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 칼럼

[유레카] 불평등

admin 2014. 08. 13
조회수 19255

프랑스의 젊은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론>을 둘러싸고 내로라하는 학자들 사이에서 유력 언론을 통한 오피니언 공방이 거세다. 근대성의 주요 가치인 평등의 문제가 탈근대 시대에 새삼 뜨거운 논쟁거리가 되고 있는 셈이다. 언론에서의 ‘피케티 효과’는 좌우를 가리지 않는다.

빅데이터 분석으로 유명한 미국의 젊은 통계학자 네이트 실버의 분석을 보자. 그는 미국의 좌우 성향을 대표하는 케이블 방송 <엠에스엔비시>(MSNBC)와 <폭스뉴스>에서 각각 ‘불평등’이란 단어가 얼마나 자주 언급됐는지를 계산했다. <엠에스엔비시>의 정규 프로그램에서 올 들어 4월까지 불평등이 언급된 횟수는 647번이다. 시간당 평균 0.87번이다.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 역시 시간당 0.57번이다. 지난해에는 시간당 0.08번(폭스뉴스)에 그쳤고, 자본주의 시스템 리스크가 고조됐던 2008년엔 한 해 동안 14번(엠에스엔비시)에 불과했다.

소득 불평등의 대표 사례로 지목된 때문일까. 피케티에 대한 관심은 유럽보다는 미국에서 훨씬 더 높다. 미시간대 교수인 저스틴 울퍼스는 피케티라는 단어를 구글에서 검색한 빈도를 주별로 집계한 뒤 2012년 미국 대선 결과와 비교했다. 피케티에 대한 관심은 수도인 워싱턴디시(DC)에서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어 매사추세츠·뉴욕·코네티컷·메릴랜드 등 동부의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 지역들이 뒤를 이었다. 흥미로운 건, 이들 지역이 대부분 평균소득 수준 또한 상대적으로 높은 곳이란 점이다. 울퍼스 교수는 “피케티에 대한 관심도에서 각 주별 평균 개인소득이 정치 성향보다 더 강력한 상관관계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자본주의 300년의 소득 통계를 분석한 피케티의 연구가 ‘이스털린 역설’(소득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행복도가 그에 비례하지 않는다)이 통하지 않는 부자들의 민낯을 드러낸 때문은 아닐까.

김회승 한겨레경제연구소 연구위원 honesty@hani.co.kr


서비스 선택
댓글
로그인해주세요.
profile image
powered by SocialXE
List of Articles

[착한경제] 오바마노믹스의 본질

등록: 2010.04.01 수정: 2014.10.17 2009년 4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약속했던 두 가지 획기적인 일을 실행에 옮겼다. 우선 백악관에 ‘사회혁신실’(Office of Social Innovation)을 설치하고, 미국진보센터와 구글을 거...

  • HERI
  • 2014.10.17
  • 조회수 4992

[착한경제] '투자에도 만유인력의 법칙이' 아이작 뉴턴의 주식투자

등록: 2010.04.01 수정: 2014.10.17 '주식투자에도 만유인력의 법칙을'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근대 물리학의 아버지 아이작 뉴턴은 ‘남해회사’(South Sea Company)라는 ‘매우 유명한’ 주식의 투자자였다. 그런데 영국 남해회...

  • HERI
  • 2014.10.17
  • 조회수 5742

[착한경제] 낯선 외국 조직과 10분만에 파트너십 이루기

등록: 2010.04.01 수정: 2014.10.17 ‘파트너십’이라는 단어는 낯설지 않습니다. 영리와 비영리간 파트너십이 필요하다, 비슷한 미션을 가진 사회적기업이나 NPO끼리 파트너십이 필요하다는 등 많은 이야기를 듣지요. 하지만 어떤 ...

  • HERI
  • 2014.10.17
  • 조회수 3909

[착한경제] 스타벅스 구조조정이 슬픈 이유

등록: 2010.04.01 수정: 2014.10.16 2008년 4분기에 1억 2천만 달러(약 18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낸 기업이 있다.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으로 시작해 금융시장이 요동을 치면서, 시장 참여자 모두가 공황 상태에 빠져 있던 시기였다...

  • HERI
  • 2014.10.16
  • 조회수 4867

[착한경제] MBA 2.0이 필요하다

<iframe frameborder="0" scrolling="yes" style="width: 100%; height: 100%; background-color: rgb(255, 255, 255);"></iframe> 등록: 2010.04.01 수정: 2014.10.16 전세계의 각종 비영리 사업을 위해 제가 조달해 준 자금이 지금까지...

  • admin
  • 2014.10.16
  • 조회수 4106

[착한경제] 화려하던 MBA의 시대는 갔다?!

등록: 2010.04.01 수정: 2014.10.16 사람은 누구나 지울 수 없는 '시그널'을 달고 삽니다. 그것은 국적이나 출신지역이기도 하고, 피부색이기도 합니다. 출신학교의 이름이기도 하고, 부모님의 직업 및 사회적 지위이기도 합니다. ...

  • admin
  • 2014.10.16
  • 조회수 4091

[착한경제] 착한 일을 더 크게 하려면, 필요한 것은 '돈'

등록: 2010.04.01 수정: 2014.10.16 사회적기업을 키울 때 드는 돈은 어디서 찾을까? (Expansion Finance for Social Impact) 또 돈 이야기입니다. 요즘 제 관심사가 사회적 가치를 어떻게 financing할 것인지에 있습니다. ...

