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 칼럼

6·4 지방선거가 80일 앞으로 다가왔다. 지방선거는 풀뿌리 민주주의인 지방자치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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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숙 한겨레경제연구소장
 지방선거에서 뽑힌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은 지방정부를 구성해 지역 살림을 꾸려나간다. 아주 소박하게 얘기하면 이들 지역 일꾼이 해야 할 일은 지역 주민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다. 무엇보다 먹고사는 민생 문제 해결에 힘을 쏟는 일이다.

지난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조사 결과에서도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의 최대 관심사는 지역경제 활성화로 나타났다. 지역경제 활성화가 전체 170개 어젠다 가운데 무려 40개를 차지했다. 2010년 지방선거 때 조사에서도 유권자들은 가장 중요한 의제로 ‘서민 중심 경제정책’을 꼽았다. 4년이 지났지만 서민들은 여전히 먹고살기가 팍팍하다. 경제 살리기는 서민들의 절박한 요구가 아닐 수 없다.

최근 지역경제 활성화 관련 공약 방향에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이전에는 대기업이나 국책사업을 유치하는 등 외부의 자원을 끌어들이는 것이 주요 공약 방향이었다. 하지만 이 방식은 지역경제 선순환의 성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이번 선거에서는 마을기업,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같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주민 스스로 지역의 문제를 찾아 그 해결책을 모색하며, 주민 간의 연대를 강화하는 노력을 지원하는 공약 방향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이런 변화는 사회적 경제를 진보진영이 선점한 이슈로 봐 왔던 새누리당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황우여 대표가 사회적 경제의 필요성을 공식 언급한 뒤, 사회적경제특별위원회를 만들고 사회적경제 기본법을 준비해 가고 있다. 새누리당 사회적경제특별위원회는 이번 지방선거가 새누리당이 사회적 경제에 대해 본격적으로 접근하는 첫 선거가 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민주당도 사회적경제정책협의회를 만들어 정책과 공약을 준비해 가고 있다.

여야 정당과 종교계, 시민단체가 함께 사회적 경제 활성화를 내걸고 전국 연대모임도 만들었다. 6일 출범한 전국사회적경제매니페스토실천협의회의 주된 역할은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사회적 경제에 눈을 뜨고 유권자인 시민에게 관련 공약을 많이 내놓고 경쟁을 잘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이다. 협의회는 ‘국민에게 드리는 약속’에서 건강한 지역공동체를 만드는 데 기반이 되는 사회적 가치를 담았다. 빈곤을 해소하는 복지, 따뜻한 일자리, 사람과 노동의 가치, 협력과 연대의 가치, 지역공동체의 복원 등이다. 협의회 출범은 우리 사회가 사회적 경제라는 큰 흐름에 공감하고 소통을 시작했다는 데도 의미가 있다. 사회적 경제에 돋보기를 댄 매니페스토라는 점에서 사회적 경제가 6·4 지방선거 이슈로 비중 있게 다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정당과 후보자들이 사회적 경제 관련 정책과 공약을 만들 때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사회적 경제 육성은 단순히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이라는 복지적 관점에서가 아니라 새로운 지역경제 정책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 그래야 산업, 주거, 일자리, 환경, 먹거리, 교육 등 지자체 정책 전반이 지역 내 경제 자원의 선순환 구조로 연결될 수 있다. 사회적 경제 조직을 키우는 것이 주민의 삶을 개선하고, 지역 내 경제 자원의 활용도를 높이고, 지역 자원의 외부 유출을 줄이는 성과로 이어진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부문과 영역의 경계를 넘어 사회적 경제를 적용한 정책과 공약이 만들어져 건강한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졌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유권자들이 후보들의 공약에 관심을 갖고 소중한 한 표를 자신과 지역을 위해 꼭 행사하는 것이다.

이현숙 한겨레경제연구소장 h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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