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 칼럼

2019년 현재,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청소년을 꼽으라면 아마도 스웨덴의 10대 소녀 그레타 툰베리라는 데 이견이 없을 것이다.


지난달 뉴욕에서 열린 ‘2019 유엔 기후행동정상회의’에서 선보인 그의 연설은 압권이었다. “모든 미래 세대의 눈이 여러분을 향해 있습니다. 여러분이 우리를 실망시키는 선택을 한다면 우리는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입니다.”


세계 정상들을 향해 성난 사자처럼 포효하는 툰베리를 보며 또 다른 여성 환경운동가가 떠올랐다. 2011년 암으로 별세한 케냐의 왕가리 마타이다. 마타이는 사막화돼가는 아프리카 땅을 살리기 위해 나무 3천만그루를 심은 아프리카 그린벨트 운동의 창시자다. 그 또한 2004년 노벨 평화상 수상 때 한 ‘벌새’ 연설로 유명하다.

“숲에 불이 나면 모든 동물이 도망갑니다. 그런데 달아나지 않고 숲을 지키는 동물이 있습니다. 벌새입니다. 이 작은 새는 숲에 불이 나면 개울가에서 그 작은 부리로 물을 머금고 와서는 불붙은 나무 위에 뿌립니다. 큰불에 비하면 벌새의 이런 행동이 하찮아 보일 수도 있습니다. …60억 인류가 벌새가 되어 한사람 한사람이 평생 나무 열 그루를 심는다면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봅니다.”

툰베리와 마타이의 외침은 지구촌 환경운동가들의 열정을 불태우고, 세계 시민들의 의식을 깨우는 죽비다. 문제는 기후변화 대응 정치다. 실질적 변화를 이끌 미국과 중국 등 강대국의 기후변화 정책과 구체적 실행이다. 이런 맥락에서 눈여겨볼 나라 또한 스웨덴이다. 스웨덴은 일찍이 세계 최초로 ‘화석연료 없는 복지국가’를 목표로 내걸고 나름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탄소 배출량을 낮추기 위해 1991년 탄소세를 제정했고, 온실가스 배출량은 1990~2008년 동안 12% 줄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저 수준이다. 지난해 1월부터는 극우 정당을 뺀 7개 정당 합의로 ‘기후법’을 제정했다.


9월26일 미국 현지에서 만난 제러미 리프킨 미국 경제동향연구재단 이사장은 기후변화 대응에 한국이 맨 앞줄에 서라고 주문했다. 우리 정치와 공동체는 지금 그럴 의지와 계획, 구체적 방안이 있는가?


이창곤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장 겸 논설위원 goni@hani.co.kr

한겨레에서 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1343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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