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 칼럼
황금 삼각형  출처: 위키피디아
황금 삼각형 출처: 위키피디아

황금비는 가장 미학적인 분할을 뜻한다. 주어진 길이가 1 : 1.618로 나누어질 때다. ‘신의 비율’로 여겨져 그림과 건축 등의 분야에서 널리 응용됐다. 황금 삼각형은 이처럼 두 변의 길이의 비가 황금비를 이룬 이등변삼각형을 가리킨다. 흔히 ‘골든 트라이앵글’이란 영어로 통용된다. 수학적으로는 꼭지각과 밑각이 각각 36도와 72도인 이등변삼각형이다.


문재인 정부의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국정과제 5개년 계획서’를 마련해 13일 대통령에게 보고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계획서에는 소득주도성장 등 핵심 국정과제와 실현전략이 담겨 있는데, 이를 실현하는 요체로 황금 삼각형 모델이 제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예컨대 소득주도성장은 성장·고용·복지가 함께 가는 황금 삼각형 구축으로 완성된다는 것이다. 이 구상은 유연한 노동시장, 높은 수준의 실업보호, 직업훈련 등 적극적 노동시장정책을 특징으로 하는 동명의 덴마크 모델에서 이름을 빌려왔다. 하지만 내용에서는 뚜렷한 차이가 있다.

새 정부의 구상은 내각 구성과 운용에 초점이 놓여 있다. 소득주도성장 등 국정 핵심과제를 수행하는 데, 성장정책을 담당하는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산업자원부 등 경제부처와 노동정책을 담당하는 고용노동부 그리고 복지정책을 담당하는 보건복지부가 삼각편대를 이루도록 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주요 경제사회정책 결정 과정에서 사회정책을 담당하는 노동부와 복지부가 기재부 등 경제부처와 동등한 위치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예산과 재정이란 이름으로 사회정책을 경제정책 종속변수로 여기는 기재부의 일방통행에서 벗어나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실패는 어쩌면 이 모델의 실질적 작동에 달려 있을지 모른다.

이창곤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장 겸 논설위원 goni@hani.co.kr

한겨레에서 보기: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802500.html#csidx1dc640b619aa7668937332c4e26988f
서비스 선택
댓글
로그인해주세요.
profile image
powered by SocialXE
List of Articles

[한겨레 프리즘] 20대의 잘못이 아니다 / 한귀영

한귀영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사회정책센터장 평창올림픽이 개막하고 메달 레이스가 시작되었다. 승자에게 박수를 보내지만, 패자에게 더 큰 감동을 느낄 때도 있다. 규칙에 승복하는 경쟁이 주는 감동 덕분일 것이다. 불공정으로 찌...

  • admin
  • 2018.02.12
  • 조회수 5577

협동조합은 협동조합 다워야 한다

Weconomy |이봉현의 책갈피경제 한국협동조합협의회 펴냄 (2017) 신협 등 대형 협동조합 선거마다 과열, 혼탁 협동조합 본래의 가치, 정체성, 원칙 되새겨야 지난 1월19일 오전 코트야드메리어트 서울 남대문에서 열린 전국사회연대...

  • admin
  • 2018.02.09
  • 조회수 5865

기업들은 지금 사회적 가치 ‘열공’ 중

Weconomy | 이봉현의 책갈피 경제 <빅프라핏>, 신현암·이방실 지음/흐름출판(2017) 네슬레의 농학자들이 커피 묘목을 살펴보고 있다. 네슬레의 농학자들은 다수확 묘목을 얻기 위해 연구개발을 하고, 여기서 얻은 기술을 다시 농민들...

  • admin
  • 2018.01.30
  • 조회수 5765

[유레카] 열병식, 평창 그리고 남북관계 / 이창곤

북한이 평창올림픽 개막식 하루 전날인 2월8일 건군절 열병식을 치르겠다고 발표하면서 열병식이 남북관계의 이슈로 떠올랐다. 사진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2013년 창건 81주년을 맞아 금수산태양궁전 광장에서 열린 군사...

  • admin
  • 2018.01.29
  • 조회수 5085

[한겨레 프리즘] 세대담론의 함정 / 한귀영

한귀영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사회정책센터장 영화 <1987>을 계기로 그 시대 ‘주역’이던 86세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들은 20대 민주항쟁을 이끌었지만 여느 세대처럼 기성의 정치와 경제 질서에 잘 적응해갔다. 20세기 이후 ...

  • admin
  • 2018.01.17
  • 조회수 5890

[유레카] 북간도에서 다시 만난 '동주' / 이창곤

윤동주 탄생 100돌을 기려 지난 12월30일 찾은 중국 연변조선족자치주 용정 동산(東山)에 있는 윤동주의 묘소와 묘비. 무덤 왼편으로 이름 모를 묘소 하나를 사이에 두고 고종사촌이자 평생의 벗인 송몽규의 무덤이 있다. 1931...

  • admin
  • 2018.01.04
  • 조회수 6852

[한겨레 프리즘] 주거 분리의 욕망 / 한귀영

한귀영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사회정책센터장 내가 사는 아파트 맞은편에 꽤 큰 행복주택단지가 들어섰다. 요란하지는 않았지만 불평의 목소리가 아파트 카페에 스멀스멀 올라오기도 했다. 집값 걱정임은 물론이다. 개구리 올챙이 적...

