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 칼럼

지난 주말 기본소득이 반짝 회자되었다. 핀란드가 이태 동안 벌인 기본소득 실험의 ‘예비결과’(1차 결과)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압축하면 이렇다. “기본소득은 2017년 자료만 볼 때 수령자들의 고용을 불러일으키는 데는 의미있는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걸로 나타났다. 하지만 2년간 기본소득을 받은 이들에게 설문조사를 해보니, 스트레스·집중력·건강 등에 효과가 있어 웰빙(행복)을 높이는 데는 나름의 영향이 있었다.”


핀란드 당국은 최종 분석 결과를 내년에 발표할 계획이다. 핀란드는 2017년부터 2년간 실업자들에게 월 550유로(72만원)의 기본소득을 주는 실험을 벌였다. 이 실험은 기본소득에 관한 국가 단위에서 이뤄진 초유의 정책실험이라 국내외 언론을 비롯해 많은 이들이 주목했다.


8일 1차 결과가 발표되자마자 관련 보도가 나오고 발빠른 이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 견해를 올렸다. 국제노동기구(ILO)의 이상헌 고용정책국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결국 결과는 ‘당신이 어디에 서 있는가’에 따라 달리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딱 그의 말대로다.


기본소득 도입에 비판적인 양재진 교수(연세대)는 “돈만 더 들고 (고용) 효과가 없으니 정부 입장에서 실망스러울 것이고, 다른 사회적 만족감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풀이했다. 반면 <기본소득이 온다>의 공동저자인 김교성(중앙대)·이승윤(이화여대) 교수 등은 ‘한계는 있지만 함의를 내포하고 있다’며 수령자들의 행복감을 높인 점에 주목했다. 네티즌들도 기존의 찬반 태도에 따라 엇갈린 반응이었다. 찬성 쪽에선 웰빙에, 반대 쪽에선 고용에 방점을 찍어 각기 긍정과 부정의 태도를 보였다. 이들의 태도엔 정치적 관점과 희망 사항, 기존의 고정관념 등이 뒤섞여 작용했을 것이다.


일부 언론의 왜곡보도는 이번에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한 신문은 근로의욕 고취에 효과가 없다는 결과만 전하면서 “핀란드 실험 실패 최종결론”이라는 제목을 내보내는 행태를 보였다. 정작 핀란드 우파 정부는 30쪽에 이르는 보고서 끝머리에서 “이번 결과는 예비결과이기에 누구도 고용과 웰빙에 대한 기본소득 효과를 확고하게 결론 내려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기실 핀란드의 기본소득 실험은 실험 자체의 한계로 인해 그 결과만으로 기본소득의 성패나 찬반을 말할 수가 없다.


이창곤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장 겸 논설위원 g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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