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기업’이 경쟁력이다] 케이디운송그룹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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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디(KD)운송그룹 소속의 15개 고속·시내외 버스 승무사원(운전기사) 7985명은 지난 1일부터 앙드레 김이 디자인한 유니폼을 입기 시작했다. 이 회사를 세운 허명회 회장의 10년 숙원이 결실을 본 것이다.
9천여 직원 모두 정규직
한우 먹이고 명품 입히고…
복지비
늘지만 사고 줄어
보험요율 72% ‘업계 최저’
지난 1971년 버스 30대로 출발한 이 회사는 현재 5086대의 버스를 운행하며 하루 200만여명의 승객을 전국 각지로 실어나른다. 지난해 매출은 7379억원. 버스 대수 기준으로는, 민간 운송기업 가운데 아시아에서 으뜸일 것이라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런 화려한 수치가 아니다.
“안전이 제일이죠. 그 가치를 위해서 안정적인 일자리와 복지를 제공하는 것이에요.” 2세 경영인인 허상준 사장이 강조하는 대목이다. 실제로 이 회사에서 일하는 전직원 9271명은 모두 정규직이다. 회사가 정한 정년은 60살이지만, 촉탁사원 제도가 도입된 덕에 퇴직 뒤에도 1년마다 계약 갱신을 하면서 계속 일을 할 수 있다. 현재 이처럼 촉탁사원으로 일하고 있는 직원만 100여명에 이른다. 허 사장은 67살 나이에 세차장 직원으로 일하고 있는 한 직원 얘기를 꺼냈다. “그 누구보다 애정을 갖고 열심히 일하시는 분들이에요. 정년 보장을 해주면 일을 열심히 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제 경험으로는 잘못이에요.”허 사장은 “계약 갱신을 할 때마다 면접을 보는데, 67살인 직원은 ‘70살까지는 거뜬히 일할 수 있다’더라”고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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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엔 만만찮은 규모의 돈이 직원 복지에 들어가지만, 회사는 그로 인해 경쟁력이라는 소중한 결실을 챙기고 있다. 무엇보다 ‘사고가 적게 나는 회사’로 유명하다. 그 덕에 보험요율은 72%까지 떨어졌다.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게 마련인 운송회사들은 통상 보험요율이 100%를 넘는다. 최고의 대우를 해주는 회사에 직원들이 최고의 열정과 서비스로 보답하는 셈이다.
직원을 전적으로 신뢰하는 경영 철학이 뿌리내릴 수 있던 비결도 여기에 있다. 회사는 15년 전부터 승무사원들이 수금원을 거치지 않고 직접 입금을 하는 제도를 도입했고, 6년 전부터는 경영 실적을 낱낱이 공개한 뒤 노동조합에 임금 인상률 조정을 백지위임하기까지 했다. 승무사원들은 “믿어주는 부모님을 저버리지 않고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려는 마음, 딱 그 마음”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