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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환경 해결하는 ‘책임있는 시장경제’로
[한겨레] 황예랑 기자 기자블로그 기자메일

미래 위한 5가지 제안의 내용은

동아시아의 좀더 나은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기업 사회책임경영 특성 맞는 모델 연구··실천을
한·중·일 방송규약 아시아 문화채널 설립할만
‘사회적 경제’ 구축 사회적 기업·협동조합 늘려야
신재생에너지 육성 정부·기업서 투자 확대 필요


16일 막을 내린 ‘2011 아시아미래포럼’은 ‘미래를 위한 다섯 가지 실천과제’를 그 해답으로 내놨다. 동일본 대지진과 글로벌 재정위기는 한국·중국·일본 세 나라간 협력을 확대해야 할 필요성을 깨우치는 촉매제 구실을 했다. 동아시아는 이미 역내 무역 비중이 50%를 넘고, 한류와 일본 애니메이션 등의 문화적 교류를 통해 자연스레 하나의 지역 공동체를 형성해온 상태다. 다섯 가지 실천과제는 동아시아 공동체의 ‘밀도’를 더욱 높이기 위해 한·중·일 세 나라 정부와 기업, 시민사회, 언론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 ‘나침반’이 될 것이다.


■ 지속가능한 발전 동아시아 공동체의 운영 원리는 ‘지속가능한 발전’이어야 한다는 게 포럼 참가자들이 공통적으로 내린 첫번째 해답이다. 방사능 유출이라는 위험을 방치했던 도쿄전력의 사례는, 주주 이익 극대화만을 목표로 하는 기업, 나아가 경제성장만을 최우선으로 하는 시장경제 원리가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단순히 경제적인 성과에만 매달리지 말고 좋은 일자리 제공, 빈곤 퇴치, 환경 보호 등을 목표로 하는 ‘책임 있는 시장경제’를 함께 만들어가야 하는 이유다. 손병해 경북대 교수는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중시하는 동아시아 전통사상이 서구 시장경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 사회책임경영 지금까지 동아시아 기업들은 사회책임경영(CSR)이나 공적 연기금의 사회책임투자(SRI)와 같은 이슈에서 서구의 모델을 본떠 오기에 바빴다. 이제는 동아시아라는 지역 특성에 맞는 고유한 모델을 적극 연구하고 기업들도 실천에 나서야 할 때다. 그런 면에서 아시아미래포럼이 자체 평가기준에 따라 ‘동아시아30’ 선정 작업을 해마다 진행하고 있는 것은 뜻깊다. 한국과 일본에서 일부 시행중인 공적 연기금의 사회책임투자도 더욱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 한·중·일 공동의 방송규약 1989년 유럽의회는 ‘국경 없는 텔레비전’이란 지침을 채택해, 미국 할리우드 영상산업의 침투에 맞서 유럽 방송사들이 역내 생산 프로그램을 50% 이상 방영할 것을 권고했다. 이는 이후 유럽 공동체를 묶어주는 구실을 했다. 미디어는 사회를 통합하는 중요한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봉현 한겨레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아시아 정치·경제 공동체를 만들기에 앞서 문화적인 공동체 의식을 높이려면, 유럽처럼 방송 공동규약을 만들거나 아시아 문화채널을 설립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 ‘사회적 경제’ 구축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은 실업·빈곤·환경오염·사회적 약자 보호 등 기존 시장경제체제에서 해결하지 못했던 빈틈을 메워줄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민간기업 중심의 시장경제와 별도로, 동아시아 정부와 시민사회가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적 경제’의 토대를 닦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이는 전통적으로 협동과 연대를 중시해온 아시아만의 독특한 문화적인 특성과도 잘 맞아떨어진다.


■ 신재생에너지 산업 육성 일본 대지진 이후 원자력에 의존해온 에너지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반성과 함께,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중·일 정부는 원자력 발전을 대체할 재생에너지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지원을 아끼지 말고, 기업은 이 분야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참석자들은 입을 모았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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