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 칼럼

등록: 2010.10.06 수정: 2014.11.11


“본인은 소비를 실질적으로 하나, 이념적으로 하나” 최근 이마트 피자가 인기리에 판매되면서 트위터에서 벌어진 일부 누리꾼들과의 설전 중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되물은 말입니다. 정용진 부회장은 동네 영세 피자가게들의 피해를 우려하는 누리꾼의 비판에 소비자의 선택이라며 소비를 이념적으로 한다고 오히려 맞받아쳤습니다.


물론 기존의 경제학에서 소비자의 구매결정 기준은 이기심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다양한 환경변화로 이러한 가정이 바뀌어야 하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착한 소비, 윤리적 소비>에서 송인숙 가톨릭대학 교수를 비롯한 4명의 저자들은 오늘날 소비자의 선택이 경제적 선택과 동시에 사회적 선택의 조화 속에서 이뤄져야 하는 패러다임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먼저 과거의 생산 지향 공급자 중심에서 소비 지향의 소비자 중심으로 시장경제 환경이 변화하고, 세계화, 국제화로 인해 소비생활의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 환경이 변화하였다. 또한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로 인해 자원이 고갈되고, 환경오염에 의한 지구 온난화로 자연 생태계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환경변화로 소비자 개개인은 자신의 만족을 추구하는 선택만이 아니라 자신의 선택이 지역 혹은 전 지구촌의 사회, 경제, 문화, 정치, 자연생태 등에 어떠한 결과를 야기하는가를 인식하여 책임 있는 행동을 하도록 요구되고 있다.”


저자들은 소비자들이 기업과 더불어 사회를 구성하는 하나의 경제단위이고 그 사회 울타리를 벗어날 수 없는 사회 단위이며, 따라서 사회적 중요성을 지닌 존재이므로 그 선택에 수반된 사회적 책임을 요구받고 있다고 봅니다. “쇼핑을 할 때 자신이 내리는 사소한 선택 하나하나가 자원 고갈이나 환경파괴로 이어지거나 저개발국가 사람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부분까지 고려하면서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기업 입장에서 이러한 소비변화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를 저자들은 세계적인 컨설팅사인 맥킨지의 보고서를 인용해 보여줍니다. “2007년 ‘경쟁의 새로운 규칙 형성’이라는 보고서는 ‘제품 구매결정을 내릴 때 적어도 몇 번 정도는 해당 기업의 사회적 평판을 감안하는’ 윤리적 소비자층이 크게 증가하고 있으므로 기업들은 이 계층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제 소비자들은 단순히 상품 자체에만 관심을 두지 않는다. 브랜드 뒤에, 제품 뒤에 실제로 무엇이 있는지 알고 싶어 한다.” 즉 아무리 질 좋은 제품을 생산하더라도 소비자들에게 환경오염 유발 기업, 혹은 노동착취공장으로 낙인이 찍히면 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자들은 모든 개인은 질 좋은 상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인 동시에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희망하는 ‘시민’임을 강조합니다. 따라서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된 국가와 계층을 중심으로 지구환경과 인권 등을 고려해 제품을 구매하는 윤리적 소비가 확산되고 있는 것은 특별한 현상이 아닌 당연한 귀결이라고 봅니다. 결론적으로 윤리적 제품을 선택하는 것은 공동선에 대해 생각해 보고 자기의 욕구에 따라 행동하는 이들에게 행동지침을 제시할 수도 있고 더 나은 사회를 위한 대안을 선택할 수 있게 해 준다는 것입니다.


“산다(live)는 것은

산다(buy)는 것이며

산다(buy)는 것은 권력이 있다는 것이며

권력이 있다는 것은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 인용되어 있는 19세기 국민소비연맹 모토입니다. 우리의 소비가 어떻게 바뀌어야 할 지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 같은 문구로 다가옵니다.


이현숙 한겨레경제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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