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 뉴스
2010-05-27
상하이엑스포 대형전시장서
중화제국 미래비전 선포
GDP 3위·외환보유액 1위…
부동산 거품등 장애 넘어야
한겨레 bullet03.gif 황예랑 기자기자블로그 신소영 기자기자블로그
<script></script>
8000467049_20100518.JPG
» 지난 10일 관람객들이 부동산개발회사인 푸싱그룹 등 중국의 16개 민영기업들이 참가한 중국 민영기업연합관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중국 국영기업들이 조선·석유화학 분야에서 활약 중이라면, 민영기업들은 부동산·식품 분야에서 떠오르는 중국 경제의 ‘새로운 별’이다. 상하이/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동아시아 기업의 진화] 1부 총론-동아시아 시대가 오다
2. 중국(1) : 상하이엑스포에 뜨는 해





거대한 디지털 화폭은 살아 움직이는 듯 했다. 물결 모양으로 펼쳐진 길이 128m, 높이 6.9m의 화면 위에선 1000년 전 중국 도성 속 인물 600명이 시끌벅적하게 움직이며 술을 마시고 가마와 말을 탔다. 북송시대 풍속화 ‘청명상하도’를 700배 확대해 상하이엑스포 중국관 맨 윗층 한쪽 벽면에 재현한 이 전시물 앞에서 지난 13일 관람객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첨단기술과 중국 문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융합으로 나타난 ‘중국 경제의 진화’에 대한 감탄이었다.    


‘중국이 주도하는 새로운 세기’(中華世紀)가 열리고있다. 베이징올림픽이 하드파워를 과시하는 자리였다면, 상하이엑스포는 중화제국의 미래 비전을 선언하는 마당이다. 중국 경제는 금융위기에도 아랑곳 없이 지난해 8.7% 성장했고, 지난 1분기 성장률은 11.9%까지 뛰어올랐다. 국내총생산(GDP) 규모 3위, 외환보유액 1위, 수출 1위 등 중국이 거머쥔 ‘세계 타이틀’만 해도 여럿이다. 


황푸강을 사이에 두고 푸동, 푸서 구역으로 나뉜 엑스포단지가 바로 놀라운 성장 속도를 보여주는 증거다. 몇 년 전만 해도 낡은 조선소와 공장들이 모여있던 이 빈민가는 300억위안(5조4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에 힘입어 여의도 3분의2 크기의 깨끗한 전시장으로 탈바꿈했다. 중국 정부는 공항·철도 등 도시 기반시설 건설에만 약 3000억위안(54조원)을 쏟아부었고, 엑스포를 위해 8개 지하철 노선이 새로 개통됐다. 


새로운 세기의 중심에는 중국 국영기업들이 서 있다. 엑스포 단독기업관 가운데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선박관은 중국 최대 조선업체인 중국선박공업집단공사(CSSC)가 운영한다. 낡은 공장을 커다란 선박의 용골 같은 모습으로 새로 꾸며놓은 전시관 안에 들어서면, 갑판 위에서 태양광으로 채소를 기르고 풍력 발전으로 학교·병원 등에 전력을 공급하는 ‘미래 선박’의 개념도가 펼쳐진다. 고부가가치 선박 분야에서도 세계 1위 한국을 넘어서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겨있다. 조선, 석유화학 등의 분야에서 중국 국영기업들은 정부 지원을 밑돌 삼아 덩치를 키운 뒤, 세계로 뻗어나가는 중이다. 시노펙(SINOPEC), 시누크(CNOOC), 페트로차이나(CNPC) 등의 석유화학그룹이 대표적이다. 중국 석유관 관계자는 “이들 3개 기업은 자산규모로 중국 국영기업의 19.2%를 차지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경제의 중추”라고 밝혔다. 



» 중국 상하이엑스포단지를 찾은 관람객들이 지난 11일 오전 영국관 앞에 가득 모여 있다. 중국은 ‘경제올림픽’이라 불리는 엑스포를 통해, 세계 2대 경제대국으로 급부상한 중국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상하이/신소영 기자
부동산개발, 식품 분야 등에선 최근 들어 민영기업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중국 최대 민영기업인 푸싱그룹을 비롯해 16개 민영기업이 참가한 중국민영기업연합관의 손 쥔 관장은 “중국 국내총생산의 66%, 순이익의 80%를 차지하는 민영기업들은 중국 경제의 ‘바로미터’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엑스포 기간 동안 미국 월가 금융회사, 스웨덴 왕족들과 공동 토론회를 열 정도로 민영기업들이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그렇다고 중국 경제의 미래가 온통 ‘장밋빛’만은 아니다. 부동산 거품, 물가상승, 위안화 절상 압력, 인터넷 검열 등 여러 장애물을 넘어서야 하는 탓이다. 중국이 ‘블랙 스완(검은 백조)’처럼 예상치못한 위험 부담을 안고 있다는 경고도 들린다. 이에 대해 김국영 우리투자증권 상하이사무소장은 “거품 염려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는 성장세를 이끌고 나갈 것”이라는 쪽에 무게를 뒀다. 지난해 가전·자동차 하향정책 등을 통해 4조위안을 풀어 브이(V)자형 경제성장을 이끌어낸 중국 정부가 당분간 ‘가속 페달’을 밟아나갈 것이란 얘기다. 김종섭 코트라 중국본부장도 “거대한 13억 내수시장, 풍부한 자금력 등을 볼 때 올해도 10%대 성장이 예상된다”며 “중국 기업들은 가격경쟁력과 함께 품질, 고급브랜드 이미지에서도 진화해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하루 20만명의 관람객이 찾는 상하이엑스포단지 한가운데 홀로 우뚝 솟아있는 붉은색 중국관. 황제의 면류관을 본따 엑스포를 압도하는 이 모습처럼, 중국은 세계 경제의 황제로도 등극할 수 있을 것인가. 세계가 상하이엑스포를 주목하는 이유다.


