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사회
사회적기업 크라우드펀딩 대회
6월 한달 동안 열린 ‘2015 사회적기업 크라우드펀딩 대회’
에서 수상한 참가팀들이 2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시상식
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제공
6월 한달 동안 열린 ‘2015 사회적기업 크라우드펀딩 대회’ 에서 수상한 참가팀들이 2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시상식 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제공
#1. 지능평가지수가 71~84 수준을 ‘경계선 지능’이라 부른다. 전국적으로 80만명, 한 반에 3~4명이 경계선 지능의 아이들이다. 이 아이들은 산만하고 행동이 미숙하며 학업 성취도가 낮은 ‘느린 학습자’들로 불리기도 한다. 비록 더디긴 하지만 상위 학습이 가능한데도, 학교·가정에서 방치되고 사회에 나가 잉여 인력으로 전락하기 쉽다. 치료와 교육이 필요하지만 정신지체 등 뚜렷한 장애가 아니어서 특수 교육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경기 구리의 담쟁이학습발달지원센터는 이 아이들이 학습 내용을 반복하고 숙달할 수 있도록 돕는 10주간의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투자를 제안했다.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192명이 473만원을 보탰다. 이 돈은 취약계층의 느린 학습자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쓰여진다. 센터 쪽은 “돌봄이 부족한 취약계층의 느린 학습자들이 방치되지 않고 당당한 성인이 될 수 있도록 돕는 게 궁극적으로 사회적 손실을 줄이는 길”이라고 밝혔다.

#2. 전국민 열 중 일곱은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을 이용한다. 가장 큰 이유는 포인트 사용이 쉽고 편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동네 빵집들도 멤버십 시스템을 만들면 어떨까? 기존의 멤버십 서비스는 영세한 소상공인들에겐 적잖은 부담이다. 고가의 판매관리시스템(POS)에 연동해야 하고 피시 등 장비를 갖춰야 하며 월 사용료도 내야 하기 때문이다. ‘라운드업’은 소상공인이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모두의 멤버십’ 플랫폼을 개발했다. 포스 연동이나 추가 장비 없이 인터넷 접속만으로 스마트폰 적립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식이다. 회원 가입부터 멤버십 설정까지 3분이면 해결된다. 라운드업이 멤버십 플랫폼을 기반으로 ‘동네 빵집 살리기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모두 51명이 816만원을 투자했다. 투자금은 모두의 멤버십 시스템의 마케팅 비용 등으로 쓰일 예정이다. 라운드업 관계자는 “빵집뿐 아니라 위기에 처한 수많은 소상공인에게 저렴하고 쉬운 멤버십 시스템을 제공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사회혁신 프로젝트 소액 기부·투자
‘경계선 지능’ 아이 학습 프로그램
동네 빵집 위한 멤버십 시스템 등
시민들 십시일반 1억6천만원 모여
“소셜 미션 마케팅 활성화돼야”

