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 칼럼
머스크의 트위터. 김재욱 화백
머스크의 트위터. 김재욱 화백

2006년 7월 등장한 트위터는 스마트폰 시대와 맞물려 인류의 정보 이용 방식을 바꾼 소셜미디어다. 휴대전화 문자의 글자수 한도처럼 140자까지만 글을 쓸 수 있는 단문메시지 공유서비스로 출발했지만, 팔로·공유 기능을 통해 모바일 환경에서 강력한 실시간 정보유통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누구든지 마음만 먹으면 어떤 정보든 순식간에 전세계에 퍼뜨릴 수 있는 언론 발행인의 권력과 기능을 부여했다.


지진과 전쟁, 열차 탈선 뉴스도 항상 ‘1보’는 트위터로 알려졌다. 일본의 소프트뱅크 회장인 손정의는 2010년 트위터를 사용한 직후 “트위터에 궁금한 것을 올렸더니 순식간에 답이 돌아왔다”며 “우뇌와 좌뇌에 이어 외뇌를 얻은 느낌”이라고 경탄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하루에도 수십번 트위터에 글을 올리며 유권자와 여론을 직접 상대해온 ‘트위터 정치인’이다. 2021년 <워싱턴 포스트> 팩트체크팀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는 대통령 재임 4년 동안 2만5천건 넘는 트위트를 올렸고 총 3만여회 사실 아닌 주장을 쏟아냈다. 트위터는 트럼프가 트위터에서 ‘사기 대선’ 거짓 주장을 하며 지난해 1월 국회 의사당 폭력을 선동한 이유로, 그의 계정을 영구 정지하고 퇴출시켰다.

테슬라의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는 번복·재번복을 거치며 지난달 440억달러(약 62조원)에 트위터를 인수한 뒤 연일 파격 조처를 쏟아내고 있다. 머스크는 전직원의 절반(3700명)을 해고하고 남은 직원들에겐 ‘고강도 장시간 근무’와 ‘퇴사’ 중 택일을 요구했다. 머스크는 지난 18일 트위터에서 트럼프의 트위터 복귀에 대한 설문조사를 24시간 동안 진행한 뒤, 이튿날 “찬성이 51.8%”였다며 ‘영구 정지’된 트럼프의 계정을 부활시켰다.

시장의 의구심 속에 테슬라와 스페이스엑스(X)를 성공시킨 머스크가 트위터에서도 경영능력을 발휘할지 관심이다. 머스크의 독단에 반발해 트위터를 떠나겠다는 필수인력이 수백명에 이르고 광고주와 이용자 이탈도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머스크의 트위터’ 생존 여부보다 중요한 것은 강력한 정보 유통과 여론 형성 플랫폼이 재벌과 기술자의 손아귀에 놓이는 상황이다. 마이클 샌델이 말하듯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 지켜져야 건강한 사회다.


구본권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 starry9@hani.co.kr


한겨레에서 보기 :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068170.html

서비스 선택
댓글
로그인해주세요.
profile image
powered by SocialXE
List of Articles

‘금융 대통령’ 이복현 [아침햇발]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이복현 금감원장. 연합뉴스 곽정수 |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선임기자 이원조 전 국회의원은 5·6공 시대 ‘금융계 황제’로 군림한, 관치금융의 상징이었다. 친구인 전두환·노태우 두 대통령을 등에 업고 국가...

  • HERI
  • 2023.02.17
  • 조회수 814

챗지피티는 누구나 쓸 수 있는 ‘거짓말 제조기’? [유레카]

챗지피티. 김재욱 화백 챗지피티(ChatGPT)가 두달여 만에 월 사용자 1억명에 도달해 가장 빠르게 보급된 기술로 불리며 국내에서도 월 20달러 유료 서비스가 시작됐다. 챗지피티는 거대 언어모델 인공지능으로, 인류가 쌓은 지식...

  • HERI
  • 2023.02.17
  • 조회수 1041

정치 바람 안 타는 에너지요금 결정기구 필요하다 [아침햇발]

전기·가스요금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처럼 독립적, 전문적인 기구에서 결정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은 금통위에서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하는 회의를 하고 있다. 한은 제공 이봉현 | 경제사회연구원장 겸 논설위원 최근...

  • HERI
  • 2023.02.13
  • 조회수 729

챗지피티 시대엔 ‘헛소리 탐지능력’이 필수 [유레카]

‘글쓰는 인공지능’ 챗지피티 시대의 필수능력. 김재욱 화백 2016년 3월 이세돌-알파고 대국이 예고편이라면, 지난해 11월30일 공개된 오픈 에이아이(Open AI)의 ‘챗지피티’(ChatGPT)는 인공지능 시대의 본격 개막 신호다. 거...

  • HERI
  • 2023.01.26
  • 조회수 1019

윤석열표 에너지 정책, ‘세마리 토끼’ 다 놓친다 [아침햇발]

게티스이미지뱅크 이봉현 ㅣ경제사회연구원장 겸 논설위원 윤석열 정부가 재생에너지 발전 목표를 낮춘 것은 세계적 추세와 정확히 반대로 가는 것이자 한국 경제의 미래를 갉아먹는 일이다. 국제사회에 약속한 탄소 중립 목표를...

  • HERI
  • 2023.01.13
  • 조회수 1008

디지털 시대에 필요한 ‘새해 계획’ [유레카]

시간 절약 기술과 ‘타임 푸어’. 김재욱 화백 새해를 맞아 다짐하는 계획 중에는 알찬 시간 사용법이 빠지지 않는다. 1000년 전 송나라 주희는 “늙기는 쉬워도 배움을 이루기는 어려우니, 한순간도 가벼이 보내지 말라”고 ...

