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 칼럼

등록: 2011.11.09 수정: 2014.11.12


1. SK 최태원 회장 검찰 수사

검찰이 최태원(51) SK그룹 회장과 동생인 최재원(48) 수석부회장이 1천억원이 넘는 회삿돈을 횡령한 정황을 포착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검찰이 어제 이런 혐의를 두고 SK그룹 지주회사와 SK그룹 본사 사옥과 SK텔레콤 빌딩, SK C&C 사옥 등에 수사관 100여명을 투입해 압수수색했다.

-- 구체적으로 어떤 혐의인가요?

최태원 SK 회장이 2008년부터 선물에 투자한 돈은 5000억원에 이른다. 최 회장은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팔거나, 동생인 최재원(48) 에스케이그룹 부회장을 통해 차명으로 대출을 받아 이 투자금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무속인 출신으로 알려진 김원홍 에스케이해운 전 고문을 통해 투자된 돈은 상당 부분 손실을 봤다.

이 대목에서 에스케이그룹 최 회장 일가의 횡령 의혹 사건이 시작됐다. 검찰 수사는 결국 최 회장이 입은 투자 손실을 SK 계열사의 돈으로 메운 것 아니냐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SK 계열사들이 창업투자사인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 2800억원을 투자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일부가 최 회장 쪽으로 넘어간 것이 아니냐는 혐의를 두고 수사 중이다.

-- 만일 그게 사실이라면 횡령이네요. 회사돈으로 개인이 투자를 했다는 이야기인데요.

사실이라면 횡령이다. SK 쪽에서는 일단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다. 프랑스에서 열리고 있는 G20정상회의의 비즈니스서밋에 참석중이던 최태원 회장은 급히 귀국했다.

-- SK에 끼치는 영향은 무엇일까요?

우선 당장 코앞에 닥친 하이닉스 인수 건이 있다. SK는 반도체기업인 하이닉스를 인수하려고 입찰을 준비 중이었다. SK는 규제산업에 속하는 통신과 에너지가 중심인 기업인데, 본격적인 수출 제조업에 진출하려고 한 것이다. 글로벌화하려고 한 것인데, 검찰 수사로 여론이 나빠지면 인수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2009년에 단독으로 하이닉스 인수의향서를 낸 효성그룹은 특혜 시비와 비자금 의혹 등으로 인수 작업을 중단했었다.

또 하나는 CEO인 최태원 회장에 대한 것. 에스케이글로벌 사태(2003년)으로 구속됐었다. 감옥에서 나온 뒤 사회책임경영 전도사 역을 자임하면서 지냈다. 사회책임경영을 관장하는 국제기관인 유엔글로벌콤팩트의 본부 이사이기도 하다. 사회적 책임과 투명경영을 외치던 그가 이번 수사 결과에 어떤 영향을 받을지 주목.


2. 이탈리아 베를루스코니 총리 사임

어제 사임설을 전했는데, 실제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가 유럽연합(EU)에 약속한 경제개혁 조치가 의회에서 통과되면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르면 다음 주 사임할 것으로 보인다. 베를루스코니는 지난 2일 긴급 소집한 각료회의에서 경제개혁 수정안 채택했고 이를 의회가 논의할 예정. 여기는 제한된 영역에서 정부 자산을 매각하고 지방 공공서비스를 민영화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사의 표명은 이날 오후 실시된 2010년 예산 지출 승인안 표결에서 과반 확보에 실패한 데 따른 것이다. 야당 의원 321명이 대거 기권해서, 예산 지출 승인은 이뤄졌지만 재적 630석의 과반이 확보되지 못함. 야당과 연정 파트너들이 사임 요구. 하원 표결 직후 이탈리아 국채 10년물의 수익률은 1999년 이후 최고치인 6.77%까지 치솟아 시장도 압력을 더했다.

앞으로 조기총선 또는 중도우파연정 확대로 가닥 잡을 듯. 기업가출신으로 총리를 세 번 지내며 중도우파연정을 이끌던 베를루스코니 사임으로, 유럽 위기가 정치적으로 정리되어가는 모양새다. 9월 신용등급 강등 11월 초에 IMF 자금지원 거부 등으로 맞은 이탈리아 위기도 정리 국면. 유럽재정안정기금에 돈을 누가 낼 지가 점점 더 주목.


3. 뉴욕증시 상승

8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이탈리아 총리의 사퇴 소식에 상승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0.84% 오른 12,170.1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1.17%, 나스닥 종합지수는 1.2% 상승.


4. 백화점 입점 수수료 인하

대형백화점 3사가 중소납품업체 1054곳의 판매수수료율을 3~7%포인트씩 내리기로 했다. 100만원짜리 제품을 팔 경우 평균 32만원을 백화점에 판매수수료로 내던 게 25만~29만원 수준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과 거래하는 중소납품업체의 절반가량이 인하 대상이다. 백화점들 입장에선 지난해 영업이익의 2% 수준인 연간 40억~140억원을 포기.


5. 만기 지나도 이자 준다

예금이나 적금을 든 후 만기가 돼도 찾지 않는 사람들이 꽤 많다. 이런 예ㆍ적금에는 지금까지 이자 혜택이 거의 없었다. 대출 재원으로 쓰이게 되면 연 6%에 가까운 대출이자를 거둘 수 있으니 은행에게는 그야말로 `수지맞는' 장사였다. 올해 사상 최대의 이익을 거두고도 이러한 `이자 장사'에만 몰두하는 행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은행들이 이를 개선하기로 했다. 주요은행들이 만기 뒤에도 약정이율의 20%~절반 가량을 줄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6. 실업률 하락

10월 실업률은 2.9%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0.4%포인트 하락했고,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6.7%로 작년 동월보다 0.3%포인트 내렸다. 10월 취업자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50만1천명 증가해 사상 첫 50만명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이원재 한겨레경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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