#3. 자영업자의 가장 큰 고민은 높은 상가 임대료다. 여러 사람이 가게 공간과 영업 시간을 나눠 쓰면 어떨까? 공유공간 플랫폼 ‘공공’은 여러 사람이 공유하는 ‘모두의 가게’를 준비중이다. 임대료 등 고정 비용을 다수의 창업자가 분담하자는 게 기본 뼈대다. 예컨대 낮시간대 카페를 1~2명이 나눠 운영하고, 밤에는 다른 1~2명이 주점을 운영을 하는 식이다. 가게 밖 공간에는 지역 주민 등이 물건을 내다 팔 수 있는 프리마켓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업종을 다양화하고 창업 및 운영 비용을 분담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영업’을 추구하는 것이다. ‘모두의 가게’는 매출 유지를 위해 하루 종일 가게에 얽매여 정상적인 삶이 불가능한 자영업자의 현실을 개선해보자는 취지도 담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제안한 공공은 “창업을 한 열 중 일곱이 망하는 게 현실이다. 동네마다 ‘모두의 가게’가 여럿 생겨 자영업자들이 서로 상생하는 모델이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모두의 가게’는 올해 안에 경기 용인에 1호점을 열 계획이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지난달 주최한 ‘2015 사회적 기업 크라우드펀딩 경진대회’에서 1억원이 넘는 투자금이 모였다. 크라우드펀딩은 소셜미디어나 인터넷 등으로 익명의 다수에게서 소액 투자자금을 모으는 것이다.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와 모델들이 불특정 다수의 시민들로부터 공감과 평가를 받는 과정이기도 하다. 기존 사회적 기업의 사업 모델을 포함해 창업 단계의 톡톡 튀는 프로젝트 등 87개 팀이 참가했다. 6월 한달 동안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한 결과 모두 2581명이 1억6천만원가량을 투자했다. 1인당 평균 투자액은 4만8천원이다. 87개 팀 가운데 21곳이 펀딩 목표액(300만원)을 달성했다. 진흥원 관계자는 “크라우드펀딩대회는 사회 혁신을 지향하는 청년 창업가들이 자신감과 마케팅 경험을 얻고 시민들은 사회적 기업의 소셜 미션을 응원하고 서비스와 상품을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삼키는 데 애로를 겪는 노인을 위한 먹거리 제품(복지유니온), 결혼식에 쓰이는 꽃과 음식 등을 지역에서 조달하는 마을 결혼식(대지를 위한 바느질), 미혼모와 한부모 여성, 에이즈 환자 등 소외 계층을 돕기 위한 사업 모델들이 호평을 받았다. 빈발하는 군내 사고를 줄이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 ‘병영 공감 디자인’(넷임팩트코리아)은 목표액의 2배를 웃도는 677만원을 모았다. 아프리카 아이들이 사용하기 쉬운 물통을 공급하는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백’(제니백) 등은 올해 들어 두번째 펀딩에 나서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선 투자 금액과 투자자 수, 공감지수 등을 종합평가해 상위 11팀을 선정했다. 이들은 1390만원의 상금과 저리 대출 등의 추가 특전을 받았다. 진흥원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소셜 펀딩은 여전히 ‘기부형’이 대부분이다. 투자에 대한 금전적 보상과 함께 사회적 기여라는 무형의 수익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회승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동향분석센터장 honesty@hani.co.kr


등록: 2015-07-19 20:49

한겨레에서 보기: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700912.html


서비스 선택
댓글
로그인해주세요.
profile image
powered by SocialXE
List of Articles

[더 나은 사회] 구멍 숭숭 뚫린 법·제도에 소비자 주권 보호 무방비

옥시·폴크스바겐, 미·EU엔 납작 사과·피해보상 등 곧바로 발표해 국내선 ‘책임 회피’ 속 되레 고자세 집단소송제·징벌적 배상 등 미비 정부·업계는 “기업경영 위축” 타령 “제도 개선, 기업 인식 전환” 목소리 에릭 슈나이...

  • admin
  • 2016.07.21
  • 조회수 3967

[더 나은 사회] 협동조합, ‘지속가능한 발전’ 위해 다시 뛴다

1844년 12월 영국 랭커셔주의 작은 마을 로치데일에서 주민 28명이 1년 동안 겨우겨우 모은 28파운드의 출자금으로 만든 허름한 매장. 근대 자본주의 체제에서 협동조합의 시작이었다. 사람들 왕래가 거의 없는 모퉁이의 허름한...

  • admin
  • 2016.07.07
  • 조회수 4263

[더나은사회] “사회적경제의 ‘홍반장’ 구실, 똑소리 나는 중간지원조직으로”

지난해 10월 경기도 광명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열린 ‘사회적 경제 코디네이터 양성과정’에서 참가자들이 강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광명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제공 지방정부협, 발전방안 모색 포럼 열어 행정과 민간 사이의...

