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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미래포럼] 기조강연
마리아나 마추카토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교수

MARIANA MAZZUCCATO
MARIANA MAZZUCCA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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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는 문제 해결사가 아니라 가치 창조자가 돼야 합니다.”


2일 열린 ‘2020 아시아미래포럼’ 첫날 기조강연자로 나선 마리아나 마추카토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교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가치 창조자로서의 공공의 역할과 혁신에 관한 통찰’ 강연에서 국가의 역할을 이렇게 정의했다.


마추카토 교수는 <기업가형 국가>(2013)와 <가치의 모든 것>(2018) 등 대표적 저서를 통해 국가와 기업의 가치 창출과 분배 문제를 다룬 학자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시장 가격 이외에 가치를 정의하는 기준이 무엇이며, 누가 가치를 창출하고 누가 착취하는지를 면밀하게 관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혁신에 의한 ‘창조적 파괴’를 강조하는 조지프 슘페터의 전통을 이어받은 학자답게, 그는 이날도 ‘창조적 파괴를 이끌어내는 주체로서의 국가’를 강조했다.


마추카토 교수는 “기업이 주주 이익에만 봉사하는 주주자본주의(shareholderism)로는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생각이 퍼지고 있다”며 “정부도 불완전 경쟁이나 정보 비대칭, 환경 오염 등 시장의 여러 부작용을 정책으로 고치려 했지만 현실에서 실패할 때가 많았다”고 말했다. 그 결과 △금융과 자산시장으로 각종 부가가치가 몰리고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을 투자 대신 주주 배당과 자사주 매입에 쓰며 △노동 생산성과 견줘 노동자 임금이 여전히 낮고 △환경 오염과 같은 외부 효과를 통제하지 못하며 △국가가 이를 해결할 능력도 갖추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국가의 역할이 단순한 시장 보조가 아닌 공공의 목적과 가치 창출에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의 새 역할은 불확실성을 감내하고 역량을 키우며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라는 게 그의 확고한 생각이다.


여기서 마추카토 교수는 시장이 정한 가격 이외의 가치를 찾아야 한다는 자신의 ‘가치이론’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무엇이 가치 있는지 토론하지 않으면 시장의 가격이 곧 가치가 된다”며 ‘누가 생산하고 누가 소유하는가’(불평등), ‘무엇이 계산에 포함되는가’(국내총생산), ‘상품의 가격 책정에 얼마만큼 접근할 수 있는가’(의약품 가격) 등을 질문하는 게 국가의 역할이라고 봤다. 국가의 역할을 공공지출과 재분배로만 한정했던 지난 담론들과 차별화된 의견을 제시한 것이다.


마추카토 교수가 본 국가의 역할은 ‘임무’(mission)를 통해 모든 분야에 걸쳐 도전과제를 찾아내고, 이를 프로젝트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는 인공지능과 친환경 성장을 자신의 임무로 삼은 영국 정부와 공공 투자 목적의 은행을 설립한 스코틀랜드 정부를 예로 들며 “이런 시스템 안에선 위험과 보상을 시민 모두가 공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추카토 교수는 특히 의약품 가격 인하와 데이터 공유, 기후변화 방지 등 공공의 목적에 국가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봤다. 최근 코로나19로 자금 지원을 받는 기업들에 각국 정부가 직원 해고를 하지 못하도록 권고한 사례도 이런 맥락이다.


“공공의 가치를 어떻게 상상하고 현실화하고 평가할 것인지 그 방법론을 바꿔갈 때 혁신이 시작됩니다.” 마추카토 교수가 한국 사회에 던진 당부다.


신다은 기자 downy@hani.co.kr



한겨레에서 보기: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97249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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