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 하이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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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서 얻어 지역에서 소비
‘지속가능’ 구현 새 방식 주목

희망찬 새해가 밝아온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시대는 여전히 위험과 위기의 연속이다. 급격한 환경파괴와 기후변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한계에 이른 석유 증산(오일 피크)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서 보듯 에너지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지구촌은 한두 가지 위기가 아니라 식량위기, 에너지 위기, 경제난 등의 복합적인 위기를 겪고 있다.

에너지 없이 하루도 살기 어렵지만, 발전을 하고 이를 필요한 곳으로 보내는 일은 갈수록 힘들어진다. 송전탑이 들어서는 경남 밀양에서는 주민 2명이 생명을 스스로 포기했다. 에너지를 둘러싼 갈등은 지역공동체와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시설을 유치하려는 이들과 반대하는 이들의 갈등이 첨예해지고 있다. 유치를 위한 편법 역시 도를 넘어섰다. 이 모든 것은 에너지를 대량으로 생산해 먼 거리까지 수송하는 시스템이 한계에 부닥쳤음을 확인시켜 준다.

그래서 로컬에너지가 미래의 에너지 패러다임으로 등장하고 있다. 로컬에너지는 태양광, 풍력, 바이오매스 등 지역에서 얻을 수 있는 자연자원을 활용해 에너지를 생산하고 가까운 거리에서 소비하는 발전 방식이다. 먹을거리의 새 패러다임인 ‘로컬푸드’처럼 생산자와 소비자의 거리를 줄여 이로움을 키우자는 생각이다.

화석연료 대신 친환경 자원 활용

로컬에너지는 석탄, 석유, 원자력 등을 이용해 대량으로 전기를 생산하고 먼 거리를 수송하는 중앙공급 방식을 탈피하자는 대안적 시도이다. 독일이나 오스트리아에는 로컬에너지로 에너지 자립에 성공한 곳이 적지 않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일자리 창출 등 경제적인 부가가치도 만들어내고 있다.

세계 최초의 에너지 자립마을인 오스트리아의 무레크는 1980년대 후반부터 협동조합을 만들어 바이오디젤 등을 활용해 에너지 자립을 일궈냈다. 독일의 윈데 마을에서는 특별히 설계된 축사에서 모아진 가축 배설물로 전기를 생산하는데, 마을이 사용하고 남는 전기를 팔아 쏠쏠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

서울시 ‘원전 하나 줄이기’ 등 추진

최근 국내에서도 로컬에너지와 관련해 의미있는 실험들이 진행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도시형 로컬에너지 사업인 서울시의 ‘원전 하나 줄이기’ 정책을 꼽을 수 있다. 이 정책은 인구 1000만명의 거대 도시 서울을 지속가능한 에너지 도시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화석연료를 사용해 중앙집중식으로 대량생산·수송하던 에너지를 태양광, 바이오가스 등 분산형 근린생산 에너지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서울을 햇빛도시로 만들기’ ‘건물 에너지 효율 개선사업’ 등 열 가지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동작구 성대골, 강동구 십자성마을 등 마을 특성에 맞는 에너지 자립 마을 사업도 주민 참여와 관련해 눈길을 끈다. 농촌형 로컬에너지 사업으로는 전북 완주군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완주군은 올해를 에너지 자립의 원년으로 삼고 지역에 풍부한 산림 바이오매스나 태양광을 활용하는 등 다양한 로컬에너지 사업을 추진했다.

자립마을 앞서 정책틀 먼저 갖춰야

로컬에너지를 통한 에너지 자립마을은 생산설비를 갖춘다고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지역에서 에너지원을 공급하고, 설비를 운영하며, 생산한 에너지를 활용하기까지 선순환의 고리가 완성되어야 한다.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의 에너지 자립마을은 정부가 분산형 에너지 정책을 펼치는 가운데 주민이 주도적으로 나서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따라서 에너지 자립마을 몇 곳 더 만들기 위해 서두르기보다는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 수 있는 분산형 에너지 정책의 틀을 먼저 만드는 게 중요하다. 구체적으로 지자체에서 산업, 주거, 교통 등 분야별 에너지 자립 방안을 제시하고, 이를 단계별로 추진하면서 단기, 중기의 에너지 자립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에너지 체계를 전환하는 것은 기술보다 사람의 문제다.” 지난달 서울 국제에너지콘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에 온 분산형 에너지 전문가 앨런 존스(시드니 에너지·기후변화 부문 개발 책임자)의 말이다. 에너지 패러다임이 변하려면 시민들의 인식 변화가 중요하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필요를 느끼고 동참하도록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 변화된 에너지 시스템이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고 개인에게도 어떤 이점이 있는지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지역의 에너지 자립은 로컬푸드와 마찬가지로 지역경제의 순환과 일자리 창출에 효과가 있음도 널리 알려야 한다.

에너지 위기에 대한 각국의 대응과 로컬에너지에 대한 투자는 위기 속에 다가온 기회이다. 이 기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지역의 미래는 달라질 것이다. 로컬에너지를 기반으로 에너지 자립을 일궈가는 지역은 지속가능한 사회로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

글 이현숙 한겨레경제연구소장 hslee@hani.co.kr

디자인 이임정 기자 imj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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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매스란?

광합성에 의해 생성되는 다양한 조류와 식물 자원, 모든 산업 활동에서 발생하는 유기성 폐자원을 통칭한다. 나무, 농작물의 가지, 톱밥, 볏짚 같은 농림업 부산물, 유기성 하수 침전물, 축산 분뇨 등이 모두 바이오매스 자원이다. 목재 자원의 경우,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비순환형 시스템과 달리 대기→산림→목재→대기로 탄소가 순환하는 시스템이다.

한겨레 협동조합학교 2기가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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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사진 한겨레경제연구소(HERI) 연구원

● 강의 기간 2014년 2월10일~4월21일

● 강의 시간 매주 월요일 19:30~22:00

● 강의 장소 한겨레교육문화센터 신촌

● 수강 문의 및 신청 한겨레교육문화센터

(02)3279-0900, www.hanter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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