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 칼럼
사회적경제기본법 제정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연초부터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던 새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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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숙 한겨레경제연구소장
리당 사회적 경제 특별위원회(특위)는 지난 10일 법률안을 마련해 공청회를 열었다. 특위가 꾸려진 지 석달여 만에 법률안이 세상에 나왔다. 일찍이 ‘사회적경제기업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발의해 놓은 새정치민주연합에서도 공동발의나 별도발의를 고려하고 있다. 여야가 협력해 공동의 목표를 향해 같이 나아가는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가 모아진다.

그런데 정작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등 사회적 경제 조직 간에 사회적경제기본법안 내용이나 제정 시기와 속도에 대한 이견들이 적잖이 있다. 사회적 경제가 지속 가능하게 커가기 위해 긴 안목으로 보고 뜻을 모았으면 한다.

우선 정부의 역할에 대해 지나친 기대보다는 사회적 경제의 연대와 협력을 돕는 데 방점을 찍었으면 한다. 흔히 주류 경제에 있는 사람들은 사회적 경제가 글로벌 시장경제에서 경쟁력이 있는지 의문을 던진다. 사실 개별 사회적 경제 조직을 보면 이런 우려는 있을 법하다. 하지만 이들이 가치와 비전을 공유하고 부족한 물적, 인적 자원을 연대와 협력으로 보완하면 상당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된다.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등 유럽 사회적 경제 조직의 경우에도 이러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들 나라에서는 기존의 전통적인 사회적 경제 조직인 농협, 신협 등과 후발 사회적 경제 조직인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사이의 사업적 협력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따라서 사회적경제기본법에서는 사회적 경제 조직의 상호연대를 돕는 제도적 환경을 만드는 데 초점을 뒀으면 한다. 사실 연대와 협력은 사회적 경제 조직에서도 가장 어려운 지점이다. 당장 활발하게 실행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안성, 원주나 전북처럼 농협, 신협 등과 협동조합, 마을기업, 사회적 기업이 서로 협력을 시도하고 있는 곳에서 성과를 내는 기반은 될 수 있다. 여기서 성공의 경험이 쌓이면 앞으로 더 많은 협력과 연대의 사례가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연대와 협력이 사회적 경제 조직의 경쟁력이 될 수 있고 지속가능성의 근간이 될 것이다.

정부 부처 통합 문제는 사회적 경제 조직이 성장 단계에서 다양한 경로를 선택할 수 있도록 총괄기관을 두는 데 의미가 있다. 예컨대 마을기업으로 창업한 사회적 경제 조직이 2년 뒤 예비 사회적 기업이나 협동조합으로 전환할 경우 현재의 부처간 칸막이는 이를 어렵게 하는 측면이 있다. 현재 사회적 경제 조직 관련 업무는 고용노동부(사회적 기업), 안전행정부(마을기업), 기획재정부(협동조합), 보건복지부(자활기업), 농림축산식품부(농어촌공동체회사)로 나눠져 있다. 또한 정부정책에서 사회적 경제 조직이 경제조직으로 인정받아 금융, 조달, 세제, 연구개발(R&D), 창업보육 등의 지원에서 차별받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런 맥락에서 기획재정부가 정책조정총괄 업무를 맡는 것은 경과 조치로 접근했으면 한다. 향후 별도의 처나 청, 또는 상설자문위원회로 진화해야 할 것이다.

사회적 경제는 기존 자유시장경제와 자본주의의 한계를 극복하는 대안이다. 경쟁과 효율 중심의 경제가 어떤 괴물을 낳을 수 있는지 이번 세월호 참사에서 우리는 똑똑히 확인할 수 있었다. 돈만 중시하는 경제로는 우리 사회의 안전과 행복을 담보할 수 없다. 탐욕 대신 이타심, 상호성, 협동, 사회적 목적 같은 동기가 지배하는 경제조직을 만들고 제도화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사회적경제기본법 제정은 의미 있는 출발이다. 사회적경제기본법 제정을 늦추지 말아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이현숙 한겨레경제연구소장 h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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