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 뉴스
‘종합부동산세 개정안’ 긴급토론회

“1주택자 종부세, 상위 2%에만 과세하는 안은
조세형평성과 부동산 안정에 역행하는 정책”

“개정안 적용시 초고가 주택 보유자 더 많은 혜택
가진 사람 세금 깎아주는 법에 시민들 의아해 해”

지난 13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서 집걱정없는세상연대와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이 공동주최한 ‘종합부동산세 개정안 긴급토론회’가 열렸다. 신효진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선임연구원
지난 13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서 집걱정없는세상연대와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이 공동주최한 ‘종합부동산세 개정안 긴급토론회’가 열렸다. 신효진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선임연구원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를 상위 2%에만 과세하자는 종합부동산세 개정안(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표발의)이 발의된 가운데 이에 대한 시민사회의 비판이 거세다. 13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서 열린 ‘종합부동산세 개정안 긴급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개정안은 조세법률주의 근간을 해치고 종합부동산세법에 명시된 조세형평성과 부동산 가격안정을 저해하는 시대에 역행하는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는 ‘내가만드는복지국가’, ‘민달팽이유니온’ 등 전국 34개 시민단체의 연합인 집걱정없는세상연대와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이 공동주최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발의한 개정안 주요 골자는 1주택자 종부세 과세표준을 현재 9억원에서 상위 2%로 변경하고, 세부기준은 3년마다 시행령으로 정하자는 것이다. 현 과세 표준인 9억원은 2009년에 도입됐다. 더불어민주당은 당시보다 부동산 가격이 20% 상승해 과세대상인 ‘고가주택’이 늘어 과세형평 취지에 어긋난다는 것을 제안 배경으로 들었다.


발제자로 나선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실제 종부세 부담이 그리 크지 않다는 점을 짚었다. 현 종부세는 납부자의 상위 10%가 전체 세액의 약 61%를 부담하는 구조로, 지난해 종부세 중위값은 59만원이다. 종부세 납부자 중 절반은 59만원 이하의 세금을 내는 것이다.


특히 이 연구위원은 개정안에 따라 과표액을 상향하면 초고가 주택 보유자가 더 많은 혜택을 보게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행 9억원에서 상위 2%에 해당하는 11억5천만원으로 기본공제액을 올리면, 전체 종부세 대상자에게 연쇄적으로 혜택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그는 “상위 2%에 해당하는 공시가 11억5천만원 주택소유자는 약 86만원의 세금을 절감할 수 있지만 공시가 50억원의 초고가 주택 소유자는 약 300만원의 세금이 절감된다. 더 비싼 부동산을 소유할수록 세금을 더 많이 깎아주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더불어 2%로 과표를 고정시킬 경우 점진적 인플레이션에도 비례적으로만 세수가 증가해 조세수입의 탄력성이 무너질 수 있다는 점도 짚었다.


토론에 참여한 김건호 정의당 정책연구위원은 보유세 실효세율을 지적했다. 현 우리나라 보유세 실효세율은 0.15%인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은 0.33%으로 절반에 불과하다. 김 위원은 개정안이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세 부담이 높다는 민주당 의견을 비판하며, “부담을 줄이려면 집값을 낮춰 안정화하는 것이 순서다. 집값이 올랐으니 세금을 줄여 부담을 완화하자는 건 결국 집값 오르는 것을 그냥 두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지웅 전 더불어민주당 청년대변인은 개정안에 대해 당론이 모아진 배경을 설명하면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취지와 필요에 의해 종부세가 도입되었지만, 지난 2008년부터 무력화되어 왔다. 조금씩 정상화하고 있었는데 되려 노력이 흐지부지 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라고 했다.


토론 말미에 이 연구위원은 종부세 개정안이 특정계층에만 적용되는 법이 아니라 모든 국민에게 적용되는 법임을 강조했다. 개정안을 통해 종부세수가 줄어들면 나라 수입의 다른 부분에서 해당 부분을 메워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집주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두의 문제다. 그들의 세금이 줄어들면 나 혹은 내 가족이 줄어든 만큼의 세금을 더 내야된다는 명확한 의식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좌장을 맡은 오건호 내가만든복지국가 정책위원장 역시 “부동산 가격은 폭등했는데 가진 사람들의 세금을 깎아주는 법이어서 시민들이 의아해하고 있다. 제도가 정교하지 못하면 의도하지 못한 부작용이 생긴다”고 말했다.


