 일한다는 뜻의 ‘근로’에는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지 않는 동원체제적인 어감이 있고, 애초 제헌헌법에서 ‘근로’를 사용한 것이 일제강점기와 해방 이후 ‘노동’이라는 단어가 사회주의 운동과 관련돼있다는 이념적인 이유 때문이었으니 이를 바로잡자는 것이다. 여기엔 노동법, 고용노동부, 노동3권 등에서 보듯 법률과 정부 명칭 등에도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게 ‘노동’이므로 현실에 맞게 헌법을 고치자는 취지도 담겨있다.

김 변호사는 또 현행 헌법 전문의 “안으로는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기하고” 대목을 “안으로는 노동 존중에 바탕한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기하고”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그는 “우리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노동 존중은 사회의 유지를 위해 기본적인 출발점”이므로 “이러한 노동 존중의 가치를 헌법 전문에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헌법 제32조는 한국 사회의 가장 시급한 과제 가운데 하나인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고, 노동자가 자신의 삶과 노동조건을 결정하는 데 참여할 수 있도록 민주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정하자는 게 발제문의 핵심이다. 이에 따라 김 변호사는 제32조에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과 ‘직접고용·무기고용’ 원칙을 명시하고,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로부터 보호받을 권리를 가진다”는 조항도 신설하자고 제안했다. 또 현행 헌법에서 법률로 정하도록 한 노동조건은 “노사가 동등한 지위에서 공동으로 결정”한다는 전제를 달자고 했다. 현행 ‘노동의 의무’ 조항은 삭제하는 대신 ‘일과 생활의 균형’을 국가의 의무로 규정해, 노동자의 일과 생활의 양립을 보장케 했다.

발제문에서 김 변호사는 노동3권을 규정한 헌법 제33조를 국제 노동기준에 맞게 개정해 노동자의 협상력을 사용자와 대등한 수준으로 끌어올리자고 제안했다. 그 방안으로, 공무원 등의 노동 3권을 제한한 2항과 3항은 국제노동기구의 권고 등을 수용해 ‘현역군인과 경찰공무원의 단체행동권’만 법률에 따라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노동자의 사업운영 참여권을 보장하는 조항을 신설하자고 주장했다.

‘국회노동포럼 헌법33조위원회’는 이날 토론회에 이어 조만간 노동헌법 개헌안을 발표하고, 노동헌법 개헌 촉구결의안도 발의할 계획이다. 이 단체 대표인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지난번 시정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하겠다고 밝힌 만큼, ‘노동 있는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노동헌법 개헌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혜정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사회정책센터 수석연구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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