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 칼럼


등록: 2010.06.03 수정: 2014.11.10

이 글은 중국 남개 (南开) 대학교 주은래정부관리학원 부교수인 주쉬펑(朱旭峰) 교수가 2009년 8월 12일에 에 쓴, "中国智库:避免跌入依附陷阱"(중국 싱크탱크 : 종속의 함정 피해야)를 번역한 글이다.  중국 싱크탱크의 현황과 중국 사회 내에서의 위치, 더 큰 발전을 위해 주의해야할 사항 등을  명쾌히 서술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 독자들에게 좋은 정보가 될 것으로 믿는다. 이 글의  번역 역시 남혜선, 임미혜 두분이 해 주셨다.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글이 다소 길기 때문에 2회에 걸쳐 소개토록 한다.

 

 

주쉬펑 교수는, 1995년 청화(清华)대학교에 입학하여 2005년에 공공관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고, 그해 남개(南开)대학 주은래정부관리학원 부교수로 부임하였다. 현재는 남개대학 MPA교육센터 부주임을 겸임하고 있는, 중국의 대표적인 소장 행정학자라 할 수 있다.

 

 

그는 지난 수년간 꾸준히 중국 싱크탱크에 관한 실증적 연구를 지속해 오고 있으며, 그러한 연구성과는 지난 2009년 <>《中国思想库:政策过程中的影响力研究》(清华大学出版社,2009)라는 책 을 통해 정리된 바 있다. 하버드대학교 옌칭 연구소의 방문연구원 등을 거치며, 미국과 중국의 정책과정과 싱크탱크에 관한 영문, 중문의 학술논문들을 다수 발표하여, 국내외적 주목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

 

중국 싱크탱크: 종속의 함정 피해야

 

주쉬펑 (朱旭峰, 난카이 대학 부교수)


 

중국 싱크탱크의 독립적인 시각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외부의 제도적 환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싱크탱크들이 자유로운 정치적 환경 속에서 평등하게 공존해야 다원화된 정책 철학을 제공할 수 있다.


공공정책시스템은 다음 단계 중국개혁의 중점사항으로 떠오를 것이다. 정책결정과 집행과정은 하나의 과정이라 할 수 있는데, 언론에서는 지방정부의 정책집행능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정책강령이 중난하이(中南海)* 를 벗어나 지방정부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아마도 정책 제정자들이 정책결정 과정에서 지방의 다양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므로 정책결정 문제를 연구하는 중국 싱크탱크 집단은 앞으로 공공정책시스템의 모든 영역에 영향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역자주) 베이징 시청구(西城區)에 위치. 중화인민공화국 국무원, 중국공산당 중앙 서기처, 중국공산당 중앙 판공청 등 주요 정부기관의 소재지.


중국의 최고 정책 결정자들은 이미 싱크탱크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16회 전인대(全國人民代表大會)* 를 시작으로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은 40여 일마다 한 번씩 여러 연구기관의 유명한 학자들을 중난하이로 초청해 강연을 열고 있다. 중국 의료 시스템 개혁 등 여러 정책들의 의제 창출에서부터 구체적인 방안 마련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에서 싱크탱크 전문가들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역자주)중국 헌법 상의 최고 국가 최고권력기관으로 모든 국가기관은 반드시 전국인민대표대회에 복종하도록 되어 있다.


2000여 개의 중국 싱크탱크


2009년 초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의 제임스 맥간(James McGann)교수는 Foreign Policy 라는잡지에 를 발표했다. 그는 중국 싱크탱크 74곳을 조사했는데 이 숫자가 여러 국내 언론에 의해 “인가를 받은 중국 싱크탱크는 74개뿐이다”라고 잘못 이해되었다. 나와 맥간 교수는 서로의 연구성과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다. 나는 맥간 교수 본인이 중국의 모든 싱크탱크들 중 알고 있는 곳이 74개라는 의미로 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싱크탱크란 말은 미국에서 처음 생겨났다. 원래 의미는 정부의‘외부 브레인’이란 뜻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미국 학자들은 싱크탱크가 정부, 당파, 이익집단으로부터 반드시 독립되어야 한다는 개념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사실상 미국의 여러‘독립적인’싱크탱크들이 갖고 있는 정치적 배경은 공공연한 비밀이 된지 오래다. 세계 각지에서 싱크탱크들이 활발하게 생겨남에 따라 싱크탱크의 독립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전형적인 영미식 사고방식이란 것을 많은 학자들이 인식하게 되었다. 이런 이유로 맥간 같은 학자들이 싱크탱크의 ‘독립성’을 ‘독립적 운영’이란 느슨한 개념으로 이해하자고 제안하는 것이다.


