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10.11.22 수정: 2014.11.12

'아! 스트레스 받아'
직장인이면 일주일에 몇 번 쯤은 내뱉는 말이다.
우리는 스트레스가 세계 최고 수준인 나라에 살고 있다. 얼마 전 발표된 ‘필립스 헬스 앤 웰빙 지수’에 따르면 G20 국가와 비교해 한국 스트레스 지수가 최상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들의 생김새만큼이나 스트레스 푸는 법도 다양하다. 여러가지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풀지만, 시간이 지나면 스트레스는 또 쌓이기 마련이다. 근본적으로 스트레스를 관리할 수 있는 뾰죡한 방법은 없을까?
지난 7년 간 수많은 기업들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심리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해 온 정신과 전문의이자, 남성 심리 전문가인 정혜신 박사는 "스트레스를 벗어 던지려면 ‘나를 제대로 바라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며 "내 안을 들여다보고 마음을 비우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자기을 바라보고 느끼는 것이 스트레스 관리와 어떻게 연결되는 것일까? 정 박사는 "자기 안의 깊은 모습을 본 사람은 자기 예측력이 있어 정서적 안정감이 있다"며 "안정감이 있는 사람은 삶에 대한 긴장도도 높지 않아 주변 사람들과도 편안하고 유쾌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자신을 그저 바라보기만 하면 되는 걸까? 이 대목에서 정 박사는 '긍정적'이라는 조건을 단다. 그리고 자기를 긍정적으로 바라보지 않을 때 생길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현재의 나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면 끊임없이 더 나아지기 위해 움직인다. 당연히 상대방도 무엇인가 개선하기를 기대한다. 이런 사람의 주위 사람은 결국 힘들고 지치고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극단적으로 외로워지고, 짜증이나 화가 잦아진다. 조직 내 스트레스도 당연히 올라가게 된다."
정박사는 “자기 마음을 제대로 들여다보면 긍정할 수밖에 없는 자기 자신을 반드시 발견하게 된다"고 말한다. 그는 자신의 그림에세이 '힘의 근원'(출처:www.mindprism.co.kr)에서 이렇게 말한다. "삶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모든 힘의 근원은/ 자기를 절절하게 느끼는 행위에서 비롯합니다./ 잘나든 못나든 상처투성이든 아니든 그 안에서/ 내 본래의 모습이 이랬구나, 내가 그래서 힘들었구나,/ 나한테 이런 욕구가 있었구나…를 알아차리고 발견하기./ 그럴 때 인간의 자기치유력은 극대화됩니다."
정 박사의 조언대로 불안하고 스트레스가 쌓일 때면 우선 멈추고, 자신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자신과 소통부터 해 보자. 그러면 '스트레스 받아'라는 말도 우리들 입에서 덜 나오지 않을까?
정혜신 박사는 12월 15~16일 열리는 ‘2010 아시아미래포럼’에서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제목으로 강연할 예정이다. 문의 070-7425-5237, www.asiafutureforum.org
이현숙 한겨레경제연구소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