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 뉴스
【제10회 아시아미래포럼 기획】 미리 만나보는 주요 연사
③ 신도 에이이치 일본 쓰쿠바대 명예교수

신도 에이이치 일본 쓰쿠바대 명예교수
신도 에이이치 일본 쓰쿠바대 명예교수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판결에 대한 일본의 무역보복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 결정으로 한-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하지만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22일 열리는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에 참석하기로 하면서, 두 나라가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 주목된다. 동아시아의 갈등과 긴장 관계를 풀고 새로운 평화의 길을 만들기 위해 한-일 관계 개선은 반드시 필요하다.

신도 에이이치 일본 쓰쿠바대 명예교수는 아시아미래포럼 첫날인 이달 23일 오후 ‘동아시아의 새로운 질서와 평화’라는 주제로 왕후이 중국 칭화대 교수(인문학부)와 특별대담을 한다. 신도 교수는 미국 외교, 아시아지역 통합, 국제정치경제학 전문가로 현재 국제아시아공동체학회 대표, ‘일대일로’ 일본연구센터 센터장도 맡고 있다. 포럼에선 아시아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어떻게 협력해야 할지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우선 꽁꽁 얼어붙은 한-일 관계는 어떻게 풀어야 할까? 신도 교수는 최근 <한겨레>와의 전자우편 인터뷰에서 아베 신조 총리를 비롯한 보수정권뿐만 아니라 일본 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잠재적 질투’의 감정이 한-일 관계를 어렵게 한다고 설명했다. 신도 교수는 “일본 버블 붕괴 뒤 빠른 속도로 경제 발전에 성공한 중국과 한국에 대한 ‘잠재적 질투’가 일본 사회에 있다”고 했다. 그는 “한국, 중국의 경제 발전과 일본의 장기 침체 기간이 겹친다. ‘재팬 애즈 넘버원’(세계 제일 일본)이 끝나면서 정부, 재계, 미디어,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 중국, 한국에 반발하는 감정이 커지기 시작했다”고 했다. 일본 사회의 세대 변화도 영향을 줬다고 분석한다. 일본의 식민지 지배 등 ‘전쟁을 모르는 세대’가 일본 사회 주류가 되면서 “일본이 저지른 역사의 과오를 잊고 좁은 의미의 ‘애국주의’에 갇혀 있다”며 “종군위안부(성노예), 강제징용 문제 등을 해결하지 않는 일본을 볼 때, 아우슈비츠의 역사적 잘못을 아직도 사죄하고 있는 독일과 대조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도 교수는 “참으로 걱정스럽다. 일본이 아시아와 세계의 신뢰를 잃게 될 것”이라며 “어렵더라도 한·일 지식인, 언론인, 정치인, 경제인이 활발히 교류하면서 연대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00500563_20191016.JPG
신도 교수는 미국이 주도한 세계 질서인 ‘팍스 아메리카나’가 끝났고, 세계의 축이 아시아로 옮겨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중국의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를 염두에 둔 말이다. 일대일로는 2013년 시진핑 주석이 카자흐스탄을 방문해 처음 제기한 구상으로 고대 실크로드처럼 내륙과 해양에 다양한 길을 만들어 유라시아와 아프리카 대륙을 하나로 연결하자는 것이다. 신도 교수는 “일대일로는 군사적 동맹이 아닌 사회·경제적 관계를 바탕으로 신뢰를 쌓아 빈곤을 해소하고, 테러 가능성을 낮추며 지구 환경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자는 것”이라며 “중국뿐만 아니라 일본, 한국이 참여해 싱크탱크 설립 등 적극 나서야 한다”고 했다.

실제 미국은 중국의 ‘일대일로’에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다.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중국의 경제력 확장을 견제하겠다는 의도로 지난해 새로운 아시아 정책인 ‘인도·태평양 전략’을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일본도 오래전부터 ‘인도·태평양’ 지역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런 전략 탓에 상대적으로 한-일 관계의 중요도가 약해져 일본이 강경하게 나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미-일 동맹이 견고한 일본 사회이기에 중국의 ‘일대일로’를 지지하는 지식인은 소수다. 신도 교수의 주장은 그래서 더욱 눈길을 끈다. 신도 교수는 1979년 ‘미국이 일본 본토 점령을 끝낸 뒤에도 오키나와에 대한 군사점령을 계속해주기를 희망한다’ 등의 내용이 담긴 히로히토 일왕의 메시지를 발굴한 논문 ‘분할된 영토’를 잡지 <세카이>에 실어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천황’을 직접적으로 겨냥한 이 논문은 성역 없이 연구하는 신도 교수의 방식을 잘 보여준다.

