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관료관력’ 바뀌지 않는 한 
신자유주의 공공부문 점령 지속될 것
공공기관 경영평가 대수술 필요
공공부문 노동조합 중요성 커져
임금피크제와 성과연봉제는 박근혜 정부가 ‘공공부문 개혁’을 추진하며 꺼내 든 대표적 정책들이다. 보수정부 10년 동안 심화되어온 ’민영화’와 ’작은 정부’로 대표되는 신자유주의적 흐름이 문재인 정부에서는 민주주의와 공공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전환될 수 있을까?

지난 19일 국회에서 사회공공연구원과 전국공공운수노조 주최로 ‘공공대개혁 방향과 전망’ 토론회가 열렸다.
지난 19일 국회에서 사회공공연구원과 전국공공운수노조 주최로 ‘공공대개혁 방향과 전망’ 토론회가 열렸다.

지난 19일 사회공공연구원, 전국공공운수노조가 공동주최한 ‘공공대개혁의 방향과 전망’ 토론회에서 송주명 사회공공연구원장은 “성과주의 예산제, 성과급제, 팀제, 책임운영기관 도입 등에서 공공부문이 여전히 신자유주의적인 개편 방향에 있다”며 “공공서비스가 시장화되는 것을 방치하면 사회적으로 힘을 가진 특정 세력을 위한 정책으로 흐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송 원장에 따르면 공공부문의 신자유주의적 흐름은 경영, 예산, 성과 관리 등에서 공공기관을 민간기업 부문처럼 바꾸려는 시도에서 두드러진다. ‘경영효율화’라는 명목 아래 공공기관을 민영화한다든지, 공공기관에 인센티브를 도입하는 방식 등은 대표적 사례다. 문재인 정부는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사회적 가치 실현을 선도하는 공공기관’을 지정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가 검토 중인 ‘공공기관 관리 운영의 틀 혁신방안’은 과거에서 크게 바뀌지 않았다.

송 원장은 공공부문이 바뀌지 않는 이유로 기획재정부로 대변되는 비대해진 관료 권력을 지목했다. 모피아(MOFIA)로 불리는 친기업적 기재부 관료들은 경제기획을 독점하며, 정권이 바뀌어도 핵심 인물은 그대로다. 이들은 경영효율성을 최우선의 원칙으로 내세운다. 그러다 보니 공공기관의 정원과 인건비도 억제될 수밖에 없고 필수인력도 비정규직으로 채워졌다. 송 원장은 “기재부가 재무적 효율성에만 몰두한 결과 공공성과 시민안전, 민주주의는 껍데기만 남았다”고 진단했다.

대안은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대수술하는 데서 찾아야 한다. 토론을 맡은 박용석 전 공공운수노조 공공기관사업본부장은 “강제적 서열화 방식의 평가 절차를 개선하고, 인센티브 성과급의 격차를 축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가스공사와 인천공항공사만 민영화가 중단됐는데, 대상을 국민의 보편적 서비스와 연관된 모든 분야로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공부문 개혁이 힘있게 추진되기 위해서는 국민에게 정당성을 인정받는 것이 중요하다. 서영표 제주대 교수(사회학)는 “신자유주의가 정책에서는 실패했지만, 이데올로기 차원에서는 여전히 시민들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다”며 시민들이 공공기관을 사기업과 동일하게 보는 인식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공공기관과 시민사회의 파트너십도 중요하다. 양준호 인천대 교수(경제학)는 “영국의 공공부문은 공공기관과 비영리 민간조직 또는 시민사회가 파트너십을 구축해 협치한다”며 “공공기관의 업무에 시민사회가 함께 주체가 되어 참여한다면 국민들로부터 공공성을 인정받기 쉽다”고 말했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은 공공성 회복을 위한 공공부문 노동조합의 역할을 강조했다. 스웨덴의 노동조합이 저임금 노동자의 임금을 높이기 위해 연대임금체계를 만든 것처럼 ‘한국형 연대임금 체계’ 등을 통해 노동자 내부 임금 격차 해소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조창훈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연구원 hun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