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10.05.18 수정: 2014.11.10
2010년 5월 15일 토요일, 청년사회혁신가 과정의 4주차 교육이 진행되었습니다. 이번에는 한겨레경제연구소의 서재교 연구원님께서 사회적기업의 경영 혁신이란 주제로 진행해주셨는데요, 기업의 경영 혁신과 제도를 통한 사회 혁신, 그리고 사회적기업의 경영 혁신을 이야기해주신 덕에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5월에 집나간 고3은 잡으러 가지도 않는다."
무슨 뜻이냐고요?
보통 고3처럼 중요한 시점에 가출을 감행하면, 선생님과 부모님 모두 마음을 졸이며 찾아나서기 마련이잖아요. 하지만 5월에 집을 나가는 건 활짝 핀 장미꽃과 찬란한 햇살에 빠져서 충동적으로 나가는 것이니, 6월이 되기 전에 돌아오기 때문에 찾으러 갈 필요도 없다는 의미입니다. 한마디로 5월의 '바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지요.
대학 조교하는 친구들과 이야기를 해봐도 출석률이 가장 낮은 때가 5월, 교육 전문 업체에서 일하시는 분들과 이야기해봐도 가장 기피하는 교육 기간이 5월이었습니다. 여러모로 5월은 '교육'을 하기보다는 놀러 다녀야 할 계절이 맞는 것 같았어요.
그런 5월의 한복판에서 그것도 토요일에 교육을 진행하려니, 강의 시작 시간이 한참 남았는데도 심장이 콩닥콩닥 뛰었습니다. 출석률이 낮으면 어쩌나, 강의 중에 지친 모습이 영력하면 어쩌나...
하지만 그런 걱정 따위는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2시가 되어 강의를 시작할때쯤 되자 약간의 지각생들을 제외하고는 모두들 강의를 들을 준비를 완료했기 때문이죠. 운영자로서, 5월 교육에 이 정도면 선방(?)했다며 스스로를 칭찬해주었습니다.
서재교 연구원님은 저와 같은 라인에 앉으신 3동(연구소 자리 배치 상 1동, 2동, 3동이 있어요) 주민으로, 청년사회혁신가 과정 강의가 처음이셨습니다. 그래서 옆에 있는 제가 보기에도 심혈을 기울여 강의 준비를 하시는 모습이 감동스러울 정도였죠.
강의는 기업에서의 경영 혁신, 정책을 통한 사회의 혁신, 그리고 사회적기업의 경영 혁신을 큰 틀로 이루어졌습니다. 경영 혁신에서는 사회책임경영과 관련된 사례를 중심으로 보여주셨고, 사회적기업 경영 혁신의 사례로는 장애인 기업이나 지역 기업의 사례를 소개해주셨습니다.
처음 강의안을 받고 잠시 고민했던 부분이 바로 이 사례 부분이었습니다. 장애인이나 지역의 문제는 상당히 고질적이고 올~드한 문제처럼 느껴지기 때문이지요. 이것이 청년사회혁신가를 배출(!)하기 위한 청사과의 컨셉과 잘 맞을까, 우리 수강생들이 잘 받아들여줄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청년들의 사회혁신이라고 하면, 굉장히 참신하고 열정적이고 그런 느낌이잖아요.
하지만 곧 저 자신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한겨레경제연구소에 오기 전, 사회혁신에 대한 저의 관심 분야는 분명 그런 것들이었어요. 문화예술, 마케팅 같은 톡톡 튀고 재미난 것. 하지만 이곳에서 사회적기업을 많이 접하고 컨설팅하면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모두가 안될거라고 생각했던(그래서 고질적인 문제로 인식된) 장애인 고용 문제나 지역 내 선순환 구조의 어려움 등을 해결하는, 참신하진 않을지언정 혁신적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는 모델들에 반한 것이지요.
청사과 수강생들께도 이런 재미를 알려주고 싶어졌습니다. 지금은 관심 없는 사례일 수도 있지만, 사실은 꽤나 짜릿한 사례라는 점을 말이지요. 그래서 서재교 연구원님의 강의안에 담긴 장애인 기업의 경영 혁신 사례, 평택이나 서천 등에서 컨설팅한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주신 지역 내 사회적기업의 사례 등을 그대로 두기로 했습니다.
오늘 청사과 게시판에 강의 후기 올라온 것 보니 다행히 다들 저의 마음을 알아주신 것 같아요. 강의 내용에 대한 평이 좋아서, 우리 또 통했구나~ 생각했습니다.
우리 앞으로도 계속 서로 통하며 지내 보아요!
김지예 한겨레경제연구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