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 칼럼

등록: 2011.10.25 수정: 2014.11.12


1. 신용카드 수수료 논란, 정부가 나서다
---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놓고 논란이 한창인 가운데,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지요?
당국이 신용카드 가맹점수수료의 타당성을 재점검한다. 업계에서도 자체적으로 가맹점수수료에 대한 원가분석에 착수, 내년 초까지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최근 각 카드사로부터 가맹점수수료율을 책정하는 체계와 기준에 대한 내부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하고 있다. 분석 대상은 우선 KB국민ㆍ롯데ㆍ비씨ㆍ삼성ㆍ신한ㆍ하나SKㆍ현대 등 7개 전업계 카드사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감원을 통해 자료를 받아 따져보고, 가맹점수수료 체계에 불합리한 부분이 있으면 시정하도록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 가맹점과 카드회사 사이에 논란이 거셌었는데요.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은 “젖소 목장이 있는데 우유 판매(가맹점 수수료)는 적자라서 소 사고파는 일(카드론 등)이 주업이 되었다. 그런데 소 장사로 돈을 버니 우유 값을 더 낮추란다.”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 “가맹점 수수료 원가를 공개하고 카드론 등의 이득을 공개한 뒤 남지 않는다는 우유 장사에서는 철수하라.” 중소상인단체들은 24일 현대카드 지불결제 거부운동 추진으로 맞불을 놓았다.
--- 신용카드 수수료율이 많이 높았나요?
2.1%로 직불형 카드 수수료의 1.5%보다 훨씬 높다. 신용카드는 체크카드나 직불카드 카드에 견줘 사회적 비용이 많이 드는 결제수단이다. 최대 45일까지 외상거래를 제공해 자금조달 비용도 더 드는데다 신용카드 위주의 과당경쟁 분위기에서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각종 할인·포인트·무이자할부 서비스 등 마케팅 비용도 상당한 탓이다.
--- 수수료율 조정이 대안인가요?
수수료율 조정은 대증요법이고, 중장기적으로는 직불형 카드 사용을 늘리는 것이 대안. 그런데도 신용카드와 직불형 카드의 사용 비중은 9 대 1 수준으로 신용카드가 압도적으로 많다. 유럽은 독일 1 대 9, 영국 3 대 7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지나치게 높은 수치다. 특히 국민들에게 빚내서 소비하는 훈련을 시킨다는 게 요즘 경제 상황과 맞지 않는다. 고성장기에는 이게 가능한 이야기지만, 이제 저성장기에 접어들고 있지 않느냐.
--- 제도적 직불카드 사용을 늘리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할까요?
한국은 신용카드 권하는 나라다. 거래 투명성 제고와 세원확보 차원에서 2000년대 들어 정부가 추진한 정책의 결과. 신용카드 수가 1억2000만장을 넘어섰다. 2011년 6월말 현재 발급된 신용카드 수는 1억2230만장으로, 지난해 말 1억1659만장보다 570만장 증가했다. 2003년 신용카드 대란 전년에 비교해도 1750만장 많다. 1990년에는 1038만장에 불과했다. 현재 경제활동인구 1인당 4.9장.
이게 다 신용카드 권하는 제도 때문이다. 우리는 신용카드 사용을 권장하는 취지에서 카드 수수료를 카드 사용자에게 전가하지 못하도록 할 뿐만 아니라, 카드를 받지 않는 사업장을 엄벌(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해놓고 있다. 이를 조정하는 게 급선무다. 또 직불카드 사용액에 대한 세금혜택을 주고, 신용카드 사용액 세금혜택을 줄이는 것도 방법. 직불카드 결제시스템을 가맹점에 깔아주는 것도 필요.

2. 은행, 증권 수수료도 내린다
--- 은행수수료, 증권사 수수료도 내린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은행들이 10월 25일 수수료 인하 방안을 확정해 금융감독원에 보고한다. 입출금, 계좌이체, 환전, 해외송금, 펀드가입, 증명 등 수수료 체계가 너무 복잡하다. 수수료 종류는 우리은행 195가지, 국민은행 132가지, 하나은행 116가지로 은행마다 100가지가 넘는다. 우선 이것들을 묶어 단순화하고 내린다는 방침.
또 자동화기기를 이용할 때 영업시간이 지나면 수수료를 500-600원씩 받았는데, 이를 하루 2회 이상 사용할 때 없애거나 대폭 낮출 것이라고 예상된다. 또 타행이체수수료도 최대 50% 인하한다는 방침.
--- 증권사 움직임은요?
한국거래서와 한국예탁결제원이 연말까지 두 달 동안 증권사들로부터 받는 수수료를 한시 면제하기로 했다. 한국거래소가 27일 이사회에서 이를 안건으로 올려 결정할 예정. 이렇게 되면 증권사들도 고객들로부터 받는 수수료율을 최대 절반까지 인하할 것으로 보임. 금융권 탐욕을 질타하는 사회 분위기에 발빠른 대응을 하고 있는 것을 보니 격세지감이다.

3. 삼성MRO, 인터파크가 인수
삼성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사업자인 아이마켓코리아, 인터파크가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아이마켓코리아는 삼성에 사무용품, 공구 같은 소모성 자재를 공급. 2010년 1조 5천억원의 매출을 올림. 시가총액은 8월1일 기준 9489억원. 현재 삼성 계열사가 지분 58.7% 보유.
8월에 대중소기업 상생 차원에서 지분 매각 방침 밝힘. 인터파크도 주식회사이고 상장기업인데, 삼성보다 나을지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우려.
원래 문제는 대기업이 중소기업 업종인 MRO에 손을 뻗친다는 것과 MRO의 구매력으로 가격 후려치기를 해서 영세 납품업자들이 힘들다는 것. 그 두 가지 문제는 여전하다. 해법이 될 수 있을지 의문. 어쨌든 2010년 매출 3700억원이던 인터파크는 새로운 성장 날개를 달게 됐다.

4. 토마스 기차를 탄 바비인형, 뉴욕증시 밀고가다
뉴욕증시가 또 다시 상승하며 사흘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유로존 해결 기대감이 저변에 깔려있는 가운데 기업들의 잇단 인수합병(M&A) 소식과 기업실적 호조가 장을 이끌었다. 24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거래일대비 104.83포인트, 0.89% 상승한 1만1913.62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61.98포인트, 2.35% 뛴 2699.44를 기록했다.
인수합병 소식 중에 `바비인형`으로 유명한 마텔은 `토마스와 친구들` 판권을 가지고 있는 장난감회사인 영국의 HIT엔터테인먼트를 6억8000만달러에 인수했다는 소식이 눈에 띈다. 바비와 토마스가 만나 뉴욕증시를 떠받쳤다.

5. 스티브 잡스 전기 출간, 기른 정이 낳은 정을 이긴다
잡스 전기가 전세계 동시 발매. 아이폰, 아이패드 등 제품에 완벽을 추구하던 잡스는, 그것이 자신의 아버지인 폴 잡스로부터 배운 것이라고 서술. 양부모이지만, 친부모와 마찬가지라고 서술. 탐욕의 시대, 제품에 모든 것을 쏟는 장인정신으로 깊은 인상을 주고 일찍 숨진 잡스의 모습과 그 기업가정신을 되짚어 볼 수 있는 책. 특히 잡스의 전기에는 혁신가이지만 때로 동료들에게 비열했던 잡스의 양면을 모두 보여주어 흥미를 끌고 있음.

이원재(한겨레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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