△신도 에이이치 약력

1939년 일본 홋카이도 출생

교토대 법학부 졸업, 쓰쿠바대 교수, 와세다대 아시아연구기구 객원교수

현 쓰쿠바대 명예교수, 국제아시아공동체학회 대표, ‘일대일로’ 일본연구센터 센터장

미국 외교, 국제정치경제학, 아시아지역 통합 등 전문가

주요 저서: <현대 미국 외교론―우드로 윌슨과 국제질서> <분할된 영토, 또 하나의 전후사> <동아시아 공동체를 어떻게 만들까> <일대일로에서 유라시아 신세기의 길>


김소연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수석연구원 dandy@hani.co.kr

한겨레에서 보기: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913337.html
서비스 선택
댓글
로그인해주세요.
profile image
powered by SocialXE
List of Articles

[아시아미래포럼 특집]소소한 실험을 거대한 전환점으로

[2019 아시아미래포럼] 전환도시 서울, 시민의 실험 둘째날 세션 6 부동산 장벽 넘어선 ‘공유 공간’ 쓰레기 관찰기로 시작된 프로젝트 작은 실천과 도전 정신이 만든 198개 참신한 시민 발상 나누기 서울시 25개 자치구 가...

  • HERI
  • 2019.10.17
  • 조회수 991

[아시아미래포럼 특집]‘기후 위협’ 눈총받는 한국 ‘그린 뉴딜’ 설계를

[2019 아시아미래포럼] 인류세 시대: 한국사회의 녹색 전환 둘째날 세션1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량 OECD 1위 유엔 국가별 기후변화 대응 하위권 인류세 논쟁이 된 기후 위기 원인과 녹색 포용사회 위한 정치 과제 제안 아시아...

  • HERI
  • 2019.10.17
  • 조회수 1005

[아시아미래포럼 특집]지속가능한 미래를 밝히는 소수자의 하모니

[2019 아시아미래포럼] 한빛 예술단 오후의 화음 유엔, “지속가능한 비전 찾는데 장애인 참여 중요” 음악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벽을 허무는 구실 이아름 보컬, 15분간 눈 감아야 보이는 음악 선사 한빛예술단 모던팝밴드 ...

  • HERI
  • 2019.10.17
  • 조회수 1071

[아시아미래포럼 특집]‘세대비관론’ 번진 불평등 앓이 …정치로 균형 잡기

【2019 아시아미래포럼】 경제·사회·환경의 균형 안에서 피어나는 삶을 위한 상상력 특별세션 노동자 소득·고용의 양극화 심화 환경 파괴로 일자리 증발 위기 기득권층에 포섭된 정부 신뢰도 하락 국가 간 협력도 안돼 정책 전환...

  • HERI
  • 2019.10.17
  • 조회수 1069

[아시아미래포럼 특집]기후위기로 비틀린 도시, ‘열린 시스템’이 더욱 절실한 이유

[2019 아시아미래포럼] 기후변화와 도시의 정치·사회적 영향 기조강연: 리처드 세넷 런던정경대 명예교수 기후변화가 부른 도시의 무질서 적응과 개방적 자세 필요 ‘어떻게 협치를 끌어낼 것인가’ 도시가 직면한 사회·정치적 과...

  • HERI
  • 2019.10.17
  • 조회수 1078

[아시아미래포럼 특집]환경 위협에 더 취약한 빈곤층, 이대로 둘 건가

[2019 아시아미래포럼] 환경 위기와 건강 불평등 기조강연: 마르코 마르투치 세계보건기구 아·태 환경보건센터장 유럽 기후변화 요인 사망자 보니 소득 상하위 위험률 격차 ‘5배’ 환경·건강 불평등 구조 파악 시급 국가 아우른...

  • HERI
  • 2019.10.17
  • 조회수 1071

[아시아미래포럼 특집]‘축출의 현장’ 글로벌 대도시에서 연대와 재생 동력 찾아야

[2019 아시아미래포럼] 왜 지구적 불평등 해소에서 출말해야 하나 기조강연: 사스키아 사센 컬럼비아대 석좌교수 20%엔 달콤하나 80%엔 쓰디쓴 대도시의 불평등 임계치 넘어서 새계경제 연결망 갖춘 다양성은 ‘다른 얼굴의 도시...

  • HERI
  • 2019.10.17
  • 조회수 1047

[아시아미래포럼 특집]“대전환, 거래와 시장 경제에서 디지털 네트워크 자본주의로”

[2019 아시아미래포럼] 두개의 위기, 미래를 위한 선택 특별 영상강연: 제러미 리프킨 경제동향연구재단 이사장 저성장·불평등·기후변화 등 과학자들 진단은 ‘대멸종의 시기’ 탄소 기반 문명 탈출할 비전 시급 ‘3차 산업혁명’...

  • HERI
  • 2019.10.17
  • 조회수 1036

[아시아미래포럼 특집]패권각축 동아시아, 지속가능한 평화 찾자

[2019 아시아미래포럼] 동아시아의 새로운 질서와 평화 기획세션 신도 에이이치 “세계 질서의 축, 아시아로 이동” 사회·경제적 관계 ‘일대일로’ 중심 빈곤 해소 등 ‘신뢰의 질서’ 강조 중국은 물론 한국· 일본 참여 요구...