  • admin
  • 2017.12.20
  • 조회수 5763

유로, 허약한 기초 위에 쌓은 화려한 성채

Weconomy | 이봉현의 책갈피 경제 경제학자 스티글리츠의 진단 유럽통합의 주춧돌이었던 유로 제도적 장치 미비한 단일통화 유로존 위기의 근본 원인 경제학자 스티글리츠는 제도적 장치가 미비한 채 단일통화를 시도한 유로가 유...

  • admin
  • 2017.12.12
  • 조회수 5944

[유레카] 4차 산업혁명과 사회정책 4.0 / 이창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이 지난 11월22일 오전 베를린에 있는 독일통합서비스노조(베르디)에서 바르바라 주제크 ‘혁신과 좋은 노동국장’과 함께 ‘노동 4.0’ 논의를 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최근 한국노총 일행과 함께 독...

  • admin
  • 2017.12.12
  • 조회수 5734

뉴스를 읽을 때도 ‘넛지’가 필요해

이봉현의 책갈피 경제 넛지 리처드 세일러·캐스 선스타인 지음, 안진환 옮김 /리더스북(2009) <넛지>의 내용을 길게 설명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지난 10월 공동 저자 중 한명인 리처드 세일러 미국 시카고대학 교수가 노벨 경제...

  • admin
  • 2017.11.27
  • 조회수 5996

[한겨레 프리즘] 우리 안의 ‘갑질’ / 한귀영

한귀영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사회정책센터장 성심병원 갑질 사태를 계기로 직장 갑질에 대한 폭로가 분출하고 있다. 마침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과 민주노총 산하 산별연구원 모임인 산별노동연구포럼이 지난 6개월 동안 직장민주주의를...

  • admin
  • 2017.11.21
  • 조회수 5409

[한겨레 프리즘] ‘대놓고 보수’ 안철수 / 한귀영

한귀영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사회정책센터장 정치인과 연예인은 대중의 관심을 먹고 산다는 점에서 퍽이나 닮은 직업이다. 자기 부고 기사만 아니라면 나쁜 기사라도 반긴다며 두 직업의 비슷함을 꼬집는 말들이 적지 않다. 이들이...

  • admin
  • 2017.11.02
  • 조회수 5190

[이봉현의 책갈피 경제] 세계 경제, 변곡점에 서다

인플레이션의 시대 김동환·김일구·김한진 지음/다산북스(2017) 9년 전 이맘때, 세계는 6천억 달러의 빚을 지고 손을 들어버린 미국 투자은행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 충격에서 헤매고 있었다. 나날이 들려오는 경제 소식은 최악이었...

  • admin
  • 2017.11.02
  • 조회수 4952

[유레카] 반복지의 덫 / 이창곤

한국은 왜 경제 규모에 견줘 복지 수준이 낮을까? 국내총생산(GDP) 규모로 보면 2017년 우리나라는 세계 11위의 경제 대국이지만 복지에 쓰는 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국가 가운데 여전히 꼴찌에 가깝다. 파이부터 늘...

  • admin
  • 2017.10.24
  • 조회수 5647

비트코인은 사기일 뿐인가?

Weconomy | 이봉현의 책갈피 경제 비트코인 현상, 블록체인 2.0 마이클 케이시·폴 비냐 지음, 유현재·김지연 옮김/미래의창(2017) 비트코인 전문기업 코인플러그가 2014년 서울 삼성동 코엑스 별관에 설치한 비트코인 전용 현금자동...

  • admin
  • 2017.09.25
  • 조회수 5610

비트코인은 사기일 뿐인가?

Weconomy | 이봉현의 책갈피 경제 비트코인 현상, 블록체인 2.0 마이클 케이시·폴 비냐 지음, 유현재·김지연 옮김/미래의창(2017) 비트코인 전문기업 코인플러그가 2014년 서울 삼성동 코엑스 별관에 설치한 비트코인 전용 현금자동...

  • admin
  • 2017.09.25
  • 조회수 6718

[한겨레 프리즘] 합리적 보수라는 미망 / 한귀영

한귀영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사회정책센터장 독일의 부국강병을 이끈 비스마르크는 세계 최초로 사회보험제도를 도입한 인물로도 유명하다. 강경 보수였으되 복지국가의 기초를 놓았다. 노예해방을 이끈 링컨, 자유당을 포용하고 반귀...

  • admin
  • 2017.09.25
  • 조회수 5113

[한겨레 프리즘] 합리적 보수라는 미망 / 한귀영

한귀영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사회정책센터장 독일의 부국강병을 이끈 비스마르크는 세계 최초로 사회보험제도를 도입한 인물로도 유명하다. 강경 보수였으되 복지국가의 기초를 놓았다. 노예해방을 이끈 링컨, 자유당을 포용하고 반귀...

  • admin
  • 2017.09.25
  • 조회수 5896

[유레카] 뒤틀린 ‘비둘기집’ / 이창곤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 스크랩 프린트 크게 작게 “집은 사회생활이 유지되고 모든 재생산이 이뤄지는 중심 장소다.” <제3의 길>의 저자로 널리 알려진 앤서니 기든스의 집에 대한 정의다. 프랑스의 과학철학자인 가스통 바슐라...

  • admin
  • 2017.09.25
  • 조회수 5397

[유레카] 뒤틀린 ‘비둘기집’ / 이창곤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 스크랩 프린트 크게 작게 “집은 사회생활이 유지되고 모든 재생산이 이뤄지는 중심 장소다.” <제3의 길>의 저자로 널리 알려진 앤서니 기든스의 집에 대한 정의다. 프랑스의 과학철학자인 가스통 바슐라...

  • admin
  • 2017.09.25
  • 조회수 58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