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 칼럼
등록: 2010.04.28 수정: 2014.11.10
* 본 이미지는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출처-한겨레 자료)
* 본 이미지는 아래 기사 내용과 관련 없습니다. (출처 : 한겨레 자료 사진)
 
 

SK텔레콤과 KT는 이동통신시장에서 치열하게 다투는 경쟁사입니다. 노동시장에서 우수인력을 끌어가기 위해서도 경쟁이 치열하지요. 그런데 여성 입장에서, 두 기업 가운데 더 나은 곳은 어느 곳일까요?


2010년 3월 15일자 뉴욕 타임즈에 따르면 유럽의 가장 큰 통신업체인 Deutsche Telekom이 DAX 30에 속한 기업 중 성별쿼터를 도입하는 첫 번째 멤버가 되기 위해 5년 이내 여성관리자 수를 현재의 2배 수준으로 증대시키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기사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최근 유럽 내에서 임금 수준, 전문적 기회 제공 등에 있어 성별 차이를 줄이고 리더 쉽 랭킹 내에서 여성의 대표성을 증가 시키라는 정치적 압력이 강해지고 있다. 현재 Deutsche Telekom의 여성 고위 및 중간관리자 비율이 12% 수준인데, 2015년 말까지 30%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는 대략 15,000명 정도로 추산된다.


Deutsche Telekom의 대표이사인 Rene Obermann는 “관리자 급에 여성 비율을 높이는 것이 잘못 이해된 평등주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조직의 윗부분에 여성수를 늘리는 것이 회사 운영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어 줄 것이기 때문이다. “라고 여성 관리자 수 증대에 대한 이유를 밝혔다. 또한 육아 휴직프로그램과 탄력 근무제를 확대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금 현재 Deutsche Telecom여성 관리자 중 1%는 파트타임으로 근무를 하고 있으며, 기업 내 보육 프로그램이 가능한 장소의 수를 350개에서 700개로 두 배 수준으로 확대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Deutsche Telekom의 이러한 이니셔티브는 여성 수를 증가시키고자 하는 유럽 전역의 노력을 따르고 있는 것이다. 2008년부터 노르웨이는 상장기업의 이사회에 적어도 40%는 여성을 포함시키라고 법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스페인, 네덜란드, 프랑스의 경우도 비슷한 법안을 통과 시켰다."


도이치텔레콤은 이런 결정을 내린 배경을, ‘기업을 더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라고 설명합니다. 여성에게 친화적인 기업이 더욱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보는 것이지요. 한국 기업들은 이런 흐름을 얼마나 따라가고 있을까요?


SK텔레콤과 KT가 여성과 관련해서 공개하고 있는 데이터를 모아 봤습니다. 안타깝게도 제가 원하던 두 기업의 여성관리자 비율은 공개된 자료만을 가지고 파악하기 어려웠습니다. 비슷하게 나마 공개된 데이터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SK텔레콤은 총 직책관리자 가운데 단 3명, 1.1%만이 여성이군요. 여성 인력비율도 전체 직원의 13.5%입니다. 여성이 13.5%밖에 되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승진 기회가 적은 것은 더 큰 문제입니다. 간부의 99%가 남성이니 말입니다. KT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사회에 여성이사는 단 한 명도 없으며, 전체 직원 중 여성인력의 비율은 14.9%였습니다. KT에도 SK텔레콤에도, 아주 단단한 '유리 천정'이 자리잡고 있네요.


물론 두 기업 모두 아무런 노력을 하고 있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KT는 이석채 회장 취임 이후 여성관리자 비율을 여사원 비율까지 점진적으로 증가 시키겠다고 발표 했습니다. 실제로 전무급 여성인원 2명을 외부에서 영입하고, 상무보 2명을 내부승진시키는 등 여성관리자 확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여성 중간관리자층을 육성하기 위해 여성 리더쉽 양성프로그램을 도입하였습니다. 최근 KT신입사원의 30%가 여성인 것을 감안할 때 멀지 않은 미래에 KT의 여성친화정책이 빛을 발할 날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SK 텔레콤도 2009년 2월에 <여성친화 기업문화 확산 협약>에 동참하여 여성인재 활용을 위한 제도적 기반과 조직문화를 구축하여 기업 성과를 향상시키겠다고 공표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기업들의 수준이 아직은 글로벌 기업들과 비교할 만하지는 않습니다. 도이치텔레콤의 고위 및 중간관리자 수준이 KT 혹은 SK텔레콤의 여성관리자 비율이 아닌 여사원 비율과 비슷합니다. 그리고 여성인재 개발을 위해 많은 제도와 문화를 만들어 보겠다 선언을 하지만 정확한 수치를 공개하는 것을 꺼려하고 구체적인 수치를 통한 목표 설정 부분에 있어 다소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언제쯤이면 우리는, 여성 부장님, 여성 이사님을 모시고 신나게 일해볼 수 있을까요? 언제쯤이면 여성은 한국 기업에 입사해서도 부장과 이사의 꿈을 꾸어볼 수 있을까요?


김진경 한겨레경제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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