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 뉴스

기업의 장수 비결‘착한 경영’ 시대로

HERI 2011. 06. 27
조회수 10353
2010-04-16 [‘착한 기업’이 경쟁력이다]
‘윤리적 소비’ 국제적 위력…사회적 책임 필수로
다보스포럼 선정 ‘지속가능 기업’ 평균나이 102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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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태도


기업을 경영하는 목적이 뭘까? 대기업에선 흔히 이런 답을 내놓는다. “기업의 목적인 이윤 추구와 주주(오너)의 이익 극대화”라고. 경영도 이렇게 정의한다. “기업의 효율적인 생산활동을 위해 모든 과학적 수단을 동원하는 행위”라고. 그러나 경영 목적을 다르게 생각하는 기업이 점차 늘고 있다.

생산직 직원들의 고용 안정을 위해 자동화를 거부하는 화장품회사, 청소하는 아주머니를 ‘여사님’으로, 경비 서는 아저씨를 ‘선생님’이라 부르며 존중하는 인력파견 회사, 직원을 한 명이라도 더 채용하기 위해 대표이사가 월세살이를 감수하는 교육서비스회사, 협력업체와 계약할 때 협력업체를 ‘갑’, 자사는 ‘을’로 두고 계약서를 작성하는 유기농 식품회사, 직원들 삶의 질을 위해 ‘인권’ 개념을 경영에 도입한 건강식품 회사….

‘착한 경영’을 하는 ‘착한 기업’들이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런 착한 기업이 길게 보면 생존 경쟁력이 더 높다는 것이다.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는 해마다 ‘지속가능한 세계 100 대 기업’ 명단을 발표한다. 이 명단을 분석하면 흥미로운 결과가 나온다. 올해 선정된 기업들의 평균 나이를 따져봤더니 102살이다. 46개의 기업이 100년 이상 존속한 회사다.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기업이 장수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지속가능성을 추구한다는 것이 ‘착하다’는 말과 같지 않지만, 뜻은 통한다.

세계의 장수촌은 모두 좋은 공기와 물 그리고 좋은 먹거리가 있는 곳이다. 적당한 노동을 하며 행복한 마음으로 살기 때문에 오래 산다. 기업이 지속가능성을 추구한다는 말은, 그 기업이 속한 공동체를 이런 장수촌과 같은 좋은 환경으로 만드는 노력을 한다는 뜻이다. 더구나 이런 노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인 시대가 오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국제표준(ISO 26000)’이 오는 8월께면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이를 기준으로 국제사회와 각국 정부는 기업에 지배구조 개선, 인권 신장, 노동관행 개선, 환경보호와 공정거래 등을 통해 소속된 공동체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라고 요구하게 된다. 한마디로 ‘착한 기업’이 되라는 사회적 압력이 거세지는 셈이다.

시장으로부터 압력은 더욱 거세다. 착한 기업에만 투자하겠다는 ‘착한 투자자’(사회책임투자)가 크게 늘고 있다. 이들 때문에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 지속가능경영 지수’(FTSE4GOOD), 미국의 ‘다우존스 지속가능성지수’(DJSI) 등 사회책임경영을 기준으로 삼는 투자지수의 위력이 커지고 있다. 착한 기업의 제품만 골라 사겠다는 ‘착한 소비자’들은 특정 시장을 벗어나 국제 연대를 모색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이런 변화들은 예비 경영자들 마음에까지 파고들었다. 지난 2009년 하버드 경영대학 졸업생은 열에 두명꼴로 “더 넓은 유익을 추구하고 좁은 야심만 채우지 않겠다. 개인적 야망을 추구하느라 기업과 사회를 해롭게 하지 않겠다”고 서약했다. 세계의 산업생태계를 바꾸고 있는 기업 구글이 2005년 기업공개를 할 때 창업자들은 이런 편지를 공개했다. “나는 기업들이 자원의 일부를 투입하여 세계의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거나 개선하려고, 그리고 궁극적으로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바야흐로 착한 기업이 시장과 사회를 바꾸고 있는 시대다.


이태희 이정연 기자 herm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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