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속 HERI
한겨레-리서치플러스 여론조사

영호남 보수·진보 양강구도
안철수의 TK표는 홍 후보로
호남표는 문 후보로 옮겨가
흐릿했던 지역구도 되살아나

문 변함없는 우세속 홍 약진
문, 호남서 11%p 지지율 상승
홍, 대구·경북서 19%p 껑충
안, 전 연령대·모든 이념층서 하락

19대 대선이 종반전에 접어들면서 연령과 이념성향에 따른 유권자층의 분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0대에서 40대에 이르는 젊은 연령층과 진보성향층에서 변함없는 우세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60대 이상 연령층과 보수성향층, 영남권에선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서 안희정 충남지사,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로 연쇄 이동해온 보수 표심이 홍준표라는 최종 정박지로 결집하는 양상이다.

지역별로는 문재인 후보가 영남권을 제외한 모든 권역에서 지지율을 끌어올렸다. 특히 호남권의 상승세가 두드러져 한 달 전에 견줘 지지율이 11.6%포인트(41.9→53.5%)나 뛰었다. 서울(36→41.6%), 인천·경기(40.1→44.5%)에서도 완만한 추세지만 지지율이 올랐다. 반면 대구·경북(31.6→25.2%)과 부산·경남(34.6→29.6%)은 수도권과 비슷한 폭으로 지지율이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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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모든 권역에서 지지율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특히 대구·경북(41.9→15.8%)과 호남(45.1→23.6%)의 하락 폭이 컸다. 대구·경북에서는 보수 후보인 홍준표 후보에게로, 호남에선 문재인 후보에게로 지지층이 대규모로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 홍준표 후보는 ‘보수의 거점’인 대구·경북(9.2→28.4%)에서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부산·경남(14.3→18.8%)의 상승세도 눈에 띈다. 대선 초반 안철수 후보가 영·호남에서 동시에 선전하면서 흐릿해졌던 지역 구도가 선거 막바지 거대 양당 후보로 영·호남 표심이 결집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조금씩 되살아나는 흐름이다.

연령대별로는 문재인 후보가 30대와 60대 이상을 제외한 연령층에서 소폭 상승했다. 안철수 후보와 홍준표 후보는 정반대의 흐름이었다. 안 후보가 전 연령대에서 지지율이 큰 폭으로 하락하는 사이 홍 후보는 모든 연령층에서 지지율을 끌어올린 것이다. 특히 60대 이상 연령층의 변화가 극적이다. 이 연령층에서 안 후보의 하락 폭(49→26.4%)과 비슷하게 홍 후보 지지율은 상승(15.1→30.4%)했다.

이념성향별로는 문재인 후보가 보수층에선 소폭 하락, 진보층에선 상승했다. 홍준표 후보는 보수층에서 상승세가 확연했고, 안철수 후보는 모든 이념성향층에서 지지율이 크게 빠졌다.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투표층’의 지지도 변화 역시 뚜렷하다. 한달 전 조사에서 51.9%가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번 조사에서 안 후보 지지율은 27.2%로 ‘반토막’ 났다. 같은 기간 박근혜 투표층의 홍준표 후보 지지율은 15.4%에서 34.9%로 2배 넘게 뛰었다. 안 후보는 ‘문재인 투표층’에서도 지지율이 10.3%포인트(23.8→13.5%)나 빠졌다. 안 후보 지지층을 구성하고 있던 이질적 유권자층이 지역·연령·이념성향에 따라 분화·이동하면서 문재인 후보의 소폭 상승과 홍준표 후보의 약진이란 흐름이 나타난 것이다.

이런 추세는 남은 선거운동 기간 한층 강화될 가능성이 현재로선 커 보인다. 문 후보와 홍 후보 지지층의 충성도에 견줘, 안 후보 지지층의 충성도가 낮기 때문이다.

이 점은 ‘계속 지지’ 의사를 밝힌 응답자 비율에서 문 후보 지지층이 85.2%, 홍 후보 지지층이 86.4%였던 반면 안 후보 지지층은 75%에 그친 데서도 드러난다. 지지 후보의 당선 가능성과 관련해 ‘매우 높다’는 응답 역시 문재인 후보 지지층이 71.4%로, 안철수 후보(14.4%)와 홍준표 후보(12.3%) 지지층을 압도했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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