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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하재찬 | 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 상임이사

6·1 지방선거, 사회적경제 후보와 정책 분석
국힘 6명, 더민주 101명 등 5개 정당 124명
지역사회의 일터와 삶터 일구는 사회적경제
진보·보수 진영논리 넘어 활성화 기대

하재찬 | 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 상임이사

6·1 지방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시민의 삶터에 보다 밀착해 지역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할 지자체장을 선택하고, 정책이 시민의 삶 속에서 잘 작동하도록 감시하고 견제할 수 있는 지방의회의원도 세워야 하는 무거운 시간이다. 온 거리는 자신을 선택해 주길 바라는 후보들의 현수막이 현란하게 춤을 추고, 자신을 찍어달라는 확성기 소리가 홍수를 이루고 있다.


그런데 선거공보물을 들여다봐도 후보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우리 지역에 어떤 비전과 실현가능한 전략을 무엇으로 삼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알기는 어렵다. 그래서일까. 전과자 30%가 포함된 무투표 당선자가 494명으로 2002년 이후 최대라고 한다. 서울 구의원의 경우 4년 전의 13배인 3분의1이 무투표 당선자다. 유권자인 시민들의 땀과 눈물이 배어 있는 삶터의 장과 의원을 선출해야 하는데, 선거 공보물마저 볼 수 없는 처지다. 어찌 보면 지방선거 마저 양당 정치에 줄 세우게 한 유권자의 책임일 수도 있다.

시민들의 더 나은 삶터를 변화시켜나갈 수 있는 동력은 유권자인 시민 스스로에게서 나올 수 밖에 없다. (사)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는 지역사회의 과제를 미션으로 삼으면서 더 나은 삶터와 일터를 일구어가는 경제활동인 ‘사회적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힘쓸 수 있는 후보들과 정책을 찾아나섰다.

연대회의는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사회적경제 관련 후보가 얼마나 되는지 현황을 파악했다. 사회적경제 관련 분야에 몸 담고 활동했거나, 관련 정책들을 공약으로 내세우는 등 3100여 회원단체들을 대상으로 사회적경제 관련 후보가 얼마나 되는지 조사·분석했다. 조사 결과, 사회적경제 관련 후보로 파악된 사람은 모두 68명이다. 광역단체장의 경우, 허태정 대전시장 후보와 노영민 충북도지사 후보를 포함해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후보가 5명이고, 기초단체장의 경우 송재봉 충북 청주시장 후보와 오세현 충남 아산시장 후보 등 33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광역의원은 경남과 광주에서 기본소득당 비례로 나온 최미희·목화균 후보와 세종시 박정선 후보 등 12명이며, 기초의원은 진보 단일후보인 오준석 서울 동대문구 진보당 후보와 허욱 충남 천안시 국민의힘(이하 국힘) 후보 포함 15명이었다. 교육감은 이석문 제주도 후보와 김병우 충청북도 후보 2명이다.

지난 한 달간 전국 사회연대경제 지방정부협의회와 한국매니페스토 실천본부가 함께 지방선거 처음으로 전국의 여·야 모든 후보들을 대상으로 사회적경제 매니페스토를 실시했다. 사회적 경제 매니페스토는 후보자들에게 관련 정책안을 제시하고, 당선 이후 정책 추진을 약속받는 정책선거 운동이다. 그 결과, 광역단체장의 경우 더민주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 김동연 경기도지사 후보, 이광재 강원도지사 후보, 오영훈 제주도지사 후보, 국민의힘 이철우 경북도지사 후보, 정의당 권수정 서울시장 후보 등 13명이 참여했고,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후보와 김병우 충청북도 교육감 후보가 동참했다. 기초단체장 후보는 박정현 대전 대덕구청장 더민주 후보와 김길성 서울 중구청장 국힘 후보 등 43명이 동참했다. 이외 광역의원 후보 7명, 기초의원 후보 16명이 참여하여 총 81명 지방선거 후보자가 1차로 참여했다.

사회적경제 관련 후보와 매니페스토 참여 후보를 종합해 중복후보를 제외하면 사회적경제 관련 후보는 전체 124명이다. 국힘 6명, 더민주 101명, 기본소득당 7명, 정의당과 시대전환 2명, 진보당 1명, 무소속 5명이다. 더민주 후보들이 사회적경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여당인 국힘을 포함한 6개 정당 후보들도 사회적경제에 대한 관심과 지지를 표명했다. 소수이지만 영남권을 포함한 17개 광역시‧도 모든 곳에 사회적경제 관련 후보가 있고, 66개 기초 시‧군‧구에서 사회적경제 관련 후보가 나왔다. 국민의힘 이철우 경북도지사 후보를 포함한 13개 광역시‧도에서 5개 정당 후보들 모두가 사회적경제 매니페스토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진보와 보수를 막론한 사회적경제의 활성화와 외연확대를 점칠 수 있는 부분이다.

사회적경제의 필요가 정당과 이념을 넘어 조금씩 확장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번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오늘의 삶과 일 그리고 내일의 꿈을 통합적으로 고려하며 지속가능의 비전을 제시하는 후보가 많이 당선되어, 오늘의 희망이 현란하게 춤추고 내일의 지속가능이 홍수처럼 넘쳐나길 바란다.

한겨레에서 보기 : https://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04428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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