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사회
‘초록열매 프로젝트’ 펼치는
재단법인 숲과나눔 사람들
지난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겨레신문사를 찾은 재단법인 숲과나눔의 이지현 사무처장(왼쪽)과 정상용 기획담당.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환경지킴이로 나선 시민들의 활동을 발굴·지원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지난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겨레신문사를 찾은 재단법인 숲과나눔의 이지현 사무처장(왼쪽)과 정상용 기획담당.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환경지킴이로 나선 시민들의 활동을 발굴·지원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기후위기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생존의 문제가 되어가고 있다. 어디 기후변화뿐이랴. 인간의 탐욕에 의한 대량소비와 자원낭비, 이로 인한 생태계 훼손 등도 환경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국민의 성금으로 마련된 재원을 사회복지 사업에 지원해온 국내 최대 법정모금기관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기존 복지 중심 사업을 환경 분야로 확대하고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재단법인 숲과나눔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을 받아 진행한 환경 프로젝트 ‘초록열매’ 사업은 이 중 하나다. 10억원 규모의 공모 사업으로 시민들의 활동을 지원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2021년 11월 첫 씨앗을 뿌렸고, 30개 비영리 단체가 참여해 전국 곳곳에서 혁신적인 실험과 도전을 이어가는 중이다. 충남 홍성군 장곡면 주민자치회의 환경 프로젝트는 그 중 하나다. 숲과나눔 재단의 이지현 사무처장과 정상용 기획 담당을 만나 초록열매 사업의 성과와 앞으로 과제를 들어봤다. 인터뷰는 지난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신문사에서 진행했다.

-초록열매 사업은 어떤 프로젝트인가?

“미래세대에게 물려줄 더 나은 환경을 위해 시민들의 다양한 아이디어와 새로운 시도를 발굴하고 지원하는게 목적이다. 특히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 피해는 취약 계층에게 쏠릴뿐아니라 우리 사회의 불평등 구조를 더 악화시킨다. 대량소비, 자원낭비, 생태계 훼손, 기후위기, 환경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한 시민들의 실천 방법을 찾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상에서 실천 방법은 어떤게 있나?

“예컨대 경기 수원의 한 아파트 거주 시민들은 ‘아파트 탐조단’을 만들어 도심 속 아파트단지 숲정원의 가치를 재발견했다. 주민들은 생태적 가치를 높이기 위해 인공새집 달기, 새 먹이대 설치, 유실수 심기 등 ‘도시에서 새와 함께 살아가기’ 프로젝트를 펼치고 또 관찰하며 기록으로 남겼다. 일상에서 생태문화를 조성하는 것은 생물다양성을 보존하는 또 다른 관계망이라고 할 수 있다. 자연의벗연구소, 시흥갯골 사회적협동조합, 안양군포의왕환경운동연합, 한강생물보전연구센터 등 4개 단체는 지역의 생물다양성 보존에 대한 여론을 조성했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시민들 사이에 새로운 관계가 맺어졌고 이 관계망은 더 촘촘해지리라 기대한다.”

-큰 단체, 거대 담론 중심이 아니라 시민 주도의 아이디어 사업이 많아 눈길이 간다.

“특히 장곡면 주민자치회 활동은 큰 의미가 있다. 6개 마을 이장들이 환경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영농폐기물 수거량, 이동거리 등을 일일이 데이터화했다. 주민 주도로 시작해 정책 결실까지 맺은 사례다. 이밖에 종이팩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한 ‘유어스텝’, 자원순환시스템을 구축한 광주광역시 용봉동 ‘마을발전소’, 경기 시흥시 배곧신도시 연안에 서식하고 있는 흰발농게 지킴이로 나선 시흥갯골 사회적협동조합 사례 등은 우리 주변에서 삶과 자연의 가치를 느끼고 참여할 수 있는 생태보전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기후위기에 맞서는 시도들이 다양해지고 있는데?

“바다에서, 도시에서, 생활속에서 실천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기후변화청년단체는 건설중인 강릉 안인화력발전소를 중심으로 온실가스 배출의 주요 원인인 석탄화력발전이 초래하는 다각적 위험성을 알리기 위한 활동을 전방위로 펼치는 중이다. 해양환경보호단체 레디는 플라스틱을 비롯한 각종 쓰레기로 인한 해양환경오염 문제에 주목하고 프리다이버들의 수중정화 프로젝트를 진행해 그린다이빙 문화를 확산시키는데 일조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석탄화력발전소 57기가 가동 중이며, 4기는 건설중이다. 연간 해양쓰레기 발생량은 14만5천t, 1인당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은 13t에 이른다. 세계적으로 기후위기가 현실화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앞에 놓인 현주소다.”

-아무래도 시민운동의 지속가능성이 관건일텐데?