양은영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사회변동팀장 ey.yang@hani.co.kr

한겨레에서 보기:

서비스 선택
댓글
로그인해주세요.
profile image
powered by SocialXE
List of Articles

유튜브 ‘서울시장 오세훈TV’의 “#사회주택 #극대노” 자세히 들여다보니…

‘서울시장 오세훈TV’가 서울시 내부자료 이용해 폭로 한국사회주택협회 전수조사 팩트체크와 비교해보니 검증절차 없이 사회주택에 대한 폄훼와 오해 증폭시켜 사업자들 “정치도구화 중단” 및 “왜곡·과장 사과 요구” 사실에 근...

  • HERI
  • 2021.09.13
  • 조회수 455

민주당 경선후보자 ‘사회적 경제 정책’ 톺아보기

[정당별 후보 서면 인터뷰] 주요 현안과 정책·공약에 대한 입장 질의 예비후보 전원 “관련 기본법 신속 제정” 촉구 사회적 경제 필요성 공감…활성화 방안은 제각각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이재명, 김두관, 정세균, 박...

  • HERI
  • 2021.09.13
  • 조회수 386

포스코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 논란…‘ESG 경영’에 걸림돌 되나

검찰 8월12일 포스코 센터 압수수색 경영진이 미공개 정보 이용했는지 수사 포스코, “책임경영 차원에서 매입” 반박 수사결과 혐의 인정되면 윤리경영에 큰 타격 ESG 평가에도 악영향 줄 듯 서울 강남구 포스코 센터 류우종 ...

  • HERI
  • 2021.08.24
  • 조회수 496

“자동코딩, 업무환경 혁신할 ‘새로운 엑셀’될 것” 기대

인공지능이 코딩하는 ‘코파일럿’에 자연어처리 인공지능 GPT-3 결합 코딩문턱 없앤 노코드·로코드 확산 코딩기술보다 기획·판단력 중요성 “아래로부터의 혁신 가속화 전망” 오픈AI, 자연어로 자동코딩 ‘코덱스’ 공개 엘지시엔에...

  • HERI
  • 2021.08.23
  • 조회수 504

“기존 AI모델은 위험…인간의 선호 학습하게 해야”

[인터뷰] 스튜어트 러셀 UC버클리 교수 전세계 대학이 배우는 AI교과서 저자 “지금까지 AI개발 표준모델은 사람이 부여한 목표 달성에 최적화” “사람보다 뛰어난 지능 달성하라” AI에 잘못된 목표 부여하면 ‘파국’ 경고...

  • HERI
  • 2021.08.09
  • 조회수 652

‘코로나 스트레스’ 가중…“사회적 효능감 높이는데 힘써야”

통계개발원 ‘코로나 위기, 데이터 콘서트’ 코로나 시대 ‘건강한 사회적 삶'은 경제나 방역 강화만으로 해결 어려워 “정부·언론·전문가 협력 기반 대안 모색 등 정책과제 견인해야” 지난 3일 통계개발원이 ‘코로나19 위기 상...

  • HERI
  • 2021.08.05
  • 조회수 625

역대급 실적에도…웃지 못하는 철강업계

포스코 등 2분기 실적 좋지만 EU 탄소국경세 ‘폭탄’ 맞을 위기 전경련 “탄소배출권 시행” 이유로 EU에 탄소국경세 면제 요구 배출권 무상할당 많아 쉽지 않아 코크스 대신 수소 사용 기술 개발 발전소 탈탄소화 등 정부 ...

  • HERI
  • 2021.08.02
  • 조회수 650

“집단감염 계기로 ‘노조’ 결성했지만 ‘원청’ 모르쇠에 답답해요”

[짬] 에이스손해보험 콜센터노조 조지훈 초대 지부장 에이스손해보험콜센터노조 조지훈 지부장이 지난 7일 사무실에서 업계에서 보기드문 ‘신입 노조 전임자’로서 겪고 있는 소회를 털어놓고 있다. 사진 양은영 연구원. “만감이...

  • HERI
  • 2021.07.15
  • 조회수 1026

부동산 값 폭등했는데…초고가 집주인 세금 더 깎아준다고?

‘종합부동산세 개정안’ 긴급토론회 “1주택자 종부세, 상위 2%에만 과세하는 안은 조세형평성과 부동산 안정에 역행하는 정책” “개정안 적용시 초고가 주택 보유자 더 많은 혜택 가진 사람 세금 깎아주는 법에 시민들 의아해...

  • HERI
  • 2021.07.14
  • 조회수 1014

사회적 경제, 대전환 시대 자양분 되려면…

‘사회적 경제 혁신 심포지엄’ 개최 복지정책 한계·자본주의 위기 보완할 시민사회 주도의 사회적 경제에 주목 “지역 복지체제, 풀뿌리 사회적 경제에 기반 두고 지자체별로 사회문제 다루는 플랫폼 구축 시급 영역별 지원정책...

