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의 눈    시민경제 • 민생 이슈 현장 전문가 칼럼
국제사회의 개발협력사업과 기업 사회책임경영의 방향을 제시해온 유엔의 새천년개발목표(MDGs) 시효가 2015년 완료된다. 이후 15년을 이끌 미래비전으로 유엔은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를 채택했다.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생태계 보전, 지속가능한 도시, 건강한 삶과 양질의 교육 등이 구체적 내용이다. 무엇보다 기업과 시민사회의 역할과 참여, 나아가 기업과 시민사회의 포괄적 파트너십을 강조하고 있다.

글로벌 사회책임경영은 20세기 초 다국적기업들의 국제적인 영향력이 증가하면서 그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최근 한국 기업들도 국제 무역과 투자역량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사회책임경영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일부 대기업들만 참여하고, 그마저도 대부분 자선이나 봉사활동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 최근 캄보디아와 방글라데시에서 불거진 한국 기업들의 노동착취와 인권탄압 문제는 한국 글로벌 사회책임경영의 현실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

기업이 글로벌 사회책임경영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는 것은 한정된 자원과 현지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전문가들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반면 비정부기구(NGO)는 현지 주민사회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지역사회의 요구를 빠르게 반영할 수 있는 역량은 있지만 정치·종교적 이유로 현지 정부의 사업 개입이나 반대에 종종 부딪힌다. 한국 공관이나 한국국제협력단(KOICA) 등 공공기관의 지원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글로벌 사회책임경영의 사회적 요구에 직면한 기업, 현지 지역사회 네트워크를 가진 엔지오, 정부의 신뢰와 공신력, 이 삼각협력이 공공-민간 파트너십의 핵심이다.

공공-민간 파트너십은 한국에서 아직까지 생소한 개념이다. 선진국에서도 그 역사가 길지 않아 파트너십의 유형과 방법이 정형화되어 있지 않다. 모범사례도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유엔이 다음 세대의 개발의제를 지속가능발전목표로 삼은 만큼 향후 공공-민간 파트너십은 국제적 화두가 될 것이 자명하다. 글로벌 사회책임경영은 한 기업의 혁신과 노력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다. 사회의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해 국내 특성에 맞는 지속가능한 공공-민간 파트너십 모델을 발굴해야 한다.

박은경 한겨레경제연구소 연구원 ek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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