“환경 문제는 단기간에 성과가 나지 않을 뿐더러 측정하기도 어렵다. 상대적으로 환경 분야의 기금과 배분이 왜소한 상황에서 이번 프로젝트는 기반조성을 위한 의미가 크다.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활동과 관심이 필요하다.”

홍대선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센터장


한겨레에서 보기 : https://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073114.html

서비스 선택
댓글
로그인해주세요.
profile image
powered by SocialXE
List of Articles

미분양 쌓여서 경제위기 온다고? 반복되는 ‘그들의 노림수’

올해 미분양은 금융위기의 50%도 안돼 LH ‘감정평가 방식’ 의존해 미분양 매입 집값 하락기, 거품 낀 고가매입 논란 자초 최근 미분양 아파트가 증가하자 “주택경기가 어려워지면 한국경제가 흔들린다”는 위기론이 다시 고개...

  • HERI
  • 2023.04.17
  • 조회수 559

분배지표 나빠졌지만 윤 대통령 취임 뒤 불평등 언급 0번

취임 뒤 10개월 과거 대통령 말 분석 문재인 전 대통령은 불평등 34번 언급 지난해 5월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대통령 중심제 국가에서 대통령의 말은 정책뿐만 아니라...

  • HERI
  • 2023.04.10
  • 조회수 434

한국 소득 불평등, OECD 2번째로 빠르다

세계불평등연구소 2007~21년 분석 최상위 1% 몫 3.3%p 증가한 11.7% 위기 뒤 분배 지표 악화 패턴 반복 우리나라 최상위 계층의 소득 몫 증가 속도가 OECD 비교 대상 30개국 가운데 가장 빠른 편이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 HERI
  • 2023.04.10
  • 조회수 824

“재생에너지 확대 위해 경매제 도입·정부주도 입지 개발 시급”

제3회 사회적 합의 위한 에너지 정의 포럼 재생에너지 확대·RE100 활성화 토론 지난달 30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청암홀에서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이 주도하는 ‘사회적 합의를 위한 에너지 정의 포럼’에서 개최한 ‘...

  • HERI
  • 2023.04.03
  • 조회수 577

BBK 김경준은 송환까지 3년6개월…스티븐 리는?

범죄인 인도 재판 뒤에도 국내 송환까지 상당 기간 걸려 시민단체 회원들이 2008년 1월 스티븐 리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의 한국 송환을 촉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에서 체포된 스티븐 리(이정환) 전 론스타코리아...

  • HERI
  • 2023.03.20
  • 조회수 455

‘론스타 먹튀’ 전모 아는 스티븐 리 미국서 체포…누가 떨고 있을까

스티븐 리 3월2일 미국에서 체포 송환되면 ‘론스타’ 재수사 가능성 커 법무부 “빠른 국내 송환 추진” 외환은행 부실로 몰고간 BIS 조작, 산업자본인데도 대주주 자격 심사 통과 론스타 ‘먹튀’ 전모 잘 아는 인물 추경호...

  • HERI
  • 2023.03.20
  • 조회수 644

연료비 폭등으로 더 커진 불평등…에너지복지 사각지대 없애야

최하위 계층 소득 중 연료비 비중 10% 최고 소득층은 0.8%로 불평등 더 커져 전기·가스값 폭등하자 정부 지원 2배 에너지빈곤 장기계획 없이 일시 대책 에너지복지 더 넓혀 사각지대 없애야 기후위기 대응 지원도 함께 고려해...

  • HERI
  • 2023.03.13
  • 조회수 697

늑장 부리다 ‘국제표준 식민지’ 될라…세계는 ‘ESG 공시’ 전쟁중

인터뷰ㅣ유엔사회개발연구소 이일청 박사 IFRS·EFRAG, 공시표준 제정 앞장 중국 독자적 ‘그린 택소노미’ 내놔 한국, 글로벌 평가지표 베끼기 수준 유엔 사회개발연구소의 이일청 선임연구조정관이 지난 2월28일 서울 마포구 공...

  • HERI
  • 2023.03.06
  • 조회수 585

‘전 정권 실세’만 겨냥한 검찰…디스커버리 투자자 피해 회복은?

장하성·김상조 연루 의혹 제기 지난 연말 1심 재판서 “무죄” 디스커버리펀드 환매중단 사태 피해자들이 2022년 6월8일 장하원 디스커버리자산운용 대표의 영장실질심사가 열린 서울남부지법 앞에서 장 대표의 구속을 촉구하는 시...

  • HERI
  • 2023.02.20
  • 조회수 525

“국토균형발전·지방분권 고려한 선거구제 논의 필요”

인터뷰/우동기 국가균형발전위원장 역대정부 경제 효율성에 매몰, 수도권 규제 ‘냉탕온탕’ 정책 반복 중앙집권적 체제로 집중 초래…중앙보다 지방의 논리 중시해야 미국 상원처럼 면적 대비 ‘지역별 비례대표’ 선거구제 검토할만...