  • HERI
  • 2021.07.14
  • 조회수 848

사회적 경제인들 주도, ‘사회적 은행’ 주춧돌 놨다

3일 (가칭)사회연대신용협동조합 창립총회 사회적 경제 기업과 종사자들 설립한 협동조합은행 설립동의자 169명, 3억원 출자로 창립총회 열어 “사회적 금융 생태계에 생기, ‘관계 금융’ 역할 기대” 3일 홀리데이 인 광주 호텔에...

  • HERI
  • 2021.07.07
  • 조회수 939

싹 틔운 사회적농업, 농촌에 희망의 꽃 피울까

3일 ‘사회적경제 박람회’서 사회적농업 간담회 열려 취약계층 자립 돕는 사회적농장 전국 60곳 확산 “지속가능한 운영하려면 중장기 비전 갖고 농민·사회복지가·지역주민 등 협력해야” 3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

  • HERI
  • 2021.07.06
  • 조회수 843

광주정신과 만난 나눔과 연대의 사회적 경제 축제

2-5일 광주에서 제3회 사회적 경제 박람회 열려 연대와 협력, 혁신 추구하는 사회적 경제인 한 자리에 지난해 코로나로 연기돼 2년만에 열리는 사회적 경제 축제 온라인 스토어, 박람회 랜선투어 온오프 다채로운 이벤트 마련 ...

  • HERI
  • 2021.07.05
  • 조회수 803

“인터넷 최고의 희소자원” ‘주의력 경제’에 정보생태계 황폐화

이용자 주의력 사로잡기 경쟁 인터넷엔 교묘한 ‘설득적 기술’ 자동재생·무한스크롤 ‘기본설정’ 사회적 감시 함께 개인노력 필요 초기설정 ‘비활성화’하고 바꿔야 무한정보 환경과 주의력 2020년 넷플릭스에서 개봉한 다큐멘터리...

  • HERI
  • 2021.06.28
  • 조회수 892

공동자원 통한 수익배분…제주 마을어장 등을 눈여겨 보자

기본소득 ‘공유부’와 다른 ‘공통부’ 구성원이 마을자치 활동해 부 생산 공동체 재구성·삶의 질 향상 가능 지난 16일 제주시 애월읍의 한 영농조합법인이 만든 올바른농민상회에서 지역 주민이 친환경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

  • HERI
  • 2021.06.22
  • 조회수 665

기본소득이 ‘생태적이며 인간다운 삶의 공간’ 농촌 만들까

1980년대말 시작 신자유주의 농정 농가들에 규모화·전문화 강요 소수 빼면 소득 불안정 시달려 농업 위기와 함께 양극화 불러 농촌기본소득 땐 생태적 농업 가능 도시민의 농촌 이주 계기도 제공 협업·협력 방식 농업 조직화 ...

  • HERI
  • 2021.06.22
  • 조회수 667

“탄소세 거둬 전국민에 배당” vs “상품값 올라 저소득층 피해”

스웨덴 등 유럽서만 16개국 시행중 생산자에 석유 등 사용량 따라 거둬 재생산업 등 새 일자리 창출에 써 기후위기 앞에서 탄소배출을 제로로 만들려는 노력은 더 미룰 수 없는 과제다. 1990년 핀란드에서 처음 도입된 탄소세...

  • HERI
  • 2021.06.22
  • 조회수 632

“부동산 불로소득 2019년 353조”…‘기본소득 토지세’로 돌려받을까

2007~2019년 평균 부동산 불로소득 GDP 대비 16.2%, 2019년엔 18.4% “임금소득보다 불평등에 더 큰 영향” 법인 아닌 개인 소유 민간 토지 상위 1%가 53.3%나 차지해 일부 의원 “고가주택 종부세 폐지 모든 땅 토지세 거둬...

  • HERI
  • 2021.06.22
  • 조회수 492

지역화폐로 농촌기본소득 지급 ‘복지적 경제 모내기’ 한다

경기도, 하반기부터 현금 대신 지급 경기연구원 “지역화폐 결제액 늘면 소상공인 매출액 45%↑” 통계 제시 스티글리츠 “한국 소멸성화폐 효과 커 경기 시흥시 삼미시장에서 상인과 주민이 지역화폐 ‘시루’로 옷값을 거래하고...

  • HERI
  • 2021.06.22
  • 조회수 467

기본소득이 농촌에 미친 경제 효과, 지역승수로 측정 가능

경기도 농촌기본소득 시범사업 지역승수효과 측정과 쟁점 지역화폐의 고용효과 등 확인 필요 역내 임직원·업체 지출도 분석하는 실증 도구로 영국 ‘LM3’ 참고할 만 지난 5월7일 전북 군산시 서수면의 한 비닐하우스에서 농민이...

  • HERI
  • 2021.06.22
  • 조회수 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