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속 HERI
사회적기업 육성법 10년 … 3대 종교 공동행사 주최
‘윤리적 소비’로 사회적기업이 성장하는 환경 만들기로

14일 열린 ‘사회적기업과 함께하는 이웃사랑 나눔실천’ 행사에서 기독교, 불교, 천주교의 사회적기업 관계자들과 고용노동부 장관상, 종교지도자상을 받은 수상자들이 한 자리에 섰다.
14일 열린 ‘사회적기업과 함께하는 이웃사랑 나눔실천’ 행사에서 기독교, 불교, 천주교의 사회적기업 관계자들과 고용노동부 장관상, 종교지도자상을 받은 수상자들이 한 자리에 섰다.

“우리는 쿠키를 만들기 위해 장애인을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을 고용하기 위해 쿠키를 만듭니다”

지난해 매출 14억원, 57명의 직원 중 근로장애인이 37명, 경력단절 여성 5명인 곳. 6년 연속 장애인직업 재활시설 평가 최우수 등급(A)에 선정된 회사. 쿠키를 만드는 사회적기업 ‘위캔센터’의 현재다. 시작은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였다. 지금도 성당과 수녀회를 통해 판로를 개척한다. 종교계에서 시작해 종교계를 통해 성장하고 활성화되는 ‘종교계 사회적기업’의 산 증거다. 올해로 위캔센터는 10년차. 2007년 제정된 사회적기업 육성법과 역사가 같다. 그간 꾸준하게 사회적기업 활성화의 본보기가 된 공로로 고용노동부 장관상을 받았다. 조상현 위캔센터 사무국장은 “올해는 더 많은 매출을 올려 더 많은 사회 취약계층과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한국 기독교교회 연합회관에서 사회적기업 육성법 제정 10주년을 맞아 ‘사회적기업과 함께하는 이웃사랑 나눔실천’ 행사가 열렸다. 사회적기업 활성화를 위해 기독교·가톨릭·불교가 공동으로 주관한 행사다. 종교를 통해 모범적으로 성장한 사회적기업을 격려하고, 경험과 실적을 공유하는 자리였다. 아울러 3대 종교가 힘을 모아 사회적 경제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종교계 사회적기업이 좀 더 지속 가능하고 탄탄한 구조로 성장하기 위한 발판을 만들자는 것이다. 개회사를 한 김영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는 “한국 종교계는 어느 나라에서 보기 힘들 정도로 연대하는 전통이 있다”며 “사회적으로 취약한 사람들의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며 이웃사랑을 실천할 수 있도록 서로 격려하고 결단하자”고 말했다.

종교계가 사회적기업 활성화를 위해 함께 모인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 2015년 가톨릭이 ‘착한 소비 한마당’을 기획해 처음 열렸고, 지난해엔 불교계가 ‘자비와 나눔마당’이란 이름으로 행사를 개최했다. 올해는 기독교가 중심이 돼 ‘이웃사랑과 나눔실천’ 이란 이름으로 열렸다. 이 행사를 위해 3대 종단 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고용노동부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과 TF팀을 꾸려 세부 협의를 진행해왔다.

지난해 종교계는 공동행사에서 ‘1종교시설, 1사회적기업 연계운동’을 채택했다. 사찰, 교회, 성당마다 하나의 사회적기업과 연계해 사회적경제 생태계가 활성화할 수 있게 환경을 만들자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는 우수 종교시설에 종교지도자상과 고용노동부 장관상을 시상하는 일정이 추가됐다. 앞서 소개한 위캔센터와 더불어 대한불교조계종 금강정사, 해인교회가 고용노동부 장관상을,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대한불교조계종 완주 송광사, 거룩한빛 광성교회가 종교지도자상을 수상했다. 박성희 고용노동부 고령사회인력정책관은 “스페인의 몬드라곤은 종교 정신이 만든 세계적인 사회적기업”이라며 “종교계가 힘을 모으면 우리나라에도 몬드라곤처럼 종교계 사회적기업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3대 종교는 공통으로 ‘착한 소비, 윤리적 소비 활성화’ 캠페인에 뜻을 모았다. 권오륜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은 캠페인을 제안하며 “우리나라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종교들이 선한 역할을 많이 해왔다”며 “다시 한 번 양극화 해소와 사회통합을 위해 착한 소비, 윤리적 소비에 종교계가 앞장서자”고 말했다. 단순히 구호에 그치지 않고 교단별로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마련해 사회적기업이 자립할 수 있는 소비기반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기독교는 성탄절 이웃돕기 성물과 격려품을 사회적기업 물품을 사용하고, 가톨릭은 ‘착한 소비 실천성당’을 지정해 사회적 경제를 알리는 방식이 제시됐다.

한편 행사장 주변에선 각 종교계의 사회적기업 전시관이 설치 운영돼 기업을 알리고 제품을 홍보했다. 종교마다 특색을 살린 부스를 통해 종교 연계 사회적기업의 미래를 볼 수 있게 했다. 조계종 중앙총회 초격 스님은 “불교는 전국 사찰을 포함해 다양한 공관에서 사회적기업 제품 판매를 위한 홍보와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며 “전통문화 콘텐츠를 활용한 불교적 사회적 경제 모델을 육성하고, 불교의 유무형 자신을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조창훈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연구원 huni@hani.co.kr


고용노동부 장관상을 수상한 정응희 샬트로 성바오로 수녀회 서울관구장, 대한불교 조계종 금강정사 동일 스님, 한국기독교장로회 해인교회 김영선 목사 (왼쪽 두번째부터)
고용노동부 장관상을 수상한 정응희 샬트로 성바오로 수녀회 서울관구장, 대한불교 조계종 금강정사 동일 스님, 한국기독교장로회 해인교회 김영선 목사 (왼쪽 두번째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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