상하이/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서비스 선택
댓글
로그인해주세요.
profile image
powered by SocialXE
List of Articles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재생에너지 중심 재건 실험중”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재생에너지 중심 재건 실험중” [한겨레] 아시아미래포럼 연사에게 듣는다③ 원전족, 일본 전력시장 장악 손정의 등 녹색에너지 세력 발전차액지원제 등으로 도전 » 앤드루 드윗 릿교대 교수앤드...

  • HERI
  • 2011.11.01
  • 조회수 10215

서구가 답하지 못하는 문제 아시아가 해답 들려줄수도

서구가 답하지 못하는 문제 아시아가 해답 들려줄수도 [한겨레] 아시아미래포럼 연사에게 듣는다 ② 중국은 근대 국민국가 아닌 그들 나름의 문명국가 성장 지진해일·원전사고 충격 일본사회 변화 방향 고민 문명의 중심축이 유...

  • HERI
  • 2011.10.31
  • 조회수 8759

“댐 완공땐 마을 침수…새 집 지어준다니 꿈같아”

“댐 완공땐 마을 침수…새 집 지어준다니 꿈같아” [한겨레] 조기원 기자 소수민족 아이타족, 이사비용 턱도 없는 가난한 삶 코이카·아시아나·굿피플 새집 70채 지어 이주 계획 보건소도 세워…“자립기반 마련해주는 게 장기과...

  • HERI
  • 2011.10.28
  • 조회수 10169

유로권 재정위기는 과잉복지 탓 아닌 금융허브 몰입한 탓

경제 경제일반 유로권 재정위기는 과잉복지 탓 아닌 금융허브 몰입한 탓 [한겨레] [아시아미래포럼 연사에게 듣는다]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 »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 빚에 억눌린 정부·기업·가계 쓸돈 없으면 불황 가속화...

  • HERI
  • 2011.10.24
  • 조회수 8951

가난한 초원에 전하는 ‘자립 노하우’

경제 경제일반 가난한 초원에 전하는 ‘자립 노하우’ [한겨레] 이재명 기자 지구촌나눔운동, 유목민에게 축산·농업기술 전수 현지인 리더십 양성 초점…“삶의 질 향상에 일조” 갓 돌이 지났을 법한 딸아이를 가슴에 안은 체랭...

  • HERI
  • 2011.10.21
  • 조회수 9488

사막에 울창한 숲을…쿠부치에 심은 ‘녹색 희망’

경제 경제일반 사막에 울창한 숲을…쿠부치에 심은 ‘녹색 희망’ [한겨레] 박영률 기자 ‘대표적 황사 발원지’ 쿠부치 사막에 ‘길이 28km·폭 8km’ 숲 조성 “황사·사막화 방지에 도움 보람”…일본도 1992년부터 녹화사업 모래...

  • HERI
  • 2011.10.14
  • 조회수 11939

‘블랙아웃’ 걱정, 2차전지에 맡겨라

경제 경제일반 ‘블랙아웃’ 걱정, 2차전지에 맡겨라 [한겨레] 최현준 기자 작고 가벼운데 용량 큰 ‘반영구적 전기창고’ 삼성SDI, 소형 2차전지서 일본 제치고 1위 중·대형 박차…차세대 지능형 전력망 추진 지난 4일 찾은 ...

  • HERI
  • 2011.10.07
  • 조회수 9793

[싱크탱크 광장] ‘빚더미’ 대한민국·서울시 건강재정 되찾을 묘안은

사설.칼럼 칼럼 [싱크탱크 광장] ‘빚더미’ 대한민국·서울시 건강재정 되찾을 묘안은 나라살림 현황과 해법 [한겨레] 등록 : 20111004 19:45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후보로 뽑혔다. 경선 막바...

  • HERI
  • 2011.10.05
  • 조회수 10542

“안철수 현상은 □ 다”

정치 정치일반 “안철수 현상은 □ 다” [한겨레] 이지은 기자 등록 : 20110929 21:28 한겨레·싱크탱크연합 토론회 »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안철수 현상’은 무엇에서 비롯됐는가? 내년 총선·대선을 앞두고 불어닥친...

