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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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공회 연구위원



‘중산층을 70%로 늘리겠다.’ 지금은 가물가물해진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다. 이 때문인지, 중산층 논의가 이번 정권 들어 특히 많다.

중산층이란 누구인가? 흔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중산층을 중위소득의 50~150%으로 정의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이 기관에서 나온 소수의 몇몇 연구에서 그런 척도가 쓰였을 뿐이다. 중위소득이란 소득순으로 줄을 세웠을 때 정가운데 사람의 소득으로, 결국 위 정의에 따르면 중산층은 중위소득을 중심으로 더 많은 이들이 모이기만 해도 늘어난다. 그 중위소득 값이 높으냐 낮으냐는 중요치 않다. 즉 중산층의 규모는 사람들의 소득 수준을 전반적으로 높여도 늘지만, 낮춰도 늘어날 수 있다. 그렇다면 박근혜 대통령은 어떤가? 그에게 표를 던진 국민들은 당연히 그가 소득을 상향평준화함으로써 목표를 달성하리라 믿었겠지만, 집권 3년이 지난 지금 그의 속내가 무엇이었는지 솔직히 좀 헷갈린다.

중산층을 영어로 하면 ‘middle class’, 즉 ‘중간계급’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정치적 이유로 ‘계급’이라는 용어가 정당한 ‘시민권’을 누리지 못했다. 계급투쟁 등에서 보듯 이 개념은 마르크스주의의 전유물로 여겨졌지만, 이는 근거없는 통념이다. 계급은 18~19세기 경제학에서 일반적으로 쓰이던 용어였다.

계급이란 기본적으로 사람들을 구분하는 방식이다. 애덤 스미스 같은 고전경제학자들은 자본가와 노동자 등으로 사람들을 나눠 자본주의 경제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자 했다. 당시는 경제를 생산-분배-소비 등의 영역으로 나눠 고찰하는 게 유행이었다. 이때 사람들을 생산수단 소유 여부를 기준으로 자본가와 노동자로 나눌 경우, 경제의 각 영역을 이들 간의 상호작용을 중심으로 묘사할 수 있고, 따라서 경제 전체를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요컨대, 자본가란 생산에서 각종 생산수단과 노동자를 고용해 생산을 조직하고 이윤을 분배받아 이를 주로 생산적으로 소비(투자)하는 집단인 반면, 노동자는 생산 영역에서 자본가에 의해 고용되어 분배받은 임금으로 생계수단을 소비하는 집단이다.


물론 모두가 자본가나 노동자인 것은 아니고 이들 중간에 다양한 집단들이 있다. 이들을 뭉뚱그려 일컫는 표현이 ‘중간계급’이다. 그러니 그 정의가 복잡할 수밖에 없다. 어거지로 공통점을 찾으려니 피상적 유사성에 집착한다. 물론 이들을 그 경제적 기능에 따라 세분화한다면, 우리는 사회에 대한 좀 더 유의미한 지식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밥 먹듯 야근을 하면서도 해고의 불안에 시달려야 하는 노동자와, 부모가 물려준 건물에서 나오는 임대료로 무위도식하는 이를 똑같이 연소득이 7천만원이라는 이유로 같은 집단에 넣어야 하겠는가? 도무지 이 둘을 똑같이 ‘중산층’이라고 부름으로써 우리가 얻게 되는 경제분석상의 잇점이나 세상에 대한 깨달음이 무엇인가?

김공회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연구위원gg@hani.co.kr

등록: 2015-12-14 20:17
한겨레에서 보기: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72182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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