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같은 경제공동체 동아시아선 비현실적 한·중·일 FTA 모색을 | |
아시아미래포럼 연사에게 듣는다 ⑤
![]() -지난 10월 방한한 노다 일본 총리, 그리고 그 일주일 뒤 한국에 온 리커창 중국 부총리가 한목소리로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의 중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한·중·일 자유무역협정이 새로운 주제는 아니다. 2003년 공동연구가 시작됐으니 8년이 흘렀다. 최근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글로벌 경제위기로 다시 관심을 끌고 있는 듯하다. 학자들 사이에선 이미 진척이 많이 된 연구 분야다.” -그렇다면 애초 2012년부터 시작하기로 한 3국간 자유무역협정 협상은 무리 없이 진행된다고 보면 되는가? “계획대로라면 내년부터 당장 협상을 시작해야 하는데, 쉽지 않을 것 같다. 특히 한국과 일본은 자유무역협정에 대한 정치적 입장이 달라 어떻게 될지 예상하기 어렵다.” -자유무역협정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정치상황이라면 무엇을 말하나? “아다시피 한국은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 비준 문제로 정치권이 갈등에 휩싸여 있다. 일본 역시 동일본 대지진 이후 정치상황이 안정적이지 않다. 결과적으로 오로지 경제적 관점에서 자유무역협정 협상을 시작하기란 쉽지 않은 환경인 것이다.” -자유무역협정을 포함한 경제공동체 전반을 바라보는 부정적 인식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먼저 명확히 할 것이 있다. 경제공동체는 자유무역협정과 다르다.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과 유럽연합(EU)은 전혀 다른 형태의 경제공동체다. 이런 점에서 한·중·일 경제공동체는 지금 시점에선 무리라고 본다. 그 이전 단계로 자유무역협정 체결부터 서둘러야 한다. 물론 자유무역협정 체결에도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다. 상대적으로 공동정책에서 소외돼 피해가 예상되는 산업에 대한 염려가 큰 것 같다. 하지만 이보다 심각한 문제는 따로 있다. 경제와 정치가 조화를 이루지 않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문제다. 현재와 같이 한국과 일본의 미국에 대한 정치의존도가 심한 상황은 한·중·일 자유무역협정의 미래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이런 우려가 상존하고 있음에도 자유무역협정 체결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우선 경제적인 이유다. 자유무역협정이 미뤄질 경우 한·중·일은 지리적으로 가장 가깝고, 가장 큰 교역상대국과 가장 비싼 비용을 들여 거래해야 한다. 단골손님에게 오히려 더 비싸게 받는 셈이다. 사회·문화적인 이유도 빼놓을 수 없다. 복잡한 정치적 이해관계와 사회·문화적 반목이라는 비용 요인을 제거하는 데 자유무역협정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앞으로 한·중·일 3국이 경제협력을 위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한 단계 한 단계 차근히 밟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솔직히 유럽연합과 같은 경제공동체를 동아시아에서 바라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오히려 3국 지도자들과 전문가들은 자유무역협정에 온힘을 쏟아야 한다. 이것도 힘들다면 현재 감소 추세에 있는 한·중·일 자유무역협정 관련 연구 지원이나 사무국 확대부터 시작해야 한다.” 서재교 한겨레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참가문의: 아시아미래포럼 사무국 www.asiafutureforum.org 070-4099-56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