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 칼럼

등록: 2010.05.19 수정: 2014.11.10


[세계 두뇌집단 톺아보기] 중국 싱크탱크들 급성장세 ‘시선집중’

2009년 7월 베이징에서 열린 세계 싱크탱크 정상회의. 중국국제경제교류중심 제공


2009년 7월 3~4일 중국 베이징에서 세계 싱크탱크 정상회의가 열렸다. 전세계 유수의 싱크탱크 대표들과 연구원들이 베이징에 모여 중국과 세계가 직면한 경제, 외교, 안보 등 다양한 문제들과 그 해법을 검토했다. 회의를 주최한 곳은 2009년 3월에 설립된 중국국제경제교류중심(China Center for International Economic Exchanges)이라는 ‘신생’ 싱크탱크였다. 회의 자체도 세계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지만, 오히려 더 큰 주목을 받은 것은 주최기관이었다. 중국 국내외 유수 언론들이 앞다투어 새로운 ‘슈퍼 싱크탱크’의 화려한 등장을 보도했다.


‘국제경제교류중심’의 화려한 데뷔


중국 정·관계, 은행, 기업, 대학들의 최고위급 인물들이 이사진을 채우고 있는 이 연구소는 정페이옌 전 부총리가 이사장을 맡고 있다. 쩡신리 상임 부이사장은 “중국의 국제경제 분야에 관한 연구에 주력하는 동시에, 국제무대에서 중국의 역할을 확장하고, 아시아 정책 담론의 중심에 중국을 세우기 위해 세계적인 싱크탱크들과의 교류를 강화하는 데 전력을 쏟을 것”이라고 밝혔다.


외형상 ‘민간 독립 싱크탱크’의 틀을 유지하고, 재원을 정부가 아닌 기업들로부터 얻을 것이라는 계획을 밝히는 등, 그동안 중국을 대표해 왔던 국책 연구기관들과 구별되는 새로운 모습으로 세계의 시선을 끌었다. 물론 이들이 중국 정부로부터 충분히 ‘독립적’일 수 있을지 의심도 적지 않지만, 지구적 차원의 ‘아이디어 전쟁’을 대비한 중국의 전략적 선택이라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중국 싱크탱크에 대한 이해는 비단 ‘중국의 세계전략’을 파악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서울대 국제대학원 조영남 교수는 “중국의 정책과정 자체를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 중국 싱크탱크에 관한 연구는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중국국제경제교류중심과 같이 민간 싱크탱크의 외형을 가진 초대형 싱크탱크들은 아직 소수이고, 중국 대표 싱크탱크들은 여전히 중앙정부나 공산당, 대학 등과 연결되어 있거나, 그 부설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중국 싱크탱크들 상당수는 이미 국제적 위상을 획득하고 있다. 2010년 1월 발표된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제임스 맥간 교수팀의 ‘세계 싱크탱크 비교연구’ 자료에 따르면, 미국을 제외한 세계 50위권 안에 중국은 15위(중국사회과학원)와 34위(상하이국제문제연구소)에 올랐고, 40대 아시아 싱크탱크에도 6곳이나 들어 있다. 한국은 한국개발연구원(KDI)만이 아시아 12위에 올라 있을 뿐이다.


사회·국제분야 연구는 아직 미약


그러나 중국 싱크탱크들의 빠른 외형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신중한 견해도 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중국 전문가 리청 박사는 2009년 중국 투자전문지 와 한 인터뷰에서, 중국 싱크탱크들의 연구수준은 “경제학 분야에선 비교적 우수한 성과들을 이미 내고 있지만, 사회·국제관계 분야의 경우는 아직 미약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국제경제교류중심을 예로 들며 “중국 싱크탱크들이 지나치게 단기적 성과에 조급해하고 있다. 좀더 긴 호흡으로 ‘인재’를 양성하는 데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그는 이런 한계들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민간 싱크탱크들이 중국 민간 기업들의 후원 증가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할 것이며, 정부와의 ‘독립성’ 문제는 국가별로 상이한 정치적 조건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일표 한겨레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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