  • HERI
  • 2023.01.03
  • 조회수 767

황당한 ‘통계조작’ 거짓말…진짜 사기단은 국힘과 보수언론

[아침햇발]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해 통계조작 의혹에 대해 국민에 사과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왼쪽부터 주호영 원내대표, 정 비대위원장, 성일...

  • HERI
  • 2022.12.26
  • 조회수 951

[아침햇발] 은행알을 삶아 농약을 만들었다 / 이봉현

땅은 훌륭한 탄소저장고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초지 1㎡당 연간 최대 40g의 탄소를 흡수할 수 있다. 특히 콩을 재배하는 초지는 탄소흡수량이 39% 증가한다.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으면 농지의 탄소 흡수 기능은 ...

  • HERI
  • 2022.12.19
  • 조회수 1068

윤 대통령의 ‘가짜뉴스’ 장사 [유레카]

윤석열 대통령과 가짜뉴스. 김재욱 화백 윤석열 대통령이 ‘가짜뉴스’를 직접 입에 올리는 일이 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출근길 회견에서 “엠비시(MBC)에 대한 전용기 탑승 배제는 우리 국가 안보의 핵심 축인 ...

  • HERI
  • 2022.12.13
  • 조회수 870

[아침햇발] 이재용 회장의 ‘약속’이 진심이라면 / 곽정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0월28일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삼성전자 협력회사 디케이를 방문해 생산라인을 돌아보고 있다. 회장 승진 이후 첫 방문지로 협력업체를 선택한 것은 상생경영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 HERI
  • 2022.11.30
  • 조회수 870

윤 대통령은 존슨이 선물한 ‘처칠 팩터’ 내팽개쳤나 [아침햇발]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지난 5월9일 서울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집무실에서 어맨다 밀링 영국 국무장관으로부터 보리스 존슨 당시 영국 총리가 직접 쓴 책 <처칠 팩터>를 전달받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봉현 ㅣ 경제사회...

  • HERI
  • 2022.11.25
  • 조회수 976

[유레카] ‘머스크의 트위터’ 성패보다 중요한 것 / 구본권

머스크의 트위터. 김재욱 화백 2006년 7월 등장한 트위터는 스마트폰 시대와 맞물려 인류의 정보 이용 방식을 바꾼 소셜미디어다. 휴대전화 문자의 글자수 한도처럼 140자까지만 글을 쓸 수 있는 단문메시지 공유서비스로 출발했...

  • HERI
  • 2022.11.21
  • 조회수 917

[아침햇발] 윤석열의 ‘무능 리스크’ / 곽정수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31일 오전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방문, 조문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곽정수 |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선임기자 이태원에서 안타까운 참사가 일어난 지 나흘...

  • HERI
  • 2022.11.02
  • 조회수 1074

[유레카] 차별마저 학습한 챗봇, ‘이루다’가 돌아왔다 / 구본권

챗봇 이루다. 김재욱 화백 국내 인공지능 기업 스캐터랩이 개발한 채팅로봇(챗봇) ‘이루다’가 지난 27일 서비스를 재개했다. ‘스무살 여대생’ 챗봇이 이용자들의 왜곡된 성관념, 혐오 발언을 학습하고 개인정보 유출 문제를 ...

  • HERI
  • 2022.11.01
  • 조회수 823

지도에도 없는 길 들어섰는데, 뒤만 보는 운전자 [아침햇발]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마친 뒤 텅 빈 야당 의원석을 지나 퇴장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봉현 ㅣ 경제사회연구원장 겸 논설위원 강원도 태백에는 ‘삼수령’이라...

  • HERI
  • 2022.10.28
  • 조회수 871

추경호 부총리, 무지한 건가 뻔뻔한 건가? [아침햇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월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1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왼쪽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곽정수 |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선임기자 “한국은 영국...

  • HERI
  • 2022.10.12
  • 조회수 1009

착하지도 나쁘지도 않은 ‘봇’

[유레카]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인수하기로 한 트위터와 봇 테슬라의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지난 4월 440억달러(약 62조원)에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트위터를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가 뒤집었다. 머스크는 7월 트위터...

  • HERI
  • 2022.10.11
  • 조회수 838

택시가 잡히지 않는 밤에 타다를 ‘복기’하며 / 이봉현

[아침햇발] 코로나 팬데믹 이후 택시기사가 배달 등으로 대거 이직해 수도권에서 밤 시간 택시 잡기가 매우 힘들어졌다. 지난 4월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자정이 넘은 시간에 시민들이 택시를 잡기 위해 길거리에 서 있다. 연...

  • HERI
  • 2022.10.05
  • 조회수 1003

[유레카] 등반가 쉬나드가 연 ‘자본주의의 새 길’ / 구본권

파타고니아 창립자 이본 쉬나드. 김재욱 화백 한동안 극점과 8000m대 봉우리는 숱한 생명을 삼킨 모험과 과시적 국가주의의 대상이었다. 1964년 중국 시샤팡마(8027m)를 끝으로 8000m 14좌 모두에 사람 발길이 닿고, 1986년 라인홀...

  • HERI
  • 2022.09.26
  • 조회수 1158

[아침햇발] 전현희 위원장에 박수를 보내는 이유 / 곽정수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이 지난 8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감사원의 감사 재연장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면서 눈물을 닦고 있다. 연합뉴스 곽정수 |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선임기자 “감사원은 직무상 대통령으로부터도 독립된 위...

  • HERI
  • 2022.09.16
  • 조회수 9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