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의 눈    시민경제 • 민생 이슈 현장 전문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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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양적완화 기조로 풍부해진 유동성이 한국 증시에도 밀려들고 있다. 52주 신고가를 기록하는 종목은 물론, 역사상 고점을 갈아치우는 종목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비지에프(BGF)리테일·지에스(GS)리테일 같은 편의점 프랜차이즈 업체도 이 가운데 하나다. 각각 편의점 브랜드 ‘씨유’(CU)와 ‘지에스25’를 운영하는 이들 업체의 주가 상승률은 올해 들어서만 50%가 넘는다. 하지만 이들 업체의 주가 상승을 마냥 반길 수만은 없다.

현재 국내 편의점 수는 2만5000개가 넘는다. 5년 전과 견줘 두 배가 늘었지만 성장 추세는 여전히 견고하다. 지난해 비지에프리테일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7.6% 늘어난 3조3680억원이며,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18.2%와 44.9% 커졌다. 우호적인 시장 환경이 계속되자 새롭게 이 시장에 뛰어드는 업체도 눈에 띈다. 지난해 신세계와 홈플러스는 각각 편의점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신세계는 중소 편의점 프랜차이즈 ‘위드미에프에스’를 인수했고, 홈플러스는 편의점 ‘365플러스’를 신규 오픈했다.

그렇다면 편의점의 고성장 비결은 뭘까? 먼저 우호적인 외부 여건을 들 수 있다. 1~2인 가구의 증가로 소량 제품과 간편 식품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좀더 근본적인 이유는 ‘돈만 되면 무엇이든 한다’는 ‘만물상’ 전략에 있다. 통신과 택배 등 기존 사업 외에 에스프레소 기계를 들여 커피를 판매하거나 매장에서 직접 구운 파이, 머핀 등을 팔기도 한다. 일부 편의점은 매장에서 피자까지 직접 구워 팔고 있고, 심지어 지난해부턴 꽃을 파는 업체도 등장했다.

수익성 강화를 위해 편의점들이 진행 중인 판매 제품 확대는, 그렇지 않아도 기업형슈퍼마켓(SSM)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골목상권 붕괴를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해 6월 한국은행 경기본부가 발표한 ‘경기도 내 유통구조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07년 59개에 불과했던 경기도 내 기업형슈퍼마켓 점포 수는 317개(2011년 기준)로 4년 만에 5배 이상 늘었고, 편의점 수는 2006년 2226개에서 5904개(2012년 기준)로 2.65배 증가했다. 반면 동네 슈퍼와 재래 매장 등은 2006년 17만1000개에서 2012년 13만1000개로 4만개, 20.5%나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편의점은 기존 대형마트나 기업형슈퍼마켓에 적용되는 강제 휴무제나 출점 거리 제한 규정도 없다. 1989년 유통산업의 꽃이라 불리며 화려하게 데뷔했던 편의점. 25년이 지난 지금 골목상권을 위협하는 원흉이 될 위기에 처해 있다.

서재교 한겨레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jkseo@hani.co.kr             00148641001_20140903.JPG

등록 :2015-04-13 20:17





한겨레에서 보기: http://www.hani.co.kr/arti/economy/heri_review/68652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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