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 칼럼

등록: 2010.04.19 수정: 2014.11.10


매년 4월 22일은 지구의 날입니다. 지구의 날을 맞아 약 200여개 국에서 기념 행사가 열리고 있으며, 우리 나라도 예외는 아니죠. 게다가 여러 기업에서 환경도 생각하고, 소비자도 행복한 이벤트를 많이 개최합니다. 올해에는 어떤 일들이 있을까요?


세상 모든 사람이 그렇겠지만, 내 아이가 가장 이쁜건 사실입니다. 그리고 저처럼 아이가 없는 경우는 내 조카가 가장 이쁘다는 사실을 진리라 여기게 되지요. 게다가 이제 막 한글을 깨우쳤다며 세상 모든 글자들을 읽고 돌아다니는 6살 동동이는 세상에서  최고로 사랑스럽습니다. 설령 동동이가 읽고 있는 글자들이 제 다이어리라 해도 말이죠.


동동이는 다이어리의 달력을 넘기며 이모의 일정을 낭독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4월 22일에 쓰인 "지구의 날"을 읽더니 물었습니다. "이모, 이 날이 지구 생일이야?"


정말 귀엽지요! 아마도 사촌 언니는 동동이의 생일에 "동동이의 날"이라고 써놓은 모양입니다. 생일은 아닌데 지구의 날을 뭐라고 설명해주어야 할까 고민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이 쪼꼬만 글자 연구자가 '지구'라는 단어의 뜻을 알고 있을지 걱정되어 "지구가 뭔지 알아?"하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동동이는 두발로 콩콩 뛰며 발을 구르면서 대답했습니다.


"이거! 이거!"


네. 맞습니다. 내가, 당신이, 우리가 내딛고 있는 이 땅이 바로 '지구'입니다. 4월 22일은 지구의 생일은 아니지만(하긴, 지구의 생일을 안다는 것도 말이 안되는 일이군요), 지구가 좀 더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한 날인 것은 맞습니다. 물론 그것이, 우리 인류가 더 오래 더 건강하게 지구에서 살아가는 길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구요.





1969년 어느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앞 바다에서 기름이 유출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 일이 계기가 되어 게이로 닐슨 상원 의원이 '지구의 날'을 선언하였고, 당시 하버드대 학생이었던(지금은 환경 운동가인) 데니스 헤이츠가 기획한 작은 이벤트로 '지구의 날'은 태어나게 되었습니다.



1990년 이후에는 EarthDay Network가 설립되어 보다 조직적으로 연대하고 있는데요, 이제는 세계 184개국 약 50,000여개의 단체가 '지구의 날' 행사에 참여하고 하는, 누가 봐도 세계적인 행사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지요. 특히 이 행사가 시작된 뉴욕과 가까운 나라 일본의 도쿄에서는 매년 대규모 행사가 열리고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우리 나라의 경우 1995년부터 '지구의 날' 행사를 시작했지만, 1999년에 차 없는 거리가 조성되면서 전국적으로 확대되었구요, 2002년 월드컵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광장'에 모여 함께 축제를 즐기는 상황에 익숙해지면서부터 Big event로 자리잡았다고 합니다. 실제로 2003년에는 월드컵의 영향으로 시청 앞 광장에서 행사가 열리기도 했지요.


 
지구의 만수무강을 기원하며 우리의 의지를 다지는 이벤트도 좋지만, 환경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며 지구를 위한 한걸음에 동참하려고 하는 기업들의 캠페인들도 좋습니다. 의미도 의미입니다만, 소비자 입장에서 촉(!)을 세울만한 이벤트가 많다는 의미이지요.


지구의 날 캠페인으로 가장 대표적인 것은 스타벅스의 지구 사랑 캠페인입니다. 핵심은 '개인컵 사용하기'인데요, 작년에는 4월 22일부터 약 일주일 간 오전 10시~12시까지 음료를 주문할 때 텀블러를 가져오거나 본인이 사용한 1회용 컵을 재활용이 쉽도록 세척해서 가져오는 고객에게 머그컵을 선착순 '무료'로 증정하기도 했습니다. 개인컵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컵 하나가 무료라니, 아주 매력적인 이벤트가 아닐 수 없지요.
 
그렇다면 올해는? 서두르셔야 할꺼에요. 벌써 시작했습니다! 지난 15일에는 캠페인의 시작으로, 텀블러를 가지고 와 음료를 주문하는 고객에게는 드립 커피를 무료로 제공했답니다. 또 16일부터 이달 말까지 개인컵을 가지고 와 주문하거나, 일회용컵 10개 이상을 모아오면, 기존에 제공하던 300원 할인 이외에 친환경 머그컵 증정(아마도 아래 사진에 나온 저 컵?) 등 혜택을 선택할 수 있다고 하네요.  

 
 
 
 
 
 
▶  지난해 커피데이에 구입한 셰어드 플래닛 컵. 이날 컵 판매 수익금은 좋은 곳에 쓰였다고 하더군요.
 
 


 
화장품 회사들도 여러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특히 화장품 업계에서는 있어(?) 보이기 위한 과대 포장에 대해 자성의 목소리가 많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이것과 관련된 이벤트가 많습니다. 작년에는 아베다의 경우, 4월을 맞아 환경을 살리는 리터 사이즈 상품을 출시하고 화장품들의 포장을 줄였구요, 소비자들을 위한 뷰티 클래스를 열어 환경과 아름다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죠.


또 LG생활건강의 브랜드인 비욘드에서는 브랜드와 상관 없이 화장품 빈 용기를 매장으로 가져오면 비니어처 비욘드로 교환해주는 행사도 했었습니다. 작년에는 4월 22일이 속한 주간 내내 진행되었어요.


지구와 환경을 살리는 것. 힘들고 어려운 일이지만, 심각하게 생각한다고 해서 환경이 더 살아나거나 지구가 건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즐겁고 희망적으로, 지구의 날을 '축제'라 생각하고 즐겨보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왜 '긍정이 만드는 힘'이라는 것도 있으니까요.


80년대 생들은 모두 알고 있는 마이너한 전대물(주인공이 팀을 이루는 작품)이 있습니다. 바로 '꾸러기 수비대'와 '지구 특공대'.

(꾸러기 수비대 덕분에 우리는 12간지 동물의 순서를 무려 '한자'로 외울 수 있었지요.) 그리고 학습 만화의 거성(?)인 '지구 특공대'. 기억 나시나요? 땅, 불, 바람, 물, 마음을 모으면 캡틴 플래닛이 출동하잖아요. 지구를 오염시키는 악당이 있다면, 언제나 캡틴 플래닛의 응징을 받아야만 했습니다. 오프닝 주제가가 아직도 머리에 생생하네요.


그런데 어쩌면 우리의 영웅 '캡틴 플래닛'이 필요한 시점은 오히려 요즘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점점 캡틴 플래닛이 더 그리워질지도 모르지만 우리는 현실에서 캡틴 플래닛을 만날 수 없으니, 지구는 우리가 지켜야 겠지요. 하지만 어쩌면 그게 더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거 아세요? 지구의 날은 민간에서 시작해서 가장 크게 성장한 행사 중 하나로 꼽힙니다. 결국 권력이나 돈이 아니라, 진심이라는 마음이 모여 만든 축제인 셈이지요.
 


지구를 위해 마음을 모으는 지구의 날, 올해는 한번 동참해 보시는게 어떨까요?

김지예 한겨레경제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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