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 칼럼
등록: 2010.04.30 수정: 2014.11.10

기업의 방법으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묘안, 사회적기업이 유행이다. 그런데 사회적기업이 더욱 빛을 발하려면, 수도권 중심에서 과감히 벗어날 필요가 있다. 지역으로 하방할, 10만 사회적기업가가 필요한 시점이다.


전북 진안에서 창업교육 중, ‘약선 식당’을 운영하겠다고 밝힌 교육생이 자신의 계획을 설명중이다.


2009년 10월 서울특별시는 2012년까지 ‘서울형 사회적기업’ 1,000여개를 만들어 약 28,000여개의 일자리를 취약계층에게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뒤이어, 2009년 12월에는 부산광역시가 720억원의 예산을 들여 2013년까지 ‘부산형 예비 사회적기업’ 210곳을 만들어 5,700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발표했다. 가시적인 성과도 있다. 서울특별시는 2010년 2월, 1차적으로 110곳의 사회적기업을 선정했다. 중앙 정부 중심으로 진행되던 사회적기업 사업이 지역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사실, 오래전부터 유럽이나 라틴 아메리카의 사회적기업들은 지역을 기반으로 자생적으로 태동하고 성장해 온 역사를 갖고 있다. 협동조합이 발달한 유럽에서는 공급업체의 협상력을 줄이거나, 소비자의 구매력을 높이는 방법으로 조합원들에게 상대적으로 싸고 양질의 재화를 제공 했다. 또한, 산악 지형과 도로 인프라 시설 이 미비한 라틴 아메리카에서는 취약한 의료망을 보완해 지역민들에게 공공 의료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처럼, 지역형 사회적기업들은 철저히 지역이 요구하는 사회 서비스 및 재화를 제공함으로써 지역의 경제적·사회적 이익을 대변했다.


지역형 사회적기업들이 지역민의 경제적·사회적 이익을 대변하는 동안 이들은 지역민들로부터 지속가능성을 담보 받았다. 경영학 이론에서 지속가능성은 여타 기업들이 따라 하기 어려운 핵심역량을 지녀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특허’와 같은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거나, 특출한 리더, 원활한 의사소통이 가능한 ‘조직문화’등이 그 예다. 그렇다면, 지역형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핵심역량은 무엇일까? 많은 전문가들은 사회적 기업가 정신을 갖춘 사회적 기업가라고 입을 모은다.


사회적 기업가 정신은 실패한 시장에서 기회를 찾고, 수익이 아니라 가치에서 해답을 구한다. 특히, 이러한 정신은 상대적으로 낙후한 지역에서 사회적기업을 창업하고자 하는 기업가들에게 보다 요구되는 조건이다. 아무래도 지역이 가진 자원을 효율적으로 조달하는데 상대적인 어려움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2009년 12월부터 2개월에 걸쳐, 평택시가 진행한 ‘농촌형 모델 창업’사업은 지역형 사회적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 사업의 목적은 지역의 대표적인 요구 중 하나인 시민들의 ‘먹거리 안전권’을 위해 추진 중인 로컬푸드 사업 활성화를 위해 평택시가 기획했다. 평택시는 사업 진행과정에서 단순히 사회적 일자리를 지원하던 방법에서 탈피해 교육과 컨설팅을 통해 교육생들의 전문성 배양 및 숨어 있던 기업가 정신을 되살리는데 주력했다. 그리고 교육 및 컨설팅 서비스를 마친 후, 전체 교육생 40명 가운데, 두 팀이 각각 ‘두부 가공’과 ‘농장 체험’사업을 창업해 운영 중이다.


전라북도 진안도 마찬가지다. 인구 2만의 소도시로 농사지을 땅도 넉넉지 않은 이곳에선 몇 년 전부터 귀농 · 귀촌자를 대상으로 사회적기업 창업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진안의 특산품과 배후 도시인 전주 등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물품, 그리고 마이산 등 관광지를 활용한 대안관광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주제는 매우 다양하다. 최근에는 ‘약선 식당’, ‘대안 여행’, ‘공예 공방’과 같은 진안과 어울리는 주제를 통해 기업가정신을 가진 창업자들을 육성하고자 노력 중이다.


이처럼 지역형 사회적기업은 지역의 이해도가 높으면서 기업가 정신을 갖춘 창업자가 핵심이다. 서울특별시 사회적기업 지원 정책 가운데, 전문가 영입 및 양성을 위해 ‘전문가 일자리 지원금액’을 따로 정한 것도 그래서 중요하다. 지역형 사회적기업은 지역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자원을 경쟁력 삼아 가치 중심적 사고를 가진 사회적 기업가에 의해 지속가능성을 보장 받는 사회적기업이다. 바야흐로, 10만 지역 사회적 기업가 양병이 필요한 시기다.


서재교 한겨레경제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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