이러한 기준에서 보면 중국의 싱크탱크는‘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정책 연구 및 자문 기구’라고 규정되어야 할 것이다. 구체적인 분류 기준에 비춰보면 정부 내부의 정책연구실은 싱크탱크의 범주에서 제외되어야 할 것이다. 이런 기관들은 정부의‘외부 브레인’이라기 보다는‘내부 브레인’이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에는 3000여 개의 사회과학 연구기관이 있는데,‘정부의 외부 브레인’이라 부를 만한 싱크탱크는 사업체, 비영리 민간단체, 대학 부설 연구소 그리고 기업으로 등록되어 있는 민간 연구기관들을 포함하여 모두 2000여 개 정도가 있다고 봐야 한다.


정부의 외부 브레인과 민중의 이익 대변인


중국의 싱크탱크는 사회 발전을 이끄는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역할을 한다.


정부의 외부 브레인 역할

정책 제정자는 현안과 관련된 여러 정보 그리고 정책의 비용과 수익에 대해 이해하고 싶어하고 싱크탱크는 이들 정책 제정자들에게 이성적인 정책적 대안을 제공해야 한다.


대중을 일깨우고 정부권력을 감시하는 역할

싱크탱크는 공개변론과 입장표명에 과감하게 나서야 할 뿐만 아니라 정부감시와 정책비판에도 과감해야 한다. 정책이 제정되기 전 전문가들의 토론은 정책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을 불러 일으킴으로써 복잡한 정책문건과 조항의 배후에 어떤 이해관계가 숨어 있는지 대중들이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정부 관료의 가치 판단에 착오가 발생하거나 그의 말과 행동이 공공의 이익을 가로막을 때 싱크탱크의 전문가들은 전문지식을 동원해 공개적으로 오류를 지적함으로써 설득력 있는 비판과 감독의 기능을 수행한다.


소외계층의 이익 대변인 역할

사회적 소외계층은 아직까지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할 적절한 수단을 갖고 있지 못하다. 싱크탱크의 출현은 이들 사회적 소외계층의 목소리를 정책 제정자들에게 전달하고 공개적인 연구 보고를 통하여 사회 각계에 전달하는 데 도움이 된다. 최근 들어 전문가들이 언론을 통해 정부에 의견을 전달하여 정책 제정에 성공한 사례가 갈수록 늘고 있다. (계속)


홍일표 한겨레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서비스 선택
댓글
로그인해주세요.
profile image
powered by SocialXE
List of Articles

[착한경제-청사과] '혁신 곱하기 혁신'의 이야기

등록: 2010.06.15 수정: 2014.11.10 6월 12일, 청년사회혁신가 과정의 7번째 강의가 진행되었습니다. 이번에 모신 분은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창업자로 알려진 이재웅 선생님이셨습니다. 워낙 유명하신 분이기도 하고, 강의 접하기가 쉬...

  • HERI
  • 2014.11.10
  • 조회수 3928

[착한경제] 미인이 되는 법

등록: 2010.06.15 수정: 2014.11.10 당신이 착한 소비자라고 가정해 봅시다. 먹거리는? 유기농이나 지역에서 생산된 얼굴 있는 먹거리를 이용합니다. 옷은? 유기농 면으로 만들었거나 공정무역으로 만들어진 옷을 입습니다. 악세서리...

