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서울가든호텔에서 신용보증기금 주최로 ‘사회적 경제 페스티벌’이 열렸다. 발달장애 단원들로 이루어진 사회적협동조합 드림위드앙상블이 휴식시간에 공연을 하는 모습.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전국 각지에서 중소기업계 최대 규모의 ‘중소기업주간’ 행사가 열렸다. 중소기업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중소기업인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1989년부터 해마다 5월 셋째 주에 열리는 행사다. 2011년 7월부터는 ‘중소기업기본법’에 명문화되면서 공식적인 축제로 자리매김했다.올해로 30회를 맞이했다.
올해 ‘중소기업주간’엔 색다른 모임이 마련됐다. 바로 15일 오후 신용보증기금(이하 신보) 주최로 서울가든호텔에서 열린 ‘사회적 경제 페스티벌’이다.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회적기업과 중소기업은 중소기업기본법 제2조(2014년 개정)에 의하면 이미 중소기업의 범주에 속해 있다. 중소기업주간 안에 사회적 경제를 전면에 내세운 행사가 자리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행사에 참석한 최혁진 청와대 사회적경제비서관은 “사회적 경제가 시장이나 국가가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비주류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었다”며, “중소기업주간에 사회적 경제 세션이 마련됐다는 의미는 사회적 경제 기업이 중요한 경제조직으로 자리매김한다는 의미이며, 향후 경제조직으로서 중소기업과 동일한 수준의 차별 없는 지원정책을 연결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기업을 영리회사로만 바라보던 시각에서 벗어나, 공익적인 것을 표방하거나 시민사회·비영리 조직과 혼합적인 성격을 가진 사회적 경제 영역도 중요한 비즈니스 모델로서 가치를 인정받아간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이 행사는 사회적 경제 기업의 활성화와 금융생태계 조성 확대를 지원하기 위해 열렸다. 자리를 마련한 황록 신용보증기금(신보) 이사장은 “사회적 경제가 고용 없는 성장과 경제적 불평등을 극복할 수 있는 중요한 정책 수단으로 부각되고 있다”며, 사회적 경제 활성화를 위한 금융 인프라 조성에 적극 나설 것을 약속했다. 신보는 지난 2월 사회적 경제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사회적 경제 기업의 특성을 반영한 심사제도를 도입해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변형석 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 대표는 일선 사회적기업가들의 말을 인용하며 “신보의 특례보증을 이용해보니, 창구 직원의 사회적 경제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친절하기까지 하다”며 “신보를 이용해보면 정책 변화가 가장 피부에 와닿는다”고 전했다. 실제 지난해 66억원에 불과했던 특례보증 규모가 올해 5월14일 기준 201개 기업, 283억원 규모로 확대됐다. 지원 대상은 정부·지자체 및 관계법령 등에서 사회적 경제 기업으로 인증·지정된 중소기업이다.
송경용 국제사회적경제협의체 공동의장은 “신보가 경제적·물질적 기반의 신용이 아니라 ‘인간적·사회적 가치’라는 신용을 기반으로 금융을 이용할 수 있는 길을 열고 있다”고 평가했다. 소득과 부의 불평등 심화는 경제의 지속 가능성과 성장 잠재력 모두를 훼손하고 있다. 중소기업과 사회적 경제 기업의 활력을 높이는 것은 포용성장을 위해 꼭 달성해야 하는 과제다. 작은 규모의 기업이 경쟁력을 높이고 제품과 공정의 혁신을 이루려면 서로 연대하지 않고는 힘들다. 열악하고 취약한 환경 속에서 사회적 경제 기업과 중소기업이 연대의 정신을 바탕으로 인간적·사회적 가치를 심어나가길 기대한다.
글·사진 조현경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시민경제센터장 gobogi@hani.co.kr
사회적 경제 기업가들이 사회혁신 비즈니스의 고충과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공감 토크’가 15일 진행됐다. 왼쪽부터 언더독스 김정헌 대표, 마리몬드 윤홍조 대표, 한국사회혁신금융 이상진 대표, 신보 신용보증부 강성일 차장, 신보 사회적경제팀 김인호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