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 칼럼

등록: 2010.04.05 수정: 2014.10.20


성공회대 신영복 석좌교수를 아시지요? 저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나 '강의-나의 동양고전 독법'으로 유명한 분이시지요. 민주화 운동에 몸담았다가 옥고를 치르는 불운을 겪고 나서, ‘신뢰’와‘성찰’의 미덕을 강조하며 저술 및 교육 활동을 하고 계신 분이십니다. 또 한국인의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소주 ‘처음처럼’ 글씨를 직접 쓰신 분으로 유명하기도 하시지요.


그 신영복 석좌교수께서 최근 '착한 기업가' 교육에 나섰습니다.한겨레경제연구소(HERI)와 성공회대학교가 함께 여는 ‘2009 사회적기업가 학교’의 학교장을 맡으신 것이지요.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기업이 '사회적기업'입니다. 또 그런 기업을 컨설팅이나 금융 등으로 지원하려는 전문가 집단을 '사회적기업 지원기관'이라고 부릅니다. 기업이나 기관을 이끄는 '사회적 기업가'를 양성하는 곳이 사회적기업가 학교인데, 신영복 교수가 그 학교의 장을 맡으셨다는 이야기입니다.


그 과정 중, 올해 3년차를 맞은 ‘HERI 사회적기업가 MBA’와 2회째인 ‘HERI 청년 사회혁신가 과정’을 한겨레경제연구소가 직접 운영합니다.


HERI 사회적기업가 MBA는 명실상부한 사회적기업 경영 전문 교육 과정입니다. 지난 3년 동안 50군데 이상의 사회적기업 경영컨설팅을 수행한 HERI 연구원들과, <한겨레> 경제 담당 논설위원을 거친 정남구 기자와, IBM 등에서 경영컨설팅을 하다 학계에 몸담은 윤봉규 교수 등 이론과 현장에 밝은 명 강사들을 모셨습니다. 사회적기업의 창업, 성장, 안착과정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솔직하게 꺼내 놓고, 그 해결 방법을 냉철하게 짚는 현실적인 강의를 진행하려 합니다. 경영컨설팅 과정에서 익힌 실제 사회적기업 사례를 중심으로, 서구 비즈니스스쿨 스타일의 강의/토론 병행 수업을 진행합니다.



HERI 청년 사회혁신가 과정은 미래 ‘착한 CEO’를 꿈꾸는 대학생과 20대 청년을 위한 교육입니다. 한 때 암울한 시대의 지식인 그룹으로 ‘시대의 등불’ 역할을 했던 20대는, 지금 ‘88만원 세대’라며 기성세대의 동정을 받는 처지가 됐습니다. 그러나 역사는 우리에게 말해줍니다. 20대가 꿈을 잃은 사회, 20대가 혁신을 부르짖으며 기성세대와 부닥치지 않는 사회는 희망이 없습니다. 민주화 운동도, IT벤처 혁명도, 지금세계를 주름잡는 사회적기업의 물결도 모두 20대로부터 비롯됐습니다. 더 의미 있는 학창생활을 보내고 싶고, 더 보람 있는 직업을 찾고싶고, 궁극적으로 꿈을 존중해주는 사회에서 살고 싶은 20대를모아 보려고 합니다.20대가 사회 혁신의 현장에 있는 활동가들, ‘착한 기업’을 만들려고 노력하는기업가들, 이들을 도우려는 컨설턴트와 연구원들이 이들과 밀착해 대화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신영복 교수와 한겨레경제연구소가 함께 사회적기업가 학교를 열게 된 이유는 이렇습니다. 사회적기업은 원래 ‘사회 문제 해결의 혁신적 방법’으로 우리 사회에 제시되었습니다. 이에 발맞춰 경영 전문가 집단인 HERI도 경영 전문성을 통해 컨설팅, MBA교육 등으로 사회적기업 성장에 기여해 왔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재무적 성과’가 너무 강조된 나머지 원래 추구하던 ‘사회적 성과’가 뒷전이 되어버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시민사회로부터 나옵니다. 한편으로 경영 전문가들은 정부 주도 사회적기업 모델이 혁신성이 떨어진다며 반대 이유로 외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다시 성찰이 필요한 때입니다.그래서 한국 시민사회와 사회 문제의 역사에 대해 깊은 성찰을 해 오신 신영복 교수와 성공회대학교의 학자들을 모시고, 이를 한겨레경제연구소의 경영전문성 및 현장성과 결합해 교육과정을 만들기로 한 것입니다. 신영복 교수는 최근 인터뷰에서 왜 사회적기업이 시민사회의 대안인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셨군요. '사회적기업이 시장경제 폐해 대안'
‘처음처럼.’ 지금처럼 이 말이 절실한 때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사회적기업은 그저 정부의 지원을 받아 근근이 연명하는 사업체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잠시 지나가는 유행으로 그쳐서도 안 됩니다. 자본주의의 대안으로 우뚝 서야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습니다. 그 잠재력을 사회적, 경영적 양 측면에서 꼼꼼히 살펴보려 합니다.

‘2010 사회적기업가 학교’로 오십시오. 저희와 함께 이런 고민을 함께 나누시지요. 


이원재 한겨레경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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