  • HERI
  • 2014.11.10
  • 조회수 4289

[착한경제] 로버트 라이시, 지금 필요한 것은 교육과 사회보장

등록: 2010.06.14 수정: 2014.11.10 “아웃소싱이 미국 경제를 망친다고요? 그건 엄청난 과장입니다. 경기가 좋아지고 일자리가 좀 늘어나면 바로 사라져 버릴 이슈지요. 하지만 미국 경제를 위협하는 문제가 분명히 있습니다. 바...

  • HERI
  • 2014.11.10
  • 조회수 5110

[착한경제-MBA 운영일기] 사회적기업 성공이야기

등록: 2010.06.11 수정: 2014.11.10 "성공한 사회적기업 사례가 있나요?" "잘하고 있는 사회적기업가를 알고 싶은데, 추천 좀 해주세요!" 사회적기업과 관련된 교육을 진행하다보면, 수강생들은 흔히 운영진에게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

  • HERI
  • 2014.11.10
  • 조회수 4159

[착한경제] 투표와 투자의 공통점을 아십니까

등록: 2010.06.11 수정: 2014.11.10 ‘작은 실천이 세상을 바꾼다’라는 말을 들을 때 우리의 마음속에는 항상 물음표가 꼬리를 물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6·2 지방선거를 통해 이제는 물음표를 더 이상 달지 않게 됐습니다. 우...

  • HERI
  • 2014.11.10
  • 조회수 3753

[착한경제] 중국 싱크탱크, 종속의 함정 피해야(2)

등록: 2010.06.10 수정: 2014.11.10 이 글은 중국 싱크탱크 전문 연구자 주쉬펑 교수(중국 남개대학교)의 ((2009년 8월 12일))를 번역한 글의 후반부이다. 글의 전반부는 라는 제목으로 본 사이트에 게재되어 있다. 중국 싱크탱크가...

  • HERI
  • 2014.11.10
  • 조회수 3906

[착한경제] 미국이 20년뒤 제3세계가 된다고?

등록: 2010.06.09 수정: 2014.11.10 경제학은 과학(science)일까 인문학(art)일까? 한 마디의 경제학 명제 뒤에 드리워져 있는 현란한 숫자의 향연을 들여다보면 분명 과학인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경제학자들 중 상당수는 그 ...

  • HERI
  • 2014.11.10
  • 조회수 4670

[착한경제-청사과 운영일기] 참공익을 아십니까?

등록: 2010.06.08 수정: 2014.11.10 2010년 6월 5일, 청년사회혁신가 6주차 강의에서는 새로운 포맷을 시도해 보았습니다. 지금까지는 쭉~ 강의만 했었지만, 이번에는 토크쇼를 기획해 보았거든요. 이번 강의에 모신 분들은 '월급쟁...

  • HERI
  • 2014.11.10
  • 조회수 4407

[착한경제] SBS, 국민과 흥정을 시작하다

등록: 2010.06.08 수정: 2014.11.10 지구촌의 축제 월드컵이 2010년 6월 11일 밤 11시(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31일간의 일정으로 개최된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1986년 멕시코 대회를 시작으로 7회 연속 본선에 진출했으며,...

  • HERI
  • 2014.11.10
  • 조회수 3802

[착한경제] '강한 연결'이 부른 유럽발 재정위기

등록: 2010.06.07 수정: 2014.11.10 다양한 사회 현상을 설명하는 분석 틀 가운데 ‘사회연결망 분석(social network analysis)’이라는 방법론이 있다. 사회연결망 분석은 말 그대로 개체 간에 맺고 있는 관계를 통해 사회의 여러...

  • HERI
  • 2014.11.10
  • 조회수 3993

[착한경제] 아쇼카의 빌 드레이턴, 당신이 한국의 교육감이라면

등록: 2010.06.07 수정: 2014.11.10 미국의 사회적기업가 지원기관 '아쇼카-공공을 위한 혁신가들'의 창립자이자 CEO인 빌 드레이턴을 2009년에 이어 두 번째로 만났습니다. 2009년 가을 그와 만나 진행했던 대화(관련 글 링크)에 ...

