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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2019년 평균 부동산 불로소득
GDP 대비 16.2%, 2019년엔 18.4%
“임금소득보다 불평등에 더 큰 영향”

법인 아닌 개인 소유 민간 토지
상위 1%가 53.3%나 차지해

일부 의원 “고가주택 종부세 폐지
모든 땅 토지세 거둬 기본소득 지급”
증세·중복과세 논란 불가피 지적

빈민촌으로 꼽히는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뒤로 고층아파트 타워팰리스 단지가 보인다. 자산 초양극화에 따른 소득불평등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빈민촌으로 꼽히는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뒤로 고층아파트 타워팰리스 단지가 보인다. 자산 초양극화에 따른 소득불평등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김부겸 국무총리가 지난 5월18일 연 첫 기자간담회에서 ‘부동산 불로소득을 사회로 환원해야 한다’는 ‘폭탄성 발언’을 취임 일성으로 던지면서, 부동산 불로소득 환수 논쟁을 다시 수면 위로 끄집어냈다.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는 이미 올초부터 부동산 불로소득 환수 등을 뼈대로 하는 토지보유세 신설 등을 추진하면서 각종 토론회를 통해 여론을 환기시켜왔다. 하지만 이 안건은 여야 대선주자 간 아전인수식 논쟁거리로 부각되면서 국민들에게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김 총리의 이날 발언은 “가격이 오른 아파트 근처에는 혐오시설이 없다. 혐오시설은 왜 지방에서 책임져야 하나. 공동체가 그 정도의 리스크는 나눠야 한다”며 불로소득의 ‘환수가 아닌 환원’ 취지 발언으로 다음날 정정되면서 정치권 논쟁을 비켜갔다.


하지만 불로소득 발언의 행간에는 올초부터 청와대가 여러 차례 주문했던 ‘부동산 적폐 청산작업’에 본격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포석’이 깔린 것이라는 해석이 힘을 받으면서 최근 온라인을 중심으로 불로소득 환수 논쟁을 다시 소환하는 계기가 됐다. 그렇다면 최근 10여년 간 급등한 우리나라 ‘부동산 불로소득’의 규모는 얼마나 되는지, 또 불로소득을 환수하겠다는 국회와 정부의 법안 성안 작업은 어느 지점까지 와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특히 증세에 따른 조세저항과, 불로소득으로 조성된 재원을 전국민에게 지급하는데 대한 사회적 합의를 어떻게 이끌어낼지 등도 궁금한 대목이다.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올초부터 불로소득 환수에 대한 해법찾기에 이미 팔을 걷어 부친 상태다. 최근 10년여 간 전국 부동산 불로소득 실태 현황 등을 점검한 보고서와 논문 등도 잇따라 내놨다. 정당 가운데는 기본소득당이 부동산 불로소득 환수에 있어 가장 적극적이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올초 부동산 불평등 및 불로소득 실태 점검을 위해 전국 시도 광역자치단체에 2007~2019년 부동산 취득세 자료를 요청하고, 이를 ‘토지+자유연구소’(소장 남기업)에 연구의뢰했다. 연구소는 이에 더해 국토교통부에서 매년 10월에 전년도 기준으로 발표하는 ‘토지소유현황’ 통계 등 정부 부동산데이터를 근거로 100분위로 세분한 개인별·세대별 전국민 부동산 소득과 부동산 불로소득 규모 13년치를 추산했다. 남 소장은 지난 3월 용 의원이 주최한 ‘토지불로소득 실태·해법 토론회’에 발제자로 나서 △대한민국 토지소유 불평등 현황 △부동산 불로소득 추산 규모 △부동산이 소득 불평등에 미치는 영향 등을 발표했다.


그는 발표문 ‘대한민국 토지 불로소득 실태보고’를 통해 “세대 100분위별 토지소유 가액을 바탕으로 전체 가구에 대한 토지소유 지니계수를 들춰봤더니, 2019년 개인토지 지니계수(0.81)는 해방 당시인 1945년(0.73)보다 높았다”면서 “이 말은 현재 대한민국 토지소유 불평등 현상이 1950년 토지개혁 이전 상태보다 더 심각하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연구소가 2007~2019년까지 13년을 분석한 부동산 소득 및 부동산 불로소득 추산 규모를 보면, 이 기간 동안 연평균 부동산 소득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25%에 달했고, 2019년에는 그 규모가 486조3천억원에 이르렀다. 해당 기간 연평균 부동산 불로소득은 지디피 대비 16.2%이며, 2019년에는 그 규모가 352조9천억원, 지디피의 18.4%를 차지했다. 부동산 가격이 치솟은 2019년은 부동산소득과 불로소득 모두가 기간 중 가장 컸다.


토지소유 현황을 들여다 보면, 민유지(법인이 아닌 개인이 소유하는 토지)의 경우 상위 1%가 토지의 절반 이상(53.3%)을 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유지의 96.2%는 상위 10%가 차지했다. 가액 기준으로 보면, 최상위 1%(50만명)가 민유지 가액의 33.8%를 소유하고 있었다. 개인의 2%(100만명)가 민유지 가액 절반에 가까운 비중(45%)을 차지했다. 세대를 중심으로 볼 때, 상위 2%가 절반 이상(55%)을, 상위 22%가 97.8%의 민유지를 소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남 소장은 “임금소득은 어느 정도 개인의 노력을 반영하지만, 부동산 소득은 주로 불로소득이라는 점에서 불평등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크다”고 지적했다. 부동산이 소득 불평등 악화의 핵심 요인이라는 것이다.


국회에서는 일부 의원실에서 불로소득 환수를 목표로 하는 신설법안 발의를 서두르고 있다. 용 의원은 지난 3월에 ‘기본소득 토지세’ 신설을 제안하며 ‘토지세 및 토지배당에 관한 법률안’의 뼈대를 발표했다. 기본소득 토지세는 기본소득 지급과 연동한 토지보유세다. 고가 주택에만 부과되는 종합부동산세를 폐지하고 대신 모든 토지에 적용하는 토지세를 신설해, 그 세수를 토지배당 형태의 기본소득으로 지급하자는 안이다. 용 의원실은 배당 가능한 토지세액을 연 33조5천억원으로 추정하고, 이를 국민 1인당 연 65만원을 지급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은 ‘국토보유세 법안’ 발의를 준비중이다. 토지에서 발생하는 소득에 대해 조세를 부과하고 이를 다시 기본소득 형태로 사회에 환원함으로써 지역·세대·계층간 상생을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남 소장은 지난 5월12일 여의도에서 국회 기본소득 연구포럼 주최로 열린 ‘기본소득 실현을 위한 기본소득토지세법 토론회’에서 “이 법은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국토에 대해 평등한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전제가 내포돼 있다”며 “토지에서 발생하는 가치 일부를 세금으로 환수해 모두에게 공평하게 분배하는 것은 그 자체로 정당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용 의원 법안의 경우 현행 종합부동산세 주택분이 폐지됨으로써, 주택가격 안정에 대한 조세정책을 펼치기 어렵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있다. 소 의원 법안은 현행 보유세인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에다 추가로 국토보유세를 신설하자는 것이어서, 증세와 중복과세에 대한 논란이 불가피하다. 국회 입법조사처도 증세에 대한 납세자의 조세저항이 예상되며, 모든 국민에게 기본소득을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것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달았다.


최익림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선임기자 choi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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