  • HERI
  • 2023.02.13
  • 조회수 511

‘시장경제 파수꾼’ 공정위, 법무부 ‘세종시 출장소’ 전락하나?

법무부·공정위 합동업무보고 이례적 검찰, 담합·부당지원 수사 ‘드라이브’ ‘공정위 전속고발제’ 유지 공약 파기 대검 공정거래사건 지휘부 신설 보고 검찰·공정위 이원화 ‘미국 모델’ 꿈꿔 형사 중심 접근 ‘글로벌 스탠다드...

  • HERI
  • 2023.02.06
  • 조회수 621

10대 후반 고등학생운동을 시작으로 30년간 사회운동

이승훈 사무처장은 누구? 이승훈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사무처장의 사회운동 경험은 길고도 다채롭다. 고등학교에 다니던 1990년대 초반 학내 소모임을 만들고 두발 자유화, 교복 비리 척결 등을 요구하는 고등학생운동을 시작했다....

  • HERI
  • 2023.01.16
  • 조회수 634

“윤석열 정부, 시민사회 전방위 탄압 군사독재정권 이후 최악”

감사원·국힘 장악 지자체 앞세워 압박 조사도 않고 ​‘혈세 낭비’ 부도덕 매도 보조금 투명성 외 다른 목적 의심돼 시민운동 ‘87체제’ 뒤 시민편익 화두 쓰레기 종량제·주5일제 도입 등 성과 회계 개선 노력…지자체 교육지...

  • HERI
  • 2023.01.16
  • 조회수 883

[인터뷰] “한동훈, 론스타 수사 소극적인 건 폭탄 돌리기”

민변 송기호 변호사 “론스타 판정문을 보면 한동훈 장관의 말대로 배상 판정이 뒤집힐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한 장관이 국민들에게 착시를 일으키고 있다.” 국제통상 전문가인 송기호 변호사(사진)는 지난해 9월 말 법무부가 40...

  • HERI
  • 2023.01.09
  • 조회수 655

론스타 ‘판정 무효’ 희박한데도, 법무부는 “승산 있다” 말만

송기호 변호사 론스타 판정문 분석 한동훈은 “승산 있다” 자신하지만 판정문 뜯어보면 무효 가능성 없어 론스타, 외환은행. 연합뉴스 “국민의 피 같은 세금은 한푼도 유출돼서는 안 된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지난해 8월 ...

  • HERI
  • 2023.01.09
  • 조회수 559

“바다에서, 농촌에서, 도심에서… 시민 환경지킴이 발굴·지원하죠”

‘초록열매 프로젝트’ 펼치는 재단법인 숲과나눔 사람들 지난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겨레신문사를 찾은 재단법인 숲과나눔의 이지현 사무처장(왼쪽)과 정상용 기획담당.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환경지킴이로 나선 시민들의 활...

  • HERI
  • 2022.12.26
  • 조회수 674

영농폐기물 수거·처리에 나선 장곡 주민들의 결실

③주민 주도 농촌환경 보전 활동 충남 홍성군 장곡면 주민자치회 폐비닐·농약병 등 쓰레기로 몸살 앓자 주민들 나서 폐기물 수거·토론회 개최 정책·지원 방안 제안, 조례제정 이끌어 지난 7월22일 충남 홍성군 장곡면 광성2리 ...

  • HERI
  • 2022.12.26
  • 조회수 702

“학생들 긍정적 변화 끌어낼 때 최대의 행복 느낀다”

청소년 진로체험교육 박민주 담당자 -언제부터 소외 및 교육취약계층 청소년을 위한 진로체험교육 사업을 맡게 됐나? “이번 사업이 올해 2월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한 뒤 첫 일이다. 졸업 전에 사업 담당자 모집에 지원했...

  • HERI
  • 2022.12.19
  • 조회수 584

국내 첫 ‘맞춤형’ 진로체험교육, 그늘진 청소년에 꿈을 찾아주다

[나눔이 희망이다] ② 울산중구 ‘청소년, 마을 속에서 꿈을 꾸다’ 13일 오후 울산광역시 중구 화합로 신울산슈가케익제빵학원에서 소외 및 교육취약계층 출신 청소년들에게 제공하는 진로체험교육 프로그램 중 하나인 제과기능사...

  • HERI
  • 2022.12.19
  • 조회수 736

“반지하 사는 할머니가 건넨 쌀과자, 평생 잊지 못하죠”

[나눔이 희망이다] ‘장집사’ 회원 김동혁씨 인터뷰 ‘장집사’ 회원 김동혁씨가 12월5일 장집사 활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퇴직하면 뭔가 보람 있는 일을 해보고 싶었는데, 대한노인회에서 노인 가상체험을 하...

  • HERI
  • 2022.12.12
  • 조회수 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