  • HERI
  • 2014.11.10
  • 조회수 3718

[착한경제] '손발'보다 '머리'를 : 신임 자치단체장들께 권함

등록: 2010.06.04 수정: 2014.11.10 정말 놀랍고, 무서운 "민심"이었습니다. 설마설마하고, 제발제발했었는데...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가 바뀌지 않은 것은, 그것마저 행여 야당세력이 승리에 만취하여 자신의 잘못과 한계를 무시하는 ...

  • HERI
  • 2014.11.10
  • 조회수 3653

[착한경제-MBA 운영일기] 사회적기업 심화학습편

등록: 2010.06.04 수정: 2014.11.10 한겨레경제연구소에서 하는 일은 무엇일까요? 착한 사람도 성공할 수 있는, 우리 경제의 대안을 찾으며 연구하는 일이 바로 기존의 연구소들과 달리 한겨레경제연구소만이 할 수 있는 일들입니...

  • HERI
  • 2014.11.10
  • 조회수 3938

[착한경제] "지방, 뭉쳐야 산다"

등록: 2010.06.04 수정: 2014.11.10 “협업하라, 그러지 않으면 망한다.(collaborate or perish)” 우리 시대의 논객 강준만 전북대 교수가 <지방은 식민지다>에서 지방에서 외쳐져야 할 구호로 꼽은 말입니다. 강 교수는 지방이 ...

  • HERI
  • 2014.11.10
  • 조회수 3390

[착한경제] 곽노현 교육감과 미래의 경제

곽노현(오른쪽 둘째) 서울시 교육감 후보가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진보진영 후보로 나선 교육의원, 연예인 권해효씨와 함께 손을 맞잡아 들어보이며 유권자들의 지지를 부탁하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

  • HERI
  • 2014.11.10
  • 조회수 4008

[착한경제] 중국 싱크탱크, 종속의 함정 피해야(1)

등록: 2010.06.03 수정: 2014.11.10 이 글은 중국 남개 (南开) 대학교 주은래정부관리학원 부교수인 주쉬펑(朱旭峰) 교수가 2009년 8월 12일에 에 쓴, "中国智库:避免跌入依附陷阱"(중국 싱크탱크 : 종속의 함정 피해야)를 번역한 ...

  • HERI
  • 2014.11.10
  • 조회수 4140

[착한경제-청사과] 제4섹터와 궁합보기?!

등록: 2010.06.01 수정: 2014.11.10 2010년 5월 29일, 청년사회혁신가 과정의 5주차 강의가 진행되었습니다. 강의 제목은 너무나 노골적인 '취업'. 그날 청사과는 제4섹터로의 취업이라는, 생소하고도 일반적인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 HERI
  • 2014.11.10
  • 조회수 3968

[착한경제] 로컬푸드. 소비자 입장에서 다시 써라

등록: 2010.06.01 수정: 2014.11.10 요즘 로컬푸드가 화두다. 이번 선거에서도 여야를 막론하고 심지어 농촌 중심인지 도시 기반인지와 무관하게 대다수의 지자체장과 의원 후보, 교육감 및 교육위원 후보들이 로컬푸드 또는 로컬푸...

  • HERI
  • 2014.11.10
  • 조회수 9774

[착한경제] 빌 게이츠라는 사람

등록: 2010.05.31 수정: 2014.11.10 빌 게이츠가 2010년 TED 콘퍼런스에서 기후변화와 빈곤을 함께 해결할 수 있는 혁신적 에너지 기술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전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빌 게이츠가 TED에서 했던 강연에 대한 ...

  • HERI
  • 2014.11.10
  • 조회수 4293

[착한경제-MBA 운영일기] 전략적 사고의 모든 것

칠판에 '전략'에 대한 개념을 설명하며 열강중인 고영 대표 등록: 2010.05.28 수정: 2014.11.10 "매일 아침 제일 먼저 무엇을 하세요?" 강의는 강사의 질문으로부터 시작했습니다. "세수해요", "아침밥 챙겨먹어요", "출근하느라 바뻐...

  • HERI
  • 2014.11.10
  • 조회수 4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