  • admin
  • 2016.06.13
  • 조회수 4476

[더 나은 사회] “우리 동네 더 좋은 동네 만드는 협동조합”

김영훈 기자 kimyh@hani.co.kr 아이쿱협동조합연구소 10돌 심포지엄 “조합원의 권익을 향상하고 지역사회에 공헌하고자 하는 사업조직.” 2012년 발효된 협동조합기본법에서 정의하는 협동조합의 성격과 역할이다(제2조). 경영학에서 ...

  • admin
  • 2016.05.30
  • 조회수 4603

[더나은사회] 다국적기업의 이중 기준, ‘옥시 비극’ 불렀다

경실련, 참여연대, 환경운동연합, 녹색연합 등 시민사회단체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 회원들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가습기 살균제 제조기업 처벌 촉구 및 ‘옥시 제품 불매’ 운동...

  • admin
  • 2016.05.16
  • 조회수 4209

[더 나은 사회] 퀘벡 청년, 또다른 사회적경제 세계 이끌다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에 있는 사회적기업 인서테크에서 일하는 청년들. 청년들의 사회복귀를 돕는 사회적기업으로 중고 컴퓨터를 수리해 재생 컴퓨터로 되파는 사업을 하고 있다. 인서테크 누리집. 캐나다 퀘벡주 사회적경제 주...

  • admin
  • 2016.05.02
  • 조회수 4264

[더 나은 사회] ‘사회적 배제’ 심화되는 농어촌…자립형 사회적 경제로 푼다

충북 옥천군 안남면 배바우작은도서관 앞에서 어린이들이 마을순환버스를 타고 있다. 마을 주민들의 오랜 염원을 바탕으로 2009년부터 안남면 주민·군청·시민단체가 힘을 모아 주민들의 복지를 위해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옥천순...

  • HERI
  • 2016.04.20
  • 조회수 4675

[더 나은 사회] 대기업 프랜차이즈 밀려오는 ‘캠퍼스 상업화’, 대학생협 활로는?

대기업·대형 프랜차이즈들이 대학당국의 상업화 흐름에 편승해 캠퍼스에 마구 들어오고 있다. 상업화 흐름에 저항해 대학생협들도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2월 인천대생협이 구내 식당에서 진행한 명절맞이 윷놀이 이벤...

  • admin
  • 2016.04.04
  • 조회수 4462

[더 나은 사회] 조합원들이 만드는 민주주의 축제…주총과 다른 협동조합 총회

협동조합은 출자 액수에 관계없이 1인 1표를 행사하는 조합원들이 모여 민주주의를 배워가는 학습의 장이다. 지난 12일 서울시엔피오(NPO)지원센터에서 열린 땡땡책협동조합 총회는 조합원 자녀들까지 참여하는 축제의 마당이었다....

  • admin
  • 2016.03.21
  • 조회수 4202

[더 나은 사회] 협동조합 1만개 시대 성큼…질적 도약 위해 자금조달 길 터야

khan@hani.co.kr">협동조합의 성장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창업자금이 부족한 초기 협동조합에 대한 사업역량 개발과 연계된 금융 지원과 외부 자금 조달을 위한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 사진은 택시기사들이 출자해 만든 한국...

  • admin
  • 2016.03.07
  • 조회수 4633

[더 나은 사회] 높고 두터운 ‘유리천장’에…기업 성장 잠재력 뒷걸음질

“성 다양성은 윤리적으로 옳기 때문에 추구하는 게 아니라, 우리 회사와 가정, 나아가 사회를 이롭게 하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기에 반드시 해야 할 일입니다.” 스위스 다보스에서 지난 1월에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의 주제는...

  • admin
  • 2016.02.22
  • 조회수 4558

[더 나은 사회] 공장과 ‘공방’의 차이…“소비와 생산이 호흡한다”

1. 충북 괴산자연드림파크에 위치한 ㈜해피푸르츠 공방 안 견학 통로를 따라 조합원 자녀들이 투명창 너머 생산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생활협동조합 조합원수가 2014년 100만명을 넘어섰다. 전체 인구의 2%, 전체 가구수의 5....

