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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상업서비스·무기 활용
구글의 모회사 소속 ‘윙’ 미 텍사스 대도시 상업배송
우크라군, 드론공격 큰 성과…공격영상 공개도
구글 알파벳의 계열사 윙은 지난 7일 미국 텍사스에서 미국내 대도시에서 첫 상업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윙의 드론이 상품을 배송하는 모습. 윙 제공
구글 알파벳의 계열사 윙은 지난 7일 미국 텍사스에서 미국내 대도시에서 첫 상업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윙의 드론이 상품을 배송하는 모습. 윙 제공

미래의 혁신적 이동 수단으로 불려온 드론이 배송과 전쟁 현장에서 쓰임새가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 7일 텍사스주 댈러스-포트워스 지역에서 상업용 드론 배송 서비스가 시작됐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계열사인 ‘윙’은 지금까지 오스트레일리아와 소규모 마을에서 시범서비스를 해왔는데, 이번에 미국 대도시에서 첫 상업용 드론 서비스를 개시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병력 열세의 우크라이나군이 드론을 활용한 정찰과 타격으로 러시아 군에 심대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 드론은 배송과 전투 현장에서 새로운 장면을 펼치고 있다.

“주문 30분 만에 날아가 배송”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는 2013년 “아마존 쇼핑객들은 주문 30분 만에 드론으로 상품을 배달받을 것”이라며 드론 택배 ‘프라임 에어’의 2015년 서비스를 공언했지만, 지난해 6월 오리건주에서 추락사고로 회의론이 확산되는 등 현실화는 까마득해 보였다. 이번 윙의 배송은 상업화가 요원해보였던 드론 산업이 본격적으로 날아오를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윙 서비스는 드럭스토어 체인 월그린 등과 제휴해, 고객이 스마트폰 앱으로 일반 의약품과 생활용품을 주문하면 5.2㎏ 드론이 최대 무게 1.2㎏의 상품을 10㎞ 떨어진 곳까지 배달하고 돌아온다. 월그린 주차장의 발사대에서 이착륙하고 지상 45m 높이에서 최대 시속 104㎞로 비행한다. 윙은 이번 서비스를 “미국 내 드론 배송의 중대 이정표”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드론 배송업체 집라인은 르완다와 가나에서 혈액·백신·의약품 등 27만5000건의 상업비행을 성공적으로 운영해왔으며, 윙은 지난 2월까지 오스트레일리아 위주로 20만건의 드론 배송을 해왔다. 이스라엘계 드론 스타트업 플라이트렉스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의 한 월마트 점포에서 지금까지 1만8000개 넘는 물품 배송을 해왔다. 이 업체는 드론이 피자나 치킨, 음료 등을 교통체증없이 빠르게 배달할 수 있는 장점을 살려 음식 배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플라이트렉스 대표는 상업용 드론 배송에 대해 “약품이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는 것과 비슷하다”고 <월스트리저널> 회견에서 밝혔다. 미 연방항공청(FAA) 규정은 드론의 전체 비행을 사람이 원격이나 시야에서 감시하도록 요구한다. 연방항공청은 지난 2월 드론 배송을 위한 새 규정을 만들겠다고 밝혀 업계의 기대가 커진 상태다.

터키 바이카르테크가 개발한 드론 바이락타르(TB2)는 우크라이나전쟁에서 우크라이나 군의 효율적인 무기로 각광받고 있다. 위키미디어 제공
터키 바이카르테크가 개발한 드론 바이락타르(TB2)는 우크라이나전쟁에서 우크라이나 군의 효율적인 무기로 각광받고 있다. 위키미디어 제공

가성비 뛰어난 ‘자폭 드론’

미국 정부는 지난달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규모 무기지원 계획에 100대의 킬러 드론을 포함했다. <시엔비시>(CNBC)에 따르면, 셀레스티 월랜드 미 국방부 차관보는 지난달 하원 군사위원회에서 “우크라이나의 요청을 받아들여, 100대의 스위치블레이드 제공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미국 에어로바이론먼트가 만드는 스위치블레이드600은 탱크와 장갑차를 파괴하기 위해 개발된 무기로 중량 55㎏가량, 사거리 65㎞ 이상이다. 카메라, 항법장치, 유도 폭발물이 장착돼 있으며 수㎞ 떨어진 목표물을 자동타격할 수 있다. 목표물을 명중시킨 뒤 자폭하는 특성으로 가미가제 드론으로 불린다. 상대가 발사 신호를 전혀 탐지할 수 없어 은밀한 기습공격에 탁월하다.

미국 지원과 별개로 우크라이나는 이미 30종 넘는 드론을 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중에서 터키 바이카르테크가 개발한 바이락타르(TB2) 드론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단연 주목받고 있다. 레이저유도탄과 대전차미사일 등 4발의 미사일을 탑재하고 탱크 등을 공격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지난달 바이락타르가 러시아 군 무기차량을 파괴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엔 드론이 러시아 무기 차량 행렬을 겨냥하며 날아가 폭파하는 장면이 생생하게 담겼다. <시엔엔>(CNN)에 따르면, 바이락타르는 우크라이나인들의 애완동물 별명이 되는 등 우크라이나 저항의 상징이 되었으며, 2019년 이후 우크라이나에 최소 36대 판매됐다.

넘어야 할 과제

미국 대도시에서 첫 드론 배송 상용서비스가 시작됐지만, 갈길은 멀다. 안전, 경제성, 비행규정 등을 넘어서야 제대로 날 수 있다. 날씨 문제가 있고 긴급품이 아니면 트럭을 이용한 대량 배송이 훨씬 경제적이다. 현재 비행기 위주로 만들어진 항공안전과 관제 시스템 규정은 높은 걸림돌이다. 국내 국토교통부는 드론 활성화를 위해 지난달 실증도시 9곳과 규제유예 기업 14곳을 선정해 시범사업 지원에 나선 상태다.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는 가미가제 드론은 강력한 파괴력을 지닌 저렴하고 운용이 용이한 무기이지만, 윤리적 문제를 안고 있다. 미국의 정보기술지 <와이어드>에 따르면, 미군은 살상 결정은 반드시 사람이 내려야 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지만 자율살상무기 개발 금지에는 반대하고 있다. 매사추세츠공대 교수 맥스 테크마크는 “이러한 자율살상무기는 서방국가들이 개발 금지 노력에 나서지 않는다면 광범하게 확산될 것”이라고 <와이어드>에 밝혔다.

구본권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 starry9@hani.co.kr


한겨레에서 보기 : https://www.hani.co.kr/arti/economy/it/103928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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