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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4월30일 개당 3만9000원에 출시한 위치추적용 액세서리 에어태그. 애플 제공
애플이 4월30일 개당 3만9000원에 출시한 위치추적용 액세서리 에어태그. 애플 제공


“열쇠를 어디 뒀더라” 더이상 건망증을 탓하지 않게 만들 똑똑한 위치알리미가 등장했다. 애플은 지난달 30일 위치 추적용 소형 액세서리 ‘에어태그’를 출시했다. 500원 동전 크기의 작고 가벼운 형태여서 다양한 물건에 쉽게 매달 수 있는 블루투스 기기다. 배터리 하나로 1년간 작동하며 전세계 10억대의 애플 기기 네트워크를 통해, 사용자에게 에어태그의 위치를 정확하게 알려준다. 국내에서도 지난 10일 전파인증을 통과해 곧 판매될 예정이다. 애플은 1개에 3만9000원, 4개들이 12만9000원으로 국내 판매가를 공개했고, 에르메스와 함께 만든 열쇠고리, 여행가방 인식표용 고급 가죽 액세서리도 판매하고 있다.

핸드백·의류는 물론 반려동물 등에 쉽게 부착해 실시간으로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이용자는 아이폰에서 에어태그에 각각 이름을 입력해 관리할 수 있고, 소리를 나게 할 수도 있다. 아이폰에서 ‘나의 찾기’를 활성화하면 블루투스를 통해 전세계 애플 기기를 통해 구축된 애플 네트워크에서 에어태그 위치를 감지해 소유자에게 위치를 알려준다. 주인을 알 수 없는 에어태그를 발견할 경우 아이폰을 갖다 대면 소유자가 설정한 연락처 등 정보를 제공한다.

숨길 수 있는 소형 기기가 실시간 위치를 알려주는 만큼 미행과 스토킹 도구로 악용될 수 있다. 애플은 업계 최초로 스토킹을 방지하는 기능을 갖췄다고 홍보했다. 자신과 상관없는 에어태그가 주변에 있으면 아이폰에 알람을 보내고 에어태그에서 경고음을 내는 기능이다. 미국에서는 에어태그와 유사한 기능의 위치추적 기기 타일을 스토킹 도구로 사용했다가 적발된 사례가 있다. 하지만 스토킹 방지 기능은 완벽하지 않다.

지난 6일 <워싱턴포스트>가 에어태그를 1주일간 테스트한 뒤 보도한 기사에서 ‘빈틈’이 여럿 지적됐다. 숨겨진 에어태그에 대해 아이폰 알림을 받았지만, 에어패드에서 15초간 울리는 60데시벨의 경고음은 새가 지저귀는 수준이어서 난청자에겐 들리지 않을 수 있다. 모르는 에어태그에 대한 알림도 안드로이드폰 사용자에겐 제공되지 않는다. 또한 에어태그는 소유자와 3일 이상 떨어지면 경고음을 내도록 설계되어 있어, 72시간 안에 소유자 아이폰과 연결되면 재설정된다. 같이 사는 사람이나 스토커가 근접거리로 정기적으로 접근할 수 있을 경우엔 경고음 기능이 무용할 수 있다는 게 체험기사의 지적이다. 자동차에 부착할 경우 엔진음에 경고음이 가릴 수 있으며, 에어태그가 널리 보급될 경우엔 곳곳에서 경고음 공해가 생겨날 수도 있다. 감시용 에어태그를 적발해도 설치, 소유자를 역추적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값싸고 편리한 미행과 스토킹 도구의 출현이다.

실시간으로 사물의 위치를 제공해주는 에어태그는 편리함과 섬뜩함의 두 얼굴을 지니고 있다. 편리하고 강력한 기술의 등장은 사회적 감시의 업그레이드도 요구한다.

구본권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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