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속 HERI
커피·다과는 소셜카페협동조합
케이터링 서비스는 광진자활센터
기념품은 모어댄 업사이클링 가방
‘한겨레’ 임직원 명함은 베어베터 제작
‘소셜카페 협동조합’의 창립 총회 모습. 소셜카페 협동조합 제공
‘소셜카페 협동조합’의 창립 총회 모습. 소셜카페 협동조합 제공
“조금 다르게 해 볼까요? 그래도 <한겨레> 포럼인데….” 아시아미래포럼 준비 회의에서 나온 말이다. 여기서 ‘조금 다르게’는 포럼에 필요한 물품 구매를 가능한 한 사회적 경제 기업에 의뢰하자는 뜻이다. 제8회 아시아미래포럼은 15~16일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다. 포럼의 후원사이기도 한 대한상공회의소가 이런 취지에 합의해 커피와 다과, 케이터링을 협동조합과 자활센터에 의뢰했다. 기념품도 사회적 기업 제품이다.

커피·다과는 소규모 마을 카페들이 결성한 협동조합형 프랜차이즈 ‘소셜카페 협동조합’이 제공한다. 판매가격 3600원짜리 음료의 본사 공급가가 3000원에 이르는 등의 ‘갑질’을 벗어나, 상생으로 프랜차이즈 규범 자체를 바꾸자는 게 소셜카페 협동조합의 목표다. 본사는 품질관리와 마케팅에 집중하고, 청소·방역, 자재 구매 등은 조합원들이 자율적으로 해 프랜차이즈 수수료를 낮췄다. 방역과 쿠키 납품업체 등도 조합원으로 들어와 있다. 2016년에는 조합 카페들이 참고할 매뉴얼도 만들었고, 곧 ‘카페 아로파’라는 자체 브랜드도 론칭할 예정이다.

카페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부터 프랜차이즈 카페를 운영하던 사람까지 다양한 이들의 문의도 쏟아진다. 본사와의 갑을관계로 인한 고통이 그만큼 심하다는 방증이다. 딜레마는 수수료다. 메뉴 개발, 마케팅은 물론 좀더 공정한 구매나 조합 운영 방식을 연구하려면 경제적 뒷받침이 필요한데, 영세한 마을 카페에 수수료를 물리기가 어렵다. 돌파구는 네트워크 확장에서 찾았다. 피자연합 등 다른 업종 협동조합과 함께 이벤트를 기획하는 등 힘을 모으는 중이다. 아시아미래포럼 당일 케이터링 서비스도 서울광진지역자활센터 회원조합에 의뢰했다. 강민수 소셜카페 협동조합 이사장은 “기업 아니면 개인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약한 사람끼리 연대해서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업사이클링 가방·액세서리를 제작하는 사회적 기업 ‘모어댄’. 에스케이(SK)이노베이션 제공
업사이클링 가방·액세서리를 제작하는 사회적 기업 ‘모어댄’. 에스케이(SK)이노베이션 제공
참가자에게 선착순으로 제공되는 기념품은 가방(슬링백)으로, 수명을 다한 자동차에서 수거한 가죽시트, 안전벨트, 에어백 등을 활용해 가방이나 액세서리를 만드는 업사이클링 사회적 기업 ‘모어댄’ 제품이다. 이런 소재의 25%만 업사이클링해도 연간 400만톤의 매립 폐기물을 줄일 수 있다는 게 모어댄 쪽의 설명이다. 이들은 새터민을 우선 고용하는 등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도 제공한다. 사회적 가치뿐 아니라 사업성까지 있음을 알아본 에스케이(SK)이노베이션이 창업자금과 컨설팅 등을 지원했고, 베엠베(BMW)·테슬라 등 세계적 자동차회사와의 협업도 진행 중이다.

발달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회적 기업 베어베터가 만든 명함도 아시아미래포럼에서 만나볼 수 있다. 직원의 80% 이상이 발달장애인인 베어베터는 장비를 최첨단화하고 발달장애인의 근무를 돕는 사회복지사, 직업재활사를 상주하게 해 생산성을 높였다. 익숙한 환경에서 반복적 직무 수행이 가능한 발달장애인의 특성을 고려했다. 커피, 제과, 화훼, 인쇄업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겨레> 임직원 명함은 모두 베어베터에서 제작된다.

사회적 경제 조직이 겪는 공통적 어려움 중 하나는 판로 확보다. 새 정부가 일자리 등 사회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꼽아 사회적 경제가 주목받고는 있지만, 유통 과정은 여전히 거대자본이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8회 아시아미래포럼 곳곳에서 이들을 만나보고, 일상에서도 사회적 경제를 소비하는 ‘슈퍼 그뤠잇’ 습관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박선하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시민경제센터 연구원 so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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