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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사 주최 포럼…11월10일 대한상의 국제회의장
대니얼 지블랫 교수 등 연사로…손석희 대담·펭수 출연도

국제연합(UN) 산하 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에서 매년 발간하는 보고서가 있다. 주요 국가의 행복도를 6개 지표를 기반으로 조사해 발간하는 ‘세계 행복보고서’다. 올해 공개된 보고서를 보면, 1위에서 8위까지 거의 북유럽 나라들이 차지했다. 미국(16위), 대만(26위), 일본(54위)에 이어 한국은 59위다. 북유럽 국민의 행복도가 높은 것에는 여러 요인들이 있겠지만, 전문가들은 신뢰지수에서 이유를 찾는다. 소득의 절반을 세금으로 내는 조세부담에도 국가가 국민을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 삶의 자유로운 선택과 사회안전망에 대한 믿음, 타인에 대한 신뢰와 사회적 응집력 등이 행복도를 끌어올리는 대표적 요인으로 꼽힌다. 이념, 세대, 젠더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진영 간 편가르기, 확증 편향, 분노와 혐오로 얼룩지고 있는 한국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세계는 지금 물가 폭등과 기상이변, 전쟁으로 전례 없는 혼돈을 겪고 있다. 팬데믹 시기 풀린 천문학적인 유동성과 부풀대로 부푼 자산가치는 초인플레를 초래했고, 치솟는 금리는 시민들의 삶에 이중의 고통을 안겼다. 미-중 패권 다툼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질서도 혼돈에 빠졌다. 전세계가 지금 만큼 상생의 지혜가 필요한 때도 없었을 것이다. 고립과 분열로 각자도생을 꾀할 것인가, 아니면 상호 관용과 협력, 신뢰에 바탕을 둔 성숙한 공동체로 나아갈 것인가? 한겨레신문사가 올해 13번째 맞는 아시아미래포럼의 주제를 ‘분열과 배제의 시대: 새로운 신뢰를 찾아’로 정한 것은 이런 전환기에 우리가 어떤 가치를 재발견해야 하는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어떤 선택을 해야하는지 집단지성의 힘을 모으기 위해서다.

포럼에 참가하는 세계 석학들은 “인류의 협력을 가능하게 하는 신뢰의 디엔에이(DNA)를 복원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하자”고 제안한다. 먼저 미국의 저명한 정치학자 대니얼 지블랫 하버드대 교수가 기조연사로 직접 무대에 오른다. 실증적 연구를 통해 민주주의의 위기를 경고해온 지블랫 교수는 ‘공적 신뢰와 민주주의’를 주제로 정치와 정부, 제도가 왜 신뢰를 잃고 있는지, 신뢰 받는 민주주의는 어떻게 가능한지 들려줄 예정이다. 트럼프를 비롯한 극단적 포퓰리스트가 민주주의에 끼치는 영향을 분석한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의 공동 저자이기도 한 지블랫 교수는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과의 사전 인터뷰에서 “정당이 상호관용과 이해, 자제와 같은 성문화되지 않은 규칙들을 지켜야 신뢰를 회복하고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블랫은 강연 뒤 손석희 전 <JTBC> 앵커와 특별 대담을 한다.

‘사회적 자본’ 개념을 통해 현대 미국사회의 위기를 분석한 로버트 퍼트넘 하버드대 교수는 공동체를 지탱하는 신뢰자본이 가능한지 짚는다. 사회적 자본에 대한 정의는 다양하지만, 퍼트넘은 사회 구성원의 상호이익을 증진시키기 위한 조정과 협력을 촉진하는 네트워크, 규범 등을 원천으로 파악한다. 퍼트넘은 저서 <나홀로 볼링>에서 사회 구성원의 신뢰가 사라져 사회적 자본이 쇠퇴하는 현상을 날카롭게 파헤쳤다. 퍼트넘은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현대사회의 위기를 “공동체의 약화와 헐거워진 신뢰 등 사회적 자본의 하락”에서 찾은 뒤, ‘신뢰와 공동체 복원’을 시대의 난제를 풀어갈 해법으로 제시했다.

노리나 허츠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세계번영연구소 명예교수는 디지털 시대, 새로운 신뢰는 가능한지 탐색한다. 세상 모두가 연결되는 초고속 통신망 사회에 깊어지는 외로움에 주목한 책 <고립의 시대>를 쓴 허츠 교수는 초연결 시대에 고립과 개인주의는 어떻게 확산되고 있으며 또 불평등을 낳고 있는지 짚는다.

이번 포럼에는 <EBS> 연습생 ‘펭수’가 특별출연한다. 펭수는 <한겨레> 1일 ‘명예 편집국장’이 되어 편집회의를 소집한 뒤 시민편집인을 맡고 있는 이승윤 중앙대 교수 등과 함께 언론의 신뢰 문제에 대해 직설한다.

오후 세션에는 4개의 특별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세션 1에서는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과 전국사회연대경제지방정부협의회가 함께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지방정부와 시민사회 신뢰기반 구축’을 주제로 민-관 협력과 사회적 경제 발전 방안을 논의한다. ‘신뢰받는 저널리즘의 조건’을 주제로 한 세션 2에서는 국내외 언론학자들과 현직 언론인들이 실추된 언론의 신뢰 문제를 다룬다. <가디언>을 중심으로 가치·정파성· 공정성의 균형 문제를 짚고 국내 언론사 중 처음 신뢰보고서를 펴낸 한겨레에 대한 비평도 예상된다. 세션 3에서는 ‘어떻게 신뢰의 다리를 놓을 것인가’를 주제로 기업인과 학자 등이 이론과 실제의 다양한 솔루션을 탐색한다. 세션 4에서는 정부, 원전 전문가, 환경단체 등이 참여한 ‘탄소중립을 위한 사용후 핵연료 해법’ 토론회가 펼쳐진다.

지구촌의 번영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모색해온 한겨레 아시아미래포럼은 혼돈과 대전환의 시기에 세계가 나아갈 길을 찾는 의미 깊은 자리다. 이번 포럼은 11월10일 오전 8시30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개막한다. (문의 02-2152-5063, 전자우편 2022aff.info@gmail.com, 등록신청 www.asiafutureforum.org)

홍대선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어젠다센터장 hongds@hani.co.kr


한겨레에서 보기 : https://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0660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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