  • admin
  • 2014.10.16
  • 조회수 4315

[착한경제] 글로벌 금융 위기, 위협일까 기회일까

등록: 2010.04.01 수정: 2014.10.16 2009년 3월 영국 옥스포드대학에서 열린 스콜세계포럼에서 보니, 영국이나 미국 사회적기업이나 비영리기관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양입니다. 금융시장 붕괴, 특히 주식시장 붕괴가 큰 이유라고...

  • admin
  • 2014.10.15
  • 조회수 3560

[착한경제] 사회적 가치투자, '착한 일'에 투자하기

<iframe frameborder="0" scrolling="yes" style="width: 100%; height: 100%; background-color: rgb(255, 255, 255);"></iframe> 등록: 2010.04.01 수정: 2014.10.16 사회적기업에게 ‘자금’은 이제 낯선 단어가 아닙니다. 사회적 가치를...

  • admin
  • 2014.10.15
  • 조회수 4431

[착한경제] 글로벌 금융위기, 돼지저금통으로 극복하자

등록: 2010.03.31 수정: 2014.10.16 글로벌 금융위기는 사회적기업가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까요? 2009년 3월 25~27일 영국 옥스포드대학에서 열리는 스콜월드포럼(Skoll World Forum)에 참석했습니다. 스콜월드포럼은 이베이 창립자인...

  • admin
  • 2014.10.15
  • 조회수 5358

[싱크탱크 시각] 개발사업에 사라진 ‘가고파의 고향’

등록 : 2014.09.14 19:00 툴바메뉴 스크랩 오류신고 프린트 기사공유하기facebook6 twitter10 보내기 이현숙 한겨레경제연구소장 ‘내 고향 남쪽 바다/ 그 파란 물 눈에 보이네/ 꿈엔들 잊으리요/ 그 잔잔한 고향 바다/ 지금도 그...

  • admin
  • 2014.09.15
  • 조회수 5396

[유레카] 투기와 거품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주식·부동산 등 자산시장 지표(케이스-실러 지수)를 만들어 지난해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그가 개발한 분석 지표에 따르면, 현재 미국 증시의 주가수익률은 25로 1년 전보다 2포인트 높아졌다. 이 ...

  • admin
  • 2014.09.02
  • 조회수 5247

[유레카] CEO 프란치스코

‘파파 프란치스코’가 100시간여 한국 체류를 마치고 출국했다. 가는 곳마다 구름 인파가 몰렸고 잔잔한 열광이 일었다. 한바탕 ‘메시아 신드롬’이 태풍처럼 헤집고 간 느낌이다. 한국을 아시아의 첫 방문지로 정한 교황청의 선...

  • admin
  • 2014.08.21
  • 조회수 5471

[이봉현의 소통과 불통] 묘수보다 기본

이봉현 경제·국제 에디터 진리는 단순, 질박할 때가 많다. “묘수 세 번이면 그 바둑 진다”는 바둑 격언이 있는데 기본을 갖춘 단순한 것들이 복잡하고 현란한 것보다 힘이 세다는 뜻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번주 한국을...

  • admin
  • 2014.08.13
  • 조회수 5212

[유레카] 상속예찬

부자는 왜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주려 할까? 그레고리 맨큐 하버드대 교수가 얼마 전 이와 관련한 주장을 <뉴욕 타임스>에 기고했다. 그의 논리를 따라가 보자. 부자의 상속은 자신이 지금 쓸 돈을 절약해 미래 후손에 투자하...

  • admin
  • 2014.08.13
  • 조회수 5228

[유레카] 생존을 위한 연극

영국의 기숙형 사립학교(보딩스쿨)는 고위 관료와 정치인의 필수 코스다. 데이비드 캐머런 현 총리를 포함해 영국 내각의 절반 이상이 보딩스쿨 출신이다. 명문 보딩스쿨을 나와 옥스브리지(옥스퍼드-케임브리지)를 거쳐 고위직에 진...

  • admin
  • 2014.08.13
  • 조회수 5083

[유레카] 불평등

프랑스의 젊은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론>을 둘러싸고 내로라하는 학자들 사이에서 유력 언론을 통한 오피니언 공방이 거세다. 근대성의 주요 가치인 평등의 문제가 탈근대 시대에 새삼 뜨거운 논쟁거리가 되고 있...

  • admin
  • 2014.08.13
  • 조회수 19255

[싱크탱크 시각] 세월호 사건과 사회적경제기본법

사회적경제기본법 제정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연초부터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던 새누이현숙 한겨레경제연구소장 리당 사회적 경제 특별위원회(특위)는 지난 10일 법률안을 마련해 공청회를 열었다. 특위가 꾸려진 지 석달여 만에 법...

  • admin
  • 2014.04.28
  • 조회수 10408

[싱크탱크 시각] 잔디깎기식 규제개혁 유감

규제개혁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지난달 20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규제개혁 장관회의 및 민관합동 규제개혁 점검회의 뒤 규제개혁 추진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규제가 제거해야 할 암덩어리로까지 규정되면서 후속조처가...

  • HERI
  • 2014.04.08
  • 조회수 6739

[싱크탱크 시각] 사회적 경제, 지방선거 이슈로 뜬다

6·4 지방선거가 80일 앞으로 다가왔다. 지방선거는 풀뿌리 민주주의인 지방자치의 핵심이다. 이현숙 한겨레경제연구소장 지방선거에서 뽑힌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은 지방정부를 구성해 지역 살림을 꾸려나간다. 아주 소박...

  • admin
  • 2014.03.17
  • 조회수 70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