  • HERI
  • 2011.10.04
  • 조회수 10585

태양광 전지판 전세계 80개국에 펼치다

경제 경제일반 태양광 전지판 전세계 80개국에 펼치다 [한겨레] 김경락 기자 등록 : 20110929 20:30 | 수정 : 20110929 22:13 창업 9년만에 실리콘 태양광 모듈 세계 1위 지방정부 지원·과감한 R&D투자로 고속성장 최근 ...

  • HERI
  • 2011.09.30
  • 조회수 10300

[싱크탱크 시각] 위기의 본질 / 이원재

사설.칼럼 칼럼 [싱크탱크 시각] 위기의 본질 / 이원재 [한겨레] 한국 기업은 이미 위험을 관리하는 법을 배웠다 지금 위험한 것은 개인이다 » 이원재 한겨레경제연구소 소장‘경제위기’가 다시 입에 오르내린다. 원화 환율이...

  • HERI
  • 2011.09.26
  • 조회수 10691

페르시아만 바닷물을 ‘사막의 생명수’로

경제 경제일반 페르시아만 바닷물을 ‘사막의 생명수’로 [한겨레] 김경욱 기자 UAE 루와이스 200만㎡거대 물공장 가동 시작 폐열·폐증기 이용한 ‘다단증발방식’ 친환경 기술 22곳에 450만톤 규모…하루 1500만명 이용 가능 무...

  • HERI
  • 2011.09.23
  • 조회수 11236

독보적 철강기술로 ‘반환경’ 용광로 허물다

경제 경제일반 독보적 철강기술로 ‘반환경’ 용광로 허물다 [한겨레] 황예랑 기자 등록 : 20110915 20:26 가루로 쇳물 만드는 ‘파이넥스 공법’으로 공정 줄여 ‘용광로 대체’ 첫 성공사례…오염물질 배출량 급감 2007년 상...

  • HERI
  • 2011.09.16
  • 조회수 12496

CO₂ 배출 0…‘절전형 도시’ 만든다

경제 경제일반 CO₂ 배출 0…‘절전형 도시’ 만든다 [한겨레] 구본권 기자 등록 : 20110908 21:01 태양광 발전·빗물 이용 ‘에코하우스’ 실용화 코앞 2018년 창업 100돌 ‘그린플랜’…에너지솔루션 주력 일본은 지난 3월 동북...

  • HERI
  • 2011.09.16
  • 조회수 10465

‘맞춤 정보’ 지금 당신의 생각을 재단중

문화 책 ‘맞춤 정보’ 지금 당신의 생각을 재단중 [한겨레] 등록 : 20110902 21:20 개인 관심정보 알려주는 ‘필터링’ 콘텐츠 편식조장 민주주의 위협 » 생각조종자들 엘리 프레이저 지음, 이정태ㆍ이현숙 옮김/알키ㆍ1만5000원...

  • HERI
  • 2011.09.05
  • 조회수 9443

“무책임 넘어 방종 드러나…상업적 미디어 환경 바꿔야할 때”

사회 미디어 “무책임 넘어 방종 드러나…상업적 미디어 환경 바꿔야할 때” [한겨레] 등록 : 20110830 21:07 | 수정 : 20110831 11:18 미디어 공룡 종편의 습격 런던시티대학 이오시피디스 교수 인터뷰 불법도청 사건은 ‘미...

  • HERI
  • 2011.09.01
  • 조회수 10337

바라보는 곳은 같으나 속도 차는 커

정치 정치일반 바라보는 곳은 같으나 속도 차는 커 [하니Only] 등록 : 20110831 16:38 야4당과 한겨레경제연구소 연속정책토론 ‘진보와 미래’ “진보개혁정당의 시대인식과 정체성” 좌담 » 30일 오전 서울 동작구 대방동...

  • HERI
  • 2011.08.31
  • 조회수 9247

우익 이데올로기 ‘첨병’…열린사회의 ‘적’

사회 미디어 우익 이데올로기 ‘첨병’…열린사회의 ‘적’ [한겨레] 등록 : 20110828 21:46 | 수정 : 20110828 21:47 미디어 공룡 종편의 습격 상 머독 언론제국의 폐해 “폭스가 우릴 돕는게 아니라 우리가 폭스 위해...

  • HERI
  • 2011.08.29
  • 조회수 10019

신문·방송 다 틀어쥔 미디어 ‘괴물’이 되다

문화 문화일반 신문·방송 다 틀어쥔 미디어 ‘괴물’이 되다 [한겨레] 최성진 기자 등록 : 20110828 19:30 | 수정 : 20110828 22:47 머독의 불법도청파문 이후 영국·미국 ‘규제완화’ 반성 지난 30년간 언론 상...

  • HERI
  • 2011.08.29
  • 조회수 9652

위기때 빛난 신뢰·상부상조…‘그들만의 경영’ 도약대 삼아야

경제 경제일반 위기때 빛난 신뢰·상부상조…‘그들만의 경영’ 도약대 삼아야 [한겨레] 등록 : 20110817 20:59 금융위기 이후 ‘공생’ 화두 주주중심 미국·폐쇄적 일본 기업 경영제도 변화 필요해 한·중·일 서로가 ‘반면교사...

  • HERI
  • 2011.08.19
  • 조회수 98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