  • admin
  • 2016.02.01
  • 조회수 4239

[더 나은 사회] 주민을 위한 주민과 함께하는 도시재생의 길

1월12일 경기도 안산시 한양대 에리카캠퍼스에서 피터 비숍 런던대 교수가 지역 주민과 소통에 기반한 도시 재생 사례를 설명하고 있다. 도시는 사람들이 더불어 살기 위해 사람들이 만든 공간이다. 도시는 인구나 산업 구조, ...

  • admin
  • 2016.01.18
  • 조회수 4414

[더 나은 사회] 이윤추구 ‘짧은 상품주기’로부터 독립…재사용 ‘순환경제’로의 이행

서울 노원구청과 노원되살림네트워크, 노원사회적경제활성화추진단은 중고벼룩시장 및 자원순환 행사로 매년 ‘노다지’(노원에서 다시 쓰는 지혜) 장터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6월21일 노원구청 앞에서 열린 노다지 장터. 노원사회...

  • admin
  • 2015.12.21
  • 조회수 5252

[더 나은 사회] 마을이 키우는 아이…‘사회적 경제 특구’ 들어보셨나요?

서울 관악구청과 관악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가 ‘서울시 사회적 경제 예비특구 준비 사업’의 일환으로 마련한 ‘서로돌봄허브’ 공간. ‘공동체육아’의 플랫폼으로서 역할이 기대된다. 관악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 제공 지난 10월 말...

  • admin
  • 2015.12.07
  • 조회수 4795

[더 나은 사회] 해킹? ‘시빅해킹’!…정보기술이 만들어내는 도시 삶의 혁신

지난 18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2015 사회혁신 콘퍼런스’에 참석한 오스카르 몬티엘 코데안도멕시코 공동대표가 멕시코의 시빅해킹 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한국은 디지털 정보 인프라 측면에서 가장 우수한 국가 중...

  • admin
  • 2015.11.23
  • 조회수 4597

[더 나은 사회] ‘문화 향유권’ 돕는 사회적 기업, 공동체 성장 이끈다

모두를 위한 극장 공정영화협동조합(모극장)이 열었던 ‘랩탑영화제’ 모습. 모극장은 영화를 보기 어려운 시민들과 공동체를 찾아가 상영하는 대안적 영화 유통 및 배급 사업을 펼치고 있다.  모극장 제공 #장면1. 전남의 한 ...

  • admin
  • 2015.11.09
  • 조회수 4459

[더 나은 사회] “삶의 질이 경제적 성취보다 더 중요”…‘탈물질주의’ 경향 뚜렷

와 희망제작소가 지난 2월 경기도 안산 경기창작센터에서 연 ‘광복 100년 대한민국의 상상’ 행사에 참가한 청년들이 자신들이 꿈꾸는 미래 사회의 모습을 유리창에 적어둔 모습. 안산/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 alt="와 희...

  • admin
  • 2015.08.31
  • 조회수 4617

[더 나은 사회] 아시아 사회혁신가들, ‘민달팽이족’ 위해 손잡다

홍콩 사회적 기업 ‘라이트비’는 저소득층 싱글맘들을 위한 집인 ‘라이트홈’을 운영한다. 거주자들은 거실과 주방을 함께 사용하며 서로를 돕는 동반자가 되어간다. 라이트비 제공 제2회 아시아청년사회혁신가 포럼 #1 사티안 ...

  • admin
  • 2015.08.17
  • 조회수 4387

[더 나은 사회] ‘로컬푸드 도시락’에 평창 올림픽 지속가능성 담는다

송어·감자·더덕 등 강원 특산물로 관람객 등에 공급할 도시락 6종 개발 대회 끝나도 대표 먹거리로 브랜딩 올림픽-지역경제 선순환 모델 가능성 대기업 ‘스폰서십 독점권’ 해결해야 지난달 21일 강원도 원주에서 평창동계올림픽 ...

  • admin
  • 2015.08.03
  • 조회수 5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