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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아시아미래포럼] 지속가능경영 인터뷰/ 오비맥주 니콜라스 잉겔스 부사장
오비 거느린 최대 맥주회사 AB인베브
‘100 플러스’ 지속가능경영 목표 수립

2025년 ‘100% 재생에너지’ 목표
이천·청주·광주 공장에도 태양광 패널

한국 풍력·태양광 등 잠재력 풍부
기업이 전력구매계약 가능해져야
니콜라스 잉겔스 오비맥주 부사장은 지속가능성이 기업의 정체성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니콜라스 잉겔스 오비맥주 부사장은 지속가능성이 기업의 정체성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앤하이저-부시(AB) 인베브(이하 에이비인베브)는 세계 최대 맥주회사다. 세계에서 팔리는 맥주 3병 중 1병은 에이비인베브가 생산한다. 버드와이저, 호가든, 스텔라, 코로나 등 수백개의 맥주 브랜드를 갖고 있다. 한국에서는 카스를 생산하는 오비맥주가 자회사이다.

맥주는 제조 과정에서 많은 물과 곡물, 포장재, 에너지를 사용한다. 에이비인베브는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해 환경 보전과 에너지 절감에 노력하는 맥주회사로 알려져 있다. 2017년 에이비인베브는 2025년을 달성 연도로 한 ‘100 플러스’라는 지속가능 경영 목표를 세웠다. 수자원 관리, 재활용 패키지, 스마트 농업, 기후변화 대응 등 영역별로 달성할 목표와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 회사는 목표 수립에 머물지 않고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실리콘밸리의 기법을 적용했다. 바로 ‘100 플러스 액셀러레이터’라 이름 붙인, 환경을 보전하고 에너지를 절약하는 기술적·시스템적 솔루션을 가진 스타트업과 협업하는 프로그램이다. 물을 절약하거나 포장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 기업을 선정해 6개월 동안 최대 10만달러를 지원하고 전문가 조언을 해주는 식이다. 협력업체로 선정된 스타트업은 에이비인베브의 전세계 공장에서 기술적 가능성을 시험해볼 수 있고, 성공하면 에이비인베브의 투자도 받을 수 있다. 올해 상반기에 치러진 첫 공모에서 21개 스타트업이 협력업체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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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전환과 관련한 에이비인베브의 목표는 2025년까지 공장과 사무실에서 쓰는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 전기로 조달하는 것이다. 이런 노력을 통해 회사의 탄소 배출을 25%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미국에서 이미 버드와이저를 만드는 전력은 풍력, 태양광 에너지 같은 재생에너지로 조달된다. 이렇게 생산한 캔맥주와 병맥주에는 ‘100% 재생전력’이라는 문구가 붙는다. 한국에서도 이에 맞춰 친환경 설비를 갖춰가고 있다. 2021년까지 이천, 청주, 광주 등 3곳의 공장 지붕에 태양광 발전 패널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오비맥주 구매담당 중역인 니콜라스 잉겔스 부사장을 지난달 20일 서울 강남대로 아셈타워 본사에서 만났다. 벨기에 출신인 잉겔스 부사장은 외국인인데도 한국 기업의 에너지 전환을 위해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여러 모임과 세미나에 참석해 화석연료 전기에서 태양광 또는 풍력발전 전기 등 재생에너지로 전환할 필요성을 역설했다. 지난해 11월 국내기업의 ‘RE 100’(RE 100: 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약속하고 이행하는 국제적인 민간 캠페인)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꾸려진 ‘재생에너지 선택권 이니셔티브’에도 참여해, 기업의 재생에너지 사용을 가로막는 전력 구매 제도 개선을 정부와 정치권에 요구하기도 했다.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약속은 순조롭게 이행되고 있나?

“에이비인베브는 ‘RE 100’에 2017년 가입했다. 가입 당시 글로벌 사업장에서 재생에너지 구매 비율이 7%였는데 올해 말에는 60%까지 올라갈 전망이다. 공장 지붕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하는 것은 기본이지만 보통은 필요한 에너지의 7~15%밖에 조달하지 못한다. 그래서 풍력이나 태양광 발전소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 미국이나 멕시코는 진행이 빨라 이미 재생에너지 100% 목표를 달성했지만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은 국가도 있다.”

―한국 사업장에서도 재생에너지 전환 계획을 하고 있나?

“기업이 재생에너지를 조달하는 데는 4가지 정도 방법이 있는데 한국에서는 자체 발전설비를 갖추는 것 빼고는 불가능하다. 기업이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 직접 장기계약을 맺는 기업전력구매계약(PPA)이 가능해져야 한다. 이를 통해 한 나라의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을 빠르게 늘려갈 수 있다. 기업의 수요가 선순환을 가져와 시장을 크게 바꾸는 원리다. 이를 위해 전력 사업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한국에서는 가장 시급하다. 오비맥주는 한국에서 이런 틀을 갖춰가는 데 집중하고 있다. 탄소공개프로젝트(CDP) 같은 엔지오(NGO), 다른 한국 기업과 협력해 정책 입안과 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니콜라스 잉겔스 오비맥주 부사장 (오른쪽)
니콜라스 잉겔스 오비맥주 부사장 (오른쪽)

―한국은 땅이 좁아서 재생에너지 발전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한국이 재생에너지에 경쟁력이 없다는 말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한국은 반도여서 삼면이 바다다. (그만큼 해상풍력 잠재력도 있다.) 늘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고 있고 새로운 방식이 나오고 있다. 태양광이나 풍력이든 해결책은 확실히 나온다. 이는 도전을 끌어들일 때 발견할 수 있다. 기업이 큰 규모로 투자하고, 새로운 기술과 솔루션에 집중할 수 있게 하면 (재생에너지 발전의) 효율성이 높아진다. 풍력발전만 해도 초기보다 비용이 거의 90% 떨어졌다.”

―기후변화와 에이비인베브의 사업은 어떤 연관이 있나?

“맥주회사의 사업과 기후변화의 관계는 밀접하다. 물과 곡물은 맥주를 만드는 핵심 원료이다. 그리고 가까운 곳에서 생산할수록 맥주가 더 신선하다는 점에서 지역사회도 중요하다. 그래서 우리는 기후변화에 충실히 대응하려는 목표를 세웠다. 어느 기업이나 나름대로 자신을 더 견고하게 하는 방법이 있는데, 우리는 기후변화를 그런 면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기후변화에 잘 대응하면 기업, 정부, 소비자 등 모든 이해관계자가 상생할 수 있다.”

―지속가능성을 중시하는 것은 소비재 생산기업의 브랜드 이미지를 염두에 둔 것인가?

“마케팅이나 브랜드 이미지는 우리의 출발점이 아니었다. 오히려 결과적인 것이라 말할 수 있다. 지속해서 변화를 끌어내는 기업은 항상 핵심 비전과 목표의 주변에서 움직이며 핵심 역량을 발휘한다. 그런 점에서 에이비인베브는 지속가능성을 우리의 비즈니스라고 말한다. 우리가 ‘100 플러스’라 이름 지은 것도 100년 넘어 오래가는 회사의 기초를 세우자는 취지다. 이런 자세가 우리가 기업을 운영하는 방식이자 우리의 정체성이어야 한다고 믿는다.”

글·사진 이봉현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연구위원 bh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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