  • HERI
  • 2019.10.17
  • 조회수 1099

[아시아미래포럼 특집]대위기의 시대, 공존해야 생존한다

[2019 아시아미래포럼] 대전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새로운 합의 기획 취지 재난영화 방불케 하는 기후변화 극단적으로 치닫는 불평등 사회 이대로라면 ‘파국의 시대’ 불가피 각국 정부·기업·시민사회 협력해 난제 극복 ‘...

  • HERI
  • 2019.10.17
  • 조회수 1045

“중국은 더 공평하고, 더 융합적인 발전 경로를 찾아야 한다”

【제10회 아시아미래포럼 기획】 미리 만나보는 주요 연사 ④왕후이 중국 칭화대 교수 왕후이 중국 칭화대 교수. 사진 한림대 일본학연구소 제공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확전을 멈추고 1단계 ‘스몰딜’(부분 합의)에 이르렀으나...

  • HERI
  • 2019.10.17
  • 조회수 1089

“일본사회에 깔려있는 한·중 향한 질투, 한·일관계 어렵게 해”

【제10회 아시아미래포럼 기획】 미리 만나보는 주요 연사 ③ 신도 에이이치 일본 쓰쿠바대 명예교수 신도 에이이치 일본 쓰쿠바대 명예교수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판결에 대한 일본의 무역보복과 한-일 군...

  • HERI
  • 2019.10.16
  • 조회수 1137

“기후변화 대응위해 불확실성 포용하는 ‘열린 도시’로 가야”

[제10회 아시아미래포럼 기획] 미리 만나보는 주요 연사 ② 리처드 세넷 런던정경대 명예교수 리처드 세넷 <한겨레> 자료사진 리처드 세넷 런던정경대(LSE) 명예교수는 국내에 꽤 많은 저서가 번역됐고, 꾸준히 읽히는 학자다....

  • HERI
  • 2019.10.15
  • 조회수 1146

“더 늦기 전에 GDP에서 삶의 질로 패러다임 전환해야”

[제 10회 아시아미래포럼 기획] 미리 만나보는 주요 연사 ① 제러미 리프킨 미국 경제동향연구재단 이사장 “문명·경제·사회 근본변화 시점 기존의 탄소 기반 시장경제 디지털 네트워크 자본주의로” 제러미 리프킨 미국 경제동...

  • HERI
  • 2019.10.14
  • 조회수 1060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 “문 정부 이중 과제, 복지 확대와 경로 재설정”

석달여만에 공개석상에 선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 사회정책연합학술대회 기조강연 “가족·시장 의존에서 국가 주도 전환 중” “고용안전망 구축과 저출산 해결이 긴요” 문재인 정부 사회정책의 큰 틀을 잡고, 임기 초반 이...

  • HERI
  • 2019.10.14
  • 조회수 1020

‘은행 대신 지구를 구제하라’…“공공은행으로 ‘그린뉴딜’ 이끌어야”

2019 아시아미래포럼 - 지속가능한 미래를 말하다 1부 ③ 금융패러다임 대전환 2008년 금융위기 뒤 양적완화 미, 4조5천억달러 쏟아부었지만 대부분 거대 민간은행 배만 불려 사회 지속가능성 향상에 걸림돌 미 대선 화두로 떠오...

  • HERI
  • 2019.10.11
  • 조회수 1160

성매매집결지 여성친화 마을로…도시재생 ‘젠더’를 입히다

1부 ② 진화하는 도시재생 ‘성매매’ 아산 장미마을의 변신 양성평등거리·여성커뮤니티센터 추진 “지난 인권침해에 대한 책임 느껴” 성공 열쇠는 ‘주민과 소통’ 사업 내용부터 원주민 정착방안까지 도시재생 흐름 ‘통합·포용’...

  • HERI
  • 2019.10.08
  • 조회수 1660

내년도 예산안, ‘무엇을’ ‘어떻게’ 짚어봐야 할까

2020 예산안 평가 토론회 올해 대비 9.3% 늘어난 513조원 규모 의무지출보다 재량지출 빠르게 늘어 “국가재정운용 기조 일관성 지켜야” 지난 4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청암홀에서 ‘2020 예산안을 평가한다’...

  • HERI
  • 2019.10.07
  • 조회수 1173

세계기업 200여곳 “100% 재생에너지로” ··· 탄소제로화 거센 물결

페이스북, 구글, 애플 등 에너지전환 적극적 기후위기 대응은 기업에 중요한 미래 생존전략 협력업체에도 동참 요구, 무역장벽 될 우려 커 중· 일기업도 “100%에 동참”, 한국기업은 없어 환경보호 뿐 아니라 성장과 생존문제로...

  • HERI
  • 2019.10.02
  • 조회수 1584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에너지 전환은 필수”

[인터뷰] 보비 홀리스 페이스북 총괄 이사 “기후변화는 우리가 대응할 매우 중대한 이슈, 한국기업도 의지를 갖고 나서면 방법 찾을 것 보비 홀리스 페이스북 글로벌 에너지·환경·입지선정 총괄이사 페이스북은 2011년 기후변...

  • HERI
  • 2019